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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5.11 19:54: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7세기 신라 문무왕 때 해동진언종(海東眞言宗)의 시조인 혜통(惠通)이란 고승이 있었다. 스님이 되기 전, 혜통은 물가로 사냥을 나갔다. 수달 한 마리가 이곳저곳으로 바삐 움직이며 먹이 감을 찾았다. 혜통은 그 수달을 활로 쏘아 죽여 가마솥에 넣고 푹 고아 먹었다. 그리고 수달의 뼈를 담 밑에 버렸는데 이튿날 아침 일어나니 수달 뼈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더욱 희한한 것은 수달 뼈가 핏자국을 남기며 사라진 것이다. 혜통이 핏자국을 따라 가보니 어느 동굴에서 뼈만 남은 어미 수달이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이에 크게 깨달은 혜통은 그길로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 이미 죽은 수달이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마는 설화이니 그런 상상력을 부여한 것으로 치면 될 것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도 여러 편의 효자이야기가 등장한다. 신라 때에 '지은'이라는 효녀가 있었다. 집 안 살림이 어려워 어머니를 봉양하기가 힘들었다. 효녀 지은은 쌀 열섬에 남의 집 종으로 팔려갔다. 그 쌀로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지은이의 어머니는 "전에 먹던 밥은 거칠어도 달았는데 요즘 밥은 기름져도 맛이 없다. 마치 까마귀가 쪼은듯 독수리가 찢는듯 가슴이 아프다"하고 착잡한 심정을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화랑 효종랑이 곡식 100섬과 옷가지를 주었고 남의 집 종에서 풀어주었다.

역시 삼국사기에 나오는 효자 이야기다. 신라시대 향덕(向德)은 어머니가 병환으로 눕자 자신의 볼기 살을 베어 봉양했다. 또 어머니가 심한 종기를 앓자 그 종기를 입으로 빨아 고쳐드렸다. 경덕왕은 그 효행을 듣고 조곡 삼백 석과 집과 전답을 내렸다. 사람들은 향덕이 살던 동네를 효가리(孝家里)라 부르며 그 효행을 기렸다.

박완서의 소설 '옥상의 민들레꽃'에는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노인 문제를 밀도 있게 다루었다. 이 작품은 부유한 어느 할머니의 자살에 관한 이야기다. 궁전아파트는 부유층이 사는 아주 잘 지은 아파트다. 인근의 슈퍼마켓도 고급이고 어린이 놀이터나 조경시설도 잘해놓았다. 그런데 이곳에 입주하여 사는 어느 할머니가 7층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었다.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이 없는 할머니였지만 노년의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날들이 쭉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들을 맞아 상당수의 가장들은 카네이션이나 봉투 하나로 면피를 하려든다. 노인들이 겪는 문제는 우선 경제적인데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정신적인 외로움, 그리고 가족과 단절될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노인요양보험의 시행으로 노인병원 및 노인요양시설에는 안락한 시설로 노인 분들을 잘 모시지만 그들의 외로움까지 달래기는 역부족이다. 노부모를 이런 시설에 보내고 나서 잘 찾아뵙지 않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양질의 시설로 노부모를 보냈다고 해서 자식의 도리를 다한 것이 아니다. 보내고 나서 모른척한다면 정신적인 유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우리지역의 원로언론인 K씨가 최근 모친상을 당했다. 망인의 나이가 99세였다. 천수를 다했음에도 K씨는 "한 살만 더 사시면 백수를 채우는 것인데"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10여 평 작은 아파트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남들처럼 어머니를 노인병원이나 노인요양시설로 보낼 수도 있었는데에도 말이다. 나는 몇 년 전, 노모를 모시고 사는 K씨의 아파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90이 넘은 노모는 몸소 만둣국을 끓여 내오셨다. 손님이 왔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뜻에서다. 칠순의 아들과 구순의 노모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끈끈한 모자의 정이 새록새록 배어나오고 있었다. 초나라의 현인 노래자(老萊子)는 나이 70에도 부모님 앞에서 어린애처럼 재롱을 떨고 오색무늬의 옷을 입고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요, 가슴에서 발 까지'라는 말이 있다. 효도는 머리로 생각하면서, 옴니암니 따지면서 하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슴에서 그치면 곤란하다. 다시 가슴에서 발 까지 효도의 먼 길을 달려가야 한다. '발 까지'라는 말은 바로 실천을 의미한다. 머리로 백번 생각하는 것보다 발로 한번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효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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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署 '병영문화 개선' 시대흐름 역행

청주청원경찰서 방범순찰대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경찰서 내 1천21㎡ 규모의 테니스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청원서는 예산 19억원을 들여 내달 3일부터 오는 4월(예정)까지 민원실 이전 공사에 들어간다.민원인의 원활한 업무처리 등을 위해서다.문제는 민원실 신축 예정 부지인 테니스장을 방범대원들이 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청원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무경찰은 모두 123명(방순대 107명·타격대 16명).복무 특성상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원들에게 작은 공간이지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하지만 민원실이 이전할 경우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청원서는 청주지역 3개 경찰서 중 외부 운동공간이 없는 유일한 경찰서가 된다.일각에서는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에 체력 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민원실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외부 운동장은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운동장 등에서 주 1회 정도 대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운동장을 이용할 때 마다 외부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용한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평일 체육활동 등 자유로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한 방순대원은 "복무 중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체육공간까지 사라진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경찰서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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