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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03 16:49: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유한식 연기군수와 나는 충북대 축산학과 69학번 동기동창이다. 대전고를 졸업한 그는 농촌재건과 낙농입국의 원대한 꿈을 안고 충북대 축산학과를 지원, 수석 입학하였다. 그는 공부벌레였다. 공부이외에는 캠퍼스내의 다른 일들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학내 카니발이나 여학생과의 미팅 등에도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축산학과에는 실습동과 목장이 있었다. 목장에서는 젖소, 돼지, 닭, 꿀벌 등 가축을 키웠고 실습동에는 목부나 가난한 수재들이 숙식을 스스로 해결하며 면학에 열중하였다. 학생 유한식 역시 가난한 천재였다. 늘 학과에서 1등을 차지했으므로 등록금을 면제받았다. 벌어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그는 온기가 전혀 없는 실습동 냉방에서 오기로 황소바람을 맞으며 혹한을 났다.

석유를 살 정도의 형편이 못 된 그는 사각의 나무틀을 짜서 그 안에 60촉 백열등을 넣고 그 온기로 겨울 추위를 이겨냈다. 주위에서 몸이 상한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4년 내내 이 무정한 실습동에서 4번의 겨울을 났다. 그는 대통령상을 받으며 축산학과는 물론 충북대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 후 농업기술원에 입사하여 농민의 벗으로 젊음을 불태웠다. 물론 공직 말년에는 연기군 농업기술원장을 지냈다. 그 후 정치에 뜻을 두고 농업기술원장직을 내놓은 뒤, 연기군수에 출마 몇 번의 낙선 끝에 당선하였다. 그는 겉으로 온유해보이지만 결기가 남다른 외유내강형의 전형적 충청도 선비다. 퇴직금 다 털어먹고 노후에 어쩔라고 고집피우냐는 주위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가난과 역경의 인생 강물을 거슬러 오르며 자치단체장에 오른 그다.

온갖 풍파를 헤쳐온 그가 요즘 뿔났다. 정부가 세종시의 성격을 바꿔 추진하려고 하자 세종시의 인근에 있는 연기군수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연기군의 상당수 면적을 세종시에 편입시켜놓고서 이제 와서는 행정복합도시가 아닌 다른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니 뿔이 날만도 하다.

그동안 정부는 행정복합도시를 만든다고 야단법석을 피우며 기름진 금강가에 대대손손 눌러 살던 원주민들에게 보상금을 주어 정든 고향땅을 떠나게 하더니 몇 년 지나서는 행정도시가 아닌 정체성도 모호한 명품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기업도시가 좋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적합하다, 교육과학도시가 어울린다, 별별 얘기가 다 들린다. 이런 혼동 상황 속에서 연기군민들은 정말 환장할 지경이다. 언제 연기 군민들이 행정복합도시를 만들어달라고 애걸복걸했던가.

유한식 군수의 단식투쟁은 어쩌면 충청도민의 뜻을 대변한 극한의 몸짓인지도 모른다. 개량 한복을 입고 죽음을 각오한 듯 좌정한 유군수의 단식 현장을 정운찬 국무총리가 직접 찾아 악수를 청하며 "좋은 대안을 만들테니까 (단식농성)접고 기다려 달라" "자족기능을 갖춘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며 달랬다. 초췌한 얼굴을 한 유 군수의 차가운 시선은 정 총리를 비켜갔다. 다만 내민 손을 형식적으로 잡았을 뿐이다. 군수를 찾아간 총리의 낯선 행보로 각 일간지에 보도된 한 장의 사진이 행정도시의 갈등을 그대로 말해주었다. 명품도시 건설이전에 보여준 명품사진이다. 폭발 직전인 지역 민심을 그대로 보여준 이 한 장의 사진을 곱씹어 보며 세종시의 행로를 정해야 할 것이다. 의견이 분분하면 밑그림만 버리고 만다. 원래의 그림에 덧칠을 하면 민심만 덧이 나게 된다.

세종시의 그림은 감나무를 그리다 돌연 은행나무를 그리는 격이다. 문방사우를 갖춰놓고 그림을 그리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타박을 하며 그림을 찢고 있다. 감나무나 은행나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 열매만 제시되고 있다. 도대체 방향설정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서 명품도시를 어떻게 만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자족도시 기능을 갖춘 이른바 플러스알파의 계산법도 얼른 공감이 가질 않는다. 원안에다 플러스알파라면 다다익선이겠지만 몸통이 흔들리는 판에 덤이 추가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원안만 추진되어도 천만다행이다. 왜 밑그림을 그리다 말고 유령도시 운운하며 윤곽을 바꾸려 드는가. 처음 계획대로 9부2처2청이 내려오면 유령도시가 될 리 없다. 행정기관은 가기 싫고 뒷전에서 학교나 기업체등만 가라고 하니 고분고분 말을 들을 턱이 없다. 행정기관의 이전이 배제된 상태라면 그야말로 세종시는 유령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는 유한식 연기군수의 이유 있는 항변에 귀를 기울여봐야 한다. 구한말, 단발령에 맞선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의 단식투쟁에서 보듯 충청도 선비의 결기는 청양고추처럼 맵다. 같은 충청도 선비인데 정운찬 총리와 유한식 연기군수의 마이 웨이는 서로 다르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훗날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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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署 '병영문화 개선' 시대흐름 역행

청주청원경찰서 방범순찰대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운동장으로 사용하던 경찰서 내 1천21㎡ 규모의 테니스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청원서는 예산 19억원을 들여 내달 3일부터 오는 4월(예정)까지 민원실 이전 공사에 들어간다.민원인의 원활한 업무처리 등을 위해서다.문제는 민원실 신축 예정 부지인 테니스장을 방범대원들이 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청원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무경찰은 모두 123명(방순대 107명·타격대 16명).복무 특성상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대원들에게 작은 공간이지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시설이다.하지만 민원실이 이전할 경우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청원서는 청주지역 3개 경찰서 중 외부 운동공간이 없는 유일한 경찰서가 된다.일각에서는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하는 등 병영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찰서에 체력 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민원실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외부 운동장은 이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 운동장 등에서 주 1회 정도 대원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운동장을 이용할 때 마다 외부기관의 협조를 얻어 사용한다는 얘기다.이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평일 체육활동 등 자유로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한 방순대원은 "복무 중이기 때문에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체육공간까지 사라진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경찰서 외부 운동장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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