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小暑) 박찬승 충청북도시인협회 눈 안에 가득 차서 다가오는 들판엔 얼룩소 무늬들 초록 파도 풍성한데 소서라 작은 더위 날 여름 실과 상큼 달달 마늘논 감자 후작 보리 밀 심긴 자리 이모작 잽싼 손길 농주 새참 걸판지고 하천가 들가마솥에 어죽 천렵 김이 폴폴 하루를 달군 날씨 느티나무 들마루 더위를 피해 모인 피서 이웃 한자리에 칼국수 찐 옥수수 추렴 정담으로 어둠 뚫다
석미정()
철이 좀 들어 정송전 전)세계시문학회 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 경기도문학회 고문 철이 좀 드나 싶은데 점점 낯설어진다 뒤돌아본 지평선은 말없이 아득하다 사소한 말 한마디 아무것도 아닌 그냥 토닥거려 떨쳐버리지 못하고 못내 내 중심에서 내가 떠난다 지난 일 하나둘 떠올려 한허리를 잡아도 한눈파는 동안 아무도 모르게 세월은 번개처럼 스쳐 지나는 것을
이민영()
꽃범의꼬리 안애정 충북시인협회 사무국장 문향회 회장 한나절 장맛비 머물다 가는데 꽃범의꼬리가 쓰러진다 꽃은 지지 않아 그대로 둔다 하늘 가로질러 아침엔 꿀벌이 날아온다 뜨거운 햇발 뚫고 낮에는 긴꼬리제비나비가 날아온다 떨어지는 별똥별 빛 따라 저녁에는 검정꼬리박각시가 날아온다 꽃범의꼬리가 사라지기 때문일까 향기를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곤충들이 꽃범의꼬리 주변을 맴돌다 간다 꽃가지가 누운 자리에 꽃의 뿌리가 흔들리는 흙살 아래 우리의 시간이 스러진다
이민영()
고향 유감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고문 낮달은 빈 창가에 나부시 내려앉고 솔바람 사부자기 노닐다 돌아가면 길었던 시린 하루가 속절없이 저무네 오색 꿈 요도천*에 가지껏 풀어놓고 철없던 그 혈기를 불같이 태웠어도 모든 게 부질없구나 회한만이 남는 삶 어쩌랴 초동 친구 하나둘 떠나가니 누군들 피해 갈까 눈앞의 생로병사 옛 시집 덮어놓은 채 서성이는 이 발길 *요도천 충주시 신니면에서 발원하여 달천에 유입되는 지방하천
이민영()
미정 심억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매미 한 마리 귀에서 맴맴 귀이개로 귀속 헤집으면 더더욱 암팡진 울음소리 매미 잘 잡는다는 한의원 문전성시 긴 기다림 끝 알현 언제부터 소리 났는지 묻는 의사 멋쩍게 웃으며 “잘 안 들려유” 언제부터 소리 났는지 큰소리로 다시 묻는 의사 두 눈 껌벅이며 “잘 모르겠시유” 알 수 없는 의사의 혼잣말 귀 뒷부분에 한방 침놓는 의사 점점 희미한 매미 울음 “침 제거하겠습니다” 비몽사몽 들리는 간호사 소리 눈 뜨자 암팡지게 우는 매미 잠 깬 매미 언제 잡힐지 미정
이민영()
6월의 밀애(密愛) 김종례 보은문인협회장 충북시인협회 이사 흙과 씨앗이 만난 정원의 자궁에서 뿌리의 혼이 치열하게 투쟁을 한다 내 젊은 날의 자화상을 닮았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얼굴 내밀며 내 앞에서 팔랑대는 연유를 알지~ 아무도 못 듣던 가슴소리 들어주며 사그랑 춤을 추는 그 속내를 내 알지 꽃자리 벗어나면 생명줄 끊어지긴 너와 나,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 사랑의 아픔까지 염려하는 진홍빛 연서 내 고독한 울음보를 달래주고 있다 붉은 장미 백만 송이도 던져준다 나도 화답송으로 대서사시를 쓴다 안개처럼 사라질 6월의 일장춘몽을
이지인()
무릉계곡 오만환 충북시인협회 감사 옛날과 폭포를 찾아 바닷바람을 담고서 갔다 청옥산과 두타산 화강암과 부서진 화강암이 부둥켜안고 가슴에 꽃과 새 노루도 키운다 신선(神仙)이 되려 말고 사람으로 사세요 걱정을 다 받아주는 모래와 자갈 반석에 얹혀서 한나절 햇볕과 웃는다
이민영()
일상의 뒤란에서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청주시문학협회 회원 마주하는 어절마다 통하지 않아 막막해도 끝내 두 팔 벌려 하루를 받아내야지 쉽게 불어나는 꿈 아니어도 괜찮아 그럭저럭 끼니 잇는 날도 나쁘지 않지 엉큼한 낯빛 숨기지 않은 철면피로 지나는 그림자마다 시샘을 걸어 눈속임 없는 자태로 느리게 날지 빗겨 선 과녁 한복판에 끝내 박히지 잊은 그리움 구석진 데서 찾아 꺼내 기죽어 찢긴 자리 바늘 끝으로 꿰매지 어휘들이 서로 기대어 불 밝히는 밤 덧난 상처에 소금 얹어 제 숨으로 살지
이민영()
6월이면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쓴다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회원 충북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담장에 흐드러진 장미꽃 햇살 좋은 날에는 함께 웃던 시간을 쓰고 비 오는 날에는 당신을 잃은 슬픔을 쓴다 바람 부는 날에는 흔들리던 마음의 흔적을 허공에 띄워 보낸다 끝내 전하지 못한 사랑은 홑잎 되어 흩날리고 차마 접지 못한 사연은 장미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꽃이 지고 다시 꽃이 피어도 전쟁이 남긴 빈자리와 가신님을 향한 그리움 6월이면 살아남은 자의 아픔으로 보내지 못할 편지를 또 쓴다
이민영()
사랑은 그런 거래요 백초 임호일 충북시인협회 회원 나는 허기진 당신을 위해 오목하고 예쁜 그릇이 되려 합니다 밥과 요리를 담아 당신이 맛있게 드신다면 너무 좋을 거 같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옷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이 멋지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구겨지고 더럽혀진들 어떻습니까 당신 삶의 곁에 함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나는 당신이 딛고 가는 신발이고 싶습니다 돌과 흙길에 부딪고 찢겨 상처뿐인 만신창이 신발이어도 당신이 편하다면 괜찮습니다 사랑은 사랑은 그런 거라고 했어요
이민영()
여름 소리 사천우 전성호 충북시인협회 회원 뜨거운 계절 팥빙수 같은 여자 아이스크림 같은 남자 바람이 스쳐 가고 새싹이 자라자 불기둥이 치솟는다 뉴스에서는 거짓이 흐르고 뜬소문은 진실을 지운다 찾지 않아도 돌아오는 여름은, 거꾸로 흐르는 물소리가 된다 푸른 여름 소리를 찾다가 녹아내린 사람들 바다로 흘러간다
이민영()
여름 단상 정남 충청북도시인협회 회원 세상은 불볕더위 덕분에 그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때로는 모래밭을 맨발로 걸어야 할 고민도 스스로 덜어낼 줄 아는 지혜가 생각 속에 있음을 발자국이 깨닫게 한다 간절하지 않은 소망 없듯이 둘러보면 모두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 계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은가! 여름은 여름답고 사람은 사람답고 꽃은 꽃다워서
이지인()
샘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미세먼지 가득한 대지 위 가물가물 지나는 시간 위로 저만치 서 있던 새벽 마른 땅 위로 들풀이 번진다 실비와 실눈은 섞여 소리 없이 흐르다 이내 툭 떨어지는 마음 한 소절 나무 끝마다 부서지던 별들이 밤낮 실비단 물줄기로 흐르고 드넓은 간격으로 뚝뚝 눈이 되어 내린다 비상하던 출구를 지나 발품을 파는 시간 바람과 햇살에 익어가는 골목길에서 쉼터를 향해 지나는 이정표들 틈새마다 야윈 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이민영()
잔혹한 폭도 여름 송명복(요셉) 충북시인협회 회원 잔혹한 계절, 여름의 횡포는 어디까지인가 장마도 아닌 것이 장마인 듯 유난을 떨다 사라지고 허공에 성질머리 바윗덩어리 숨차게 씩씩대니 냇물은 흐느적이며 신음한다 그늘을 찾아 떠도는 지친 영혼 지하갱도 차에 몸을 싣고 뱅뱅 돌며 어둠의 커튼만 기다린다 초록빛 벌판의 철없는 들풀 연녹색 물감으로 산하를 뒤덮으니 불길 같은 여름이 산등성이까지 번져간다 세상 물정 모르는 겁 없는 철부지의 불장난 그 살벌함을 어찌 막으리
이민영()
거꾸로 99단 최권회 충북시인협회 회원 거꾸로 읊던 구구단, 어머니의 손끝에서 춤추던 숫자들 9부터 2까지,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던 시간 속에서 작은 목소리, “아홉 곱하기 아홉은 팔십일” 그 소리마다 담긴 사랑이 내 마음속에 잔잔히 퍼져갔지 뒤집힌 숫자들이지만, 그 안에 담긴 어머니의 마음은 가장 똑바로, 가장 깊이 나를 안아주었어 그리움은 거꾸로 흐르는 강물처럼, 가슴속을 타고 흘러 언제나 그 자리, 어머니 곁으로 데려가 주네 거꾸로 외운 99단은 나의 가장 빛나는 기억, 어머니의 사랑이 쌓인 작은 노래
이민영()
[충북일보] 충북 야구의 상징 세광고가 창단 71년 만에 처음으로 청룡기를 들어 올리며 한국 고교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44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이자, '무관의 명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역사적 순간이다. 세광고는 지난 12일 열린 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경북고를 6-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982년 황금사자기 이후 이어진 긴 공백을 끊어낸 값진 결실이다. 방진호 감독은 "창단 이후 첫 청룡기 우승이자 44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이라 동문들과 도민들의 오랜 염원을 풀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며 "대회 내내 우승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경험을 쌓자는 마음이었는데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1955년 창단한 세광고 야구부는 열악한 지역 여건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온 팀이다. 1970~80년대 민문식, 한희민 등을 앞세워 이름을 알렸고, 1982년에는 '전설' 송진우를 중심으로 황금사자기를 제패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송진우, 장종훈, 박정진, 송창식 등 걸출한 프로 선수를 꾸준히 배출해왔다. 그러나 전국 정상 문턱에서는 번번이 멈췄다. 2020년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대한민국 기초과학의 미래를 이끌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한국새빛가속기) 구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모가 여러 차례 유찰되며 추진이 지연됐던 기반시설 공사가 착수를 눈앞에 뒀다.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산업 클러스터와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오창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위한 기반시설 착공식이 오는 27일 열린다. 공사는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맡는다. 앞서 방사광가속기 구축 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는 이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기반시설은 오창테크노폴리스 내 31만㎡ 부지에 조성된다. 저랑링동과 가속기 터널, 빔라인, 본관동, 연구시설지원동 등 연면적 6만9천㎡ 규모의 시설이 들어선다.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미뤄졌던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BSI, 충북도와 청주시가 공동 추진하는 국가 대형 연구시설 구축 사업이다. 오는 2029년 12월까지 총사업비 1조1천643억 원을 투입해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조성된다. 가속기 1기와 빔라인 10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충북일보] 홈플러스가 13일부터 마트 영업을 임시 중단한다. 이날부터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과 시설 유지, 관리 어려움으로 대형마트 임시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장에 입점한 몰 부문은 입점주들이 원하는 경우 영업을 계속 한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청주지역 홈플러스 각 매장들은 주류·생활용품 재고 등에 대한 반값 할인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오는 20일까지 2천억 원의 긴급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할 경우 회생 절차 연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홈플러스에 운영자금을 빌려준 채권자들은 압류와 강제 집행 등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남아있는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정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홈플러스는 "1년 간에 걸친 고강도 구조혁신을 통해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 상태에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종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메리츠 측에 2천억 원의 운영자금을 대출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진행 상황과 법원의 최종 결정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