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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27 19:27: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무심천은 청주의 어머니이다. 수천 년 동안 청주사람들이 그 젖꼭지를 빨아대어 말라 비틀어졌을 법도 한데, 피곤한 기색도 별로 보이지 않고 사시사철 생명의 물을 내륙의 분지로 흘러 보낸다. 청주사람이라면 그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결코 잊을 수 없다.

한여름이면 서문대교나 꽃 다리 아래에서 멱을 감았고 피라미 떼나 각시붕어를 쫓으며 무더위를 잊었다. 겨울이 오면 서문대교와 모충교 아래에 스케이트장이 들어서 하루해가 가는 줄 모르고 얼음을 지쳤다. 쓰리에스(3S), 세이버, 전승현 등이 당시에 유행하던 스케이트 메이커다. 그 스케이트를 자랑하기 위해 어깨에 메고 다녔다. 스케이트장 입구에는 날갈이 장수가 으레 있었고 생선묵(오뎅)이나 홍합, 꼬막 등을 파는 포장마차가 겨울언덕에 진을 쳤다. 꽁꽁 언 손발을 녹이는 데에는 연탄불에 데운 생선묵 꼬치와 국물이 최고였다.

1960년대까지 계속된 무심천의 낭만과 풍경은 1970년대로 들어서며 없어지기 시작했다. 이상 난동(暖冬)과 오염으로 무심천은 얼지 않았고 더 이상 멱을 감을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무심천 둑은 가난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였다. 당시에는 속칭 '재건 데이트'라는 것이 유행했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데 무심천 둑길을 걸으면 데이트 비용이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무심천 둑길은 비포장 도로여서 차량의 왕래도 뜸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그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보면 어느새 까치 내(鵲川)에 도달하기 일쑤였다. 청주시민의 상당수가 여기에서 눈앞이 아찔한 첫 키스를 경험했고 이런 방식의 테이트를 통해 결혼에 골인했다. 더러는 불량배들이 출몰하여 행패를 부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무심천(無心川)이라는 내(川)의 이름부터가 상당히 철학적이고 시(詩)적이다. 전국 어느 하천이나 강(江)이름을 훑어보아도 무심천 만치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하천은 없다. 그 이름은 도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무심천이라는 하천의 이름은 대략 일제 초기에 생겨난 것으로 보았다. 동국여지승람에는 현재의 무심천이 대교천(大橋川)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으로 보면 구한말까지 '대교천'으로 불리다가 일제초기에 '무심천'으로 바꿔 불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추정은 1998년에 깨지고 말았다. 종래의 추정을 통째로 뒤엎는 물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고문헌에 전혀 등장하지 않은 '무심천' 기록이 느닷없이 옛 지도에 등장했다. 그 오랜 세월 역사의 행간 속에서 꼭꼭 숨어 있다가 비로소 세인의 눈에 띈 것이다. 서원향토사연구회가 1998년 8월,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영남대 소장 '한국의 옛 지도 전'을 섭렵하다가 호서전도(湖西全圖) 중 청주목 지도에서 붓글씨로 깨알같이 쓴 '無心川'을 발견해 냈다.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이 지도에는 청주읍성이 선명하고 산천, 행정구역 등을 표기해 놓았는데 운천동 북쪽 봉림숲(북숲)뒤편을 흐르는 냇물을 '無心川'이라 적었다. 이로 보면 적어도 '무심천'의 천명은 2백여 년 전부터 현재처럼 '무심천'으로 불리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심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으나 이중 불가(佛家)와 관련된 이야기가 가장 큰 설득력을 얻는다. '무심천'의 무심(無心)이란 자체가 불교 용어다. 예로부터 무심천 변에는 사뇌사(思惱寺:현재의 용화사), 흥덕사, 운천동 사지 등 절집이 많았다. 절집 곁을 흐르는 냇물의 이름은 절집과 하천의 어떤 교감에서 탄생한 것 같다. 무심천 이름의 보다 직접적인 근거는 고려 중기의 고승, 진각국사(眞覺國師) 혜심(慧諶:1178~1234)의 사상과 행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눌(知訥)의 선종 법맥을 이은 혜심은 사뇌사에서 여름 수련회격인 하안거(夏安居)를 했는데 그가 유명한 '무심론'자다.

무심한 무심천은 물 흐름이 급하여 장마철이면 천변의 주택과 농경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일쑤였지만 제방을 든든하게 쌓으면서 그 피해가 크게 줄었다. 근래에는 청주시에서 무심천 공원화 사업을 벌여 더욱 친숙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수질도 1급수 판정을 받을 정도로 엄청나게 좋아졌다. 걱정스런 점이 있다면 갈대와 억새가 서걱대던 그 낭만의 공간이 외래종 동·식물에 의해 침탈된다는 점이다. 붉은귀거북, 베스, 브루길, 황소개구리 등이 토종 어류를 무차별 공격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또한 '가시박'이라는 외래종 식물이 8m나 되는 긴팔로 토종 식물을 칭칭 감아 고사시키며, 민들레조차 외래종이 홀씨를 마구 날리면서 무심천 둔치를 점령해버렸다.

무심천에 대한 친환경 정비사업에는 필히 생태계의 여과작업을 펼쳐 건강한 하천, 건강한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논병아리가 발레를 하고 백로가 군무를 펼치며 청둥오리가 자맥질을 하는 그런 모습을 두고두고 보고 싶은 것이다. 청주시민의 추억이 흐르는 냇물 무심천에 문화 · 생활공간의 조성이라는 우리의 꿈을 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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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署 '병영문화 개선' 시대흐름 역행

청주청원경찰서 방범순찰대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경찰서 내 1천21㎡ 규모의 테니스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청원서는 예산 19억원을 들여 내달 3일부터 오는 4월(예정)까지 민원실 이전 공사에 들어간다.민원인의 원활한 업무처리 등을 위해서다.문제는 민원실 신축 예정 부지인 테니스장을 방범대원들이 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청원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무경찰은 모두 123명(방순대 107명·타격대 16명).복무 특성상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원들에게 작은 공간이지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하지만 민원실이 이전할 경우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청원서는 청주지역 3개 경찰서 중 외부 운동공간이 없는 유일한 경찰서가 된다.일각에서는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에 체력 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민원실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외부 운동장은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운동장 등에서 주 1회 정도 대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운동장을 이용할 때 마다 외부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용한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평일 체육활동 등 자유로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한 방순대원은 "복무 중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체육공간까지 사라진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경찰서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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