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 갈빛 김명자 제천문인협회장 감미로운 햇살 등에 업고 상큼 달콤한 향내 뿜어내며 옴짝달싹 못하게 정신 줄 옭아매더니 서산마루에 해넘이 끝나자 한 낮에 만개했던 철쭉이 온 몸을 뒤틀며 향기를 털어낸다 남 모를 사연 구름처럼 아득한데 짜릿한 꽃 내음 땅바닥에 뒹굴며 마음 길을 가로 막고 소쩍새의 애절한 울음소리 속 좁은 가슴팍을 자꾸만 헤집고 들어온다 오메! 이 한 밤 어이 다 보낼까?
박달이와 금봉이 -의림지에서 이수진 전 제천문인협회장 박달도령과 금봉낭자가 천둥산 박달재 전설 속을 걸어 나와 의림지 영호정에서 달빛을 가락삼아 밤새 제천10경을 노래하더니만 날이 밝아오자 어차피 이루지 못할 사랑 그래도 백년의 언약일랑 노송아래 묻어놓고 또다시, 그리움의 끝자락 속으로 사라져갔다네
길 손문숙 충북시인협회 고모댁 가는 길 파아란 하늘 정다운 양떼구름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탁탁 부서지던 햇빛 온 숲을 가로질러 나뭇잎과 반짝였지 그곳이 신작로의 끝 세상의 끝인 줄 알았네 그러나 너머에도 길은 이어지고 그 낯선 도시에 살게 되었지 오래도록 동경하던 그 길로 노루가 뛰어놀고 청설모가 숨어들고 때때로 가슴에 피어나던 엷은 미풍과 하늘거리는 민들레 햇빛이 적당히 숨어버린 날 빗줄기 사이로 이마 위에 지는 주름살들 그러나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여전히 부서지는 햇빛 신작로 너머에도 길은 이어지고 그 낯선 도시에 살게 되었네
불 춤 이예숙 충북시인협회 성충은 물 밑에서 큰 꿈을 품어오다 하루살이 이름 얻어 세상에 나왔지만 불빛을 사모하다가 낙지하는 생일뿐 흐린 날 새까맣게 열애의 춤사위는 또 다른 생을 위해 행해지는 시나위여 구애로 뜨거운 사랑 임들은 제물 되고 내일이 없다 한들 사랑을 포기하랴 가로등 품어 안고 불사른 나의 청춘 내일은 나는 몰라요 오늘 하루 춤출 뿐
청개구리 고향 난초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청개구리 한마리 물가에서 놀다가 우리 집에 왜 왔을까 반가운 마음에 투명한 둥지에 넣어 두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잘 잤느냐고 물어봐도 대답이 없어 물가인 자기 고향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런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 갈 무렵 그곳은 자기 타향 인듯 살금 살금 되돌아와 고향인 우리 집 품에 안겨 정답게 개굴 개굴
자승자박自繩自縛 박종학 충북시인협회 남들보다 뛰어남이 축복인 줄 알았던 세월 그 재능의 우월함이 스스로를 옭아멘다 살다보면 힘든 삶속에서도 잘난 사람이 참으로 많다
색소폰 연주 김건휘 충북시인협회 리드 키스에 선율(旋律)은 고백 되어 가슴 문(門) 노크하고 눈 감는다 느낌 담은 손가락 애무에 황홀한 시어로 잉태한 사랑은 詩보다 아름답고 연주자 가슴 음율(音律) 벨에서 울려 퍼지면 가시나무 새 노래도 숨죽여 감동한다 세상 슬퍼도 웃는 법 배우고 꿈 위에 희망 더하려고 색소폰 연주를 애모(愛慕)하는 이유다.
달맞이꽃의 변명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하늘을 쳐다 보는 너의 얼굴 가슴엔 모닥불 피우고 바람을 흔든다 네 가슴에선 달각달각 소리가 나고 네 눈웃음이 달빛과 만나면 그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길어 풀벌레소리 스산한 하늘을 품고 진한 향기 피어나는 너의 자태 순백의 가슴을 펄럭이며 하늘의 천녀처럼 밤마다 목청 높여 뚜 뚜우 나팔을 부는가
우체국 가는 길 민문자 시인 남들은 코로나19로 우울하다지만 부푼 가슴 여미고 기분 좋게 오늘도 팔도 문인들에게 내 기쁜 소식 『꽃시』 시집 전하러 발걸음도 가벼이 우체국에 간다 햇살 맑은 날 서둘러 등짐 지고 양손에 무거운 가방 들고 걷는데 길가 언덕에서 마스크 쓴 나를 보고 흰 곱슬머리 불두화 하얗게 웃네 애기똥풀들은 노랗게 방긋방긋 올 배 한 상자 보내준 소꿉친구 찾아 고향으로 대자유인 시인스님 찾아 진천 산사로 태화강가에서 서성일 후배 찾아 울산으로 비양도에서 시조창을 하고 있을 문우에게도 십 년 만에 출간한 내 시집 문안 인사하러 가네
마지막 마디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굵은 베이스 선율이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천장을 한 바퀴 휘돌아 메아리친다 밤거리를 누비며 높은 빌딩을 오르내리던 그의 숨소리는 무거운 장막에 가로 막히고, 아득한 산울림에 맞서며 깊은 계곡 폭포 소리에 묻히며 뒷걸음치던 소리는 절벽 밑으로 머리를 박았다. 마지막 마디는 닫힌 창문을 열어젖히고 콘트라베이스 선율은 더 높은 하이테너로 바뀐다. 아멘을, 한 음정 더 높은 아멘을,
[충북일보] 충북지역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정주를 돕기 위한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가 3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개최됐다.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충북도가 주최하고 충북대, 한국연구재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에는 외국인 유학생 500여 명이 방문했다. 박람회에는 지역특화형 비자(F-2-R), 전문인력 비자(E-7) 발급이 가능한 △전자, 반도체·기계(현대엘리베이터㈜ 등 16개사)△식품·건강(㈜팜토리 등 10개사) △의약·의료장비(㈜휴온스 등 3개사) △화장품·뷰티(㈜뷰티화장품 등 5개사) △서비스업(㈜체인익스빌 등 2개사) △기타 제조업 (㈜금진 등 10개사) 분야 46개 지역 기업이 참가했다. 유학생들의 지역 기업 상담, 취업 면접 등이 이뤄졌다. 충북경찰청,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은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취업·정주 등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 사업을 안내했다. 구직 중인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력서 컨설팅 부스, 증명사진 촬영 부스도 운영됐다.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는 교육부와 중기부가 협업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충북일보] 지난해 겨울 청주시가 운영했던 눈썰매장에서 시설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10여명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시가 올해도 눈썰매장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는 동계방학 기간 시민들의 신체·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사고 이후 1년만에 곧바로 눈썰매장을 여는 것을 바라보는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심지어 당시 눈썰매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외주업체 관계자들과 담당 공무원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민선 8기 청주시가 '꿀잼청주'를 기치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이번 사업은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시는 다음달 대행사 선정을 진행한 뒤 용역을 거쳐 12월 21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소는 생명누리공원으로 정해졌고, 이곳에는 눈썰매장과 눈놀이동산, 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이 사업에는 모두 2억9천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시는 올해에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둬 아무런 사고가 없도록 만전을
[충북일보] 충북도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도내 내륙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과 확장을 통해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낙후됐거나 인구감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30일 도에 따르면 중부내륙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교통망 완성을 위해 중부고속도로 확장, 충북 동부축 고속도로 건설,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 등을 추진한다. 먼저 '중부고속도로 전구간 확장'은 청주 남이와 경기도 이천 호법을 잇는 구간(78.5㎞)의 4차로를 6차로로 넓히는 사업이다. 구간별로는 남이~서청주, 서청주~증평, 증평~호법이다. 이 중 서청주와 증평 구간은 실시설계 중이다. 나머지 구간은 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1~2025년)에 반영된 만큼 추진 가능성이 크다. 증평~호법 구간은 사전타당성조사 시행, 남이~서청주 구간은 반영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도는 이 도로의 교통량이 계속 늘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물동량과 대형 화물차 증가로 차량 지·정체 등 교통 혼잡비용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저발전 지역이자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충북일보] "충북에 자리잡은 지 27년입니다. 이젠 충북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오스바이오㈜는 2018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돼 지난 7월 오스바이오 주식회사로 법인 상호명을 변경했다. 농업과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과 특허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이다. 오스바이오㈜는 '의미(醫美 : Health & Beauty)'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메디컬 푸드 식품, 뷰티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일호(50) 오스바이오㈜ 대표이사는 "그간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의 브랜드 컨설팅이나 기획에 많은 참여를 해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오로지 우리가 갖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스바이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오스바이오㈜는 미나리, 개똥쑥, 싸리나무, 미선나무 등 다양한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식품, 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독자 연구소를 갖고 있고, 회사 투자의 중심은 연구쪽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최근 오스바이오가 주력하고 있는 품목은 '비린내를 제거한 생선'과 '대나무 쌀을 활용한 효소 숙성으로 만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