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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전하는 선배사랑

단양 김숙희 씨, 숨진 딸 모교에 장학금 전달

  • 웹출고시간2010.02.16 14:33: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숙희 할머니(오른쪽)가 지난 12일 매포중 졸업식에서 고 이진미 씨의 소중한 뜻을 담아 매포중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12일 단양군 매포중학교(교장 임인덕) 정문에 들어서는 한 할머니(김숙희,여·56)가 학교 교정과 그 교정에서 밝은 얼굴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아이들을 한참 바라보고 있다.

할머니는 잠시 이 교정에서 아름다운 꿈을 키웠던 가슴에 묻은 진미의 모습을 생각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할머니는 혹시 다른 사람이 보지나 않을까 눈물을 훔치고 큰 숨을 들이마시고는 이내 졸업식을 진행될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김 할머니가 매포중 졸업식을 찾은 이유는 지난 2008년 서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숨진 딸 고(故)이진미(22회 졸업생)씨의 뜻을 받들어 이진미 씨의 후배인 매포중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김 할머니는"딸애의 매포중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다면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고 했다"며"교통사고 후 딸의 사망 보험금으로 마련한 건물의 1년 세수입인 400만원을 매년 장학금으로 희사하기로 결심했다"고 매포중 졸업식 참석이유를 밝혔다.

할머니는 또"이제 막 입학하는 후배에게 100만원(5명), 정든 학교를 떠나 이제 막 새 출발을 다짐하는 졸업생에게 300만원(10명)을 써 달라"며"어려움 속에서도 바른 인성을 갖춘 장래가 촉망되는 신입생과 새로운 출발을 앞둔 졸업생들이 먼저 간 딸애의 뜻을 살려서 항상 희망을 갖고 잘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매포중은 고 이진미씨와 김 할머니의 뜻에 따라 이날 졸업식에서 특별 장학금을 졸업생 10명에게 전달했다.

한편 학교 관계자는 "비록 이제 잡아줄 수 없는 손이지만 그 어느 손보다도 따뜻함을 전하는 고 이진미 씨의 영원한 모교 사랑은 매년 그렇게 오래도록 계속될 것"이라며 "아직 봄을 기다리기엔 이른 시기였지만 매포중학교의 2월 졸업식은 봄볕처럼 따스했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 임진경(여·16)학생은"장학금 수혜자로서 머물지 않고 후배들과 단양지역사회에 보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이 고마움을 다시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단양 / 노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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