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낚시터 김선희 한국문인협회 회원 눈발이 날리는 원마루시장 입구 목을 움츠리며 걷다가 도시의 변두리에서 낚시를 하는 사내를 만났다 뜨거운 연못에 사는 물고기들 무쇠 틀을 돌릴 때마다 덥석 미끼를 문다 쇠꼬챙이로 황금 잉어를 쉴 새 없이 낚는 사내 금값이 오르니 누런 황금색 몸값도 훌쩍 뛰었다 슈크림과 팥앙금을 삼킨 물고기 내장이 통통하다 물고기를 사려는 사람들 틈에 끼어 천오백 원을 주고 산 뼈도 없는 물고기 두 마리 제철이라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멀고 먼 강을 헤엄쳐 내게로 왔다 느릿느릿 내리는 눈송이 맞으며 종이봉투에 담겨 따뜻한 숨을 내쉰다 각각의 품에 안겨 떠나는 물고기들 원마루시장 입구 한 철뿐인 겨울 낚시터가 분주하다
은총의 비늘 엄창섭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신문예 고문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이사장 수면으로 하강하는 금빛 햇살만큼 반짝이며 풀꽃 흔드는 감미로운 바람의 머릿결 음조가 맑은 언어의 형상形狀을 이 아침에 튕겨보고 그려보자 '비늘, 여울, 노을, 아흐, 부활!' 일상에서 만나는 감동의 느낌표로 영혼이 맑은 자에게 은총 허락하고 피 멍든 손 덥석 잡아주는 크신 이 한순간 병상의 열 오른 이마 감사의 눈물에 촉촉이 젖고 적요로 장식된 산촌의 작은 교회당 구원의 십자가 응시하다 끝없는 사랑에 울컥, 작은 어깨 추스르는 막달레나 열린 그 무덤의 돌문에 돋아나는 생명의 빛 부활의 맑은 종소리 저토록 경이롭다.
고드름 고운 우종예 충북시인협회 회원 심안에 흐르는 눈물 싫어 사는 집, 처마 끝에 고드름 되어 보니 밖에서 불어오는 매몰찬 바람 뼛속까지 찾아든다 온몸 던져 뜨겁게 토해낸 울분! 내 안에서 정화되어 버들강아지 허밍 마디에 자늑자늑한 음률! 새롭게 피어나 냉철히 흐르는 실개천 강으로 강으로 물길 따라 계절 따라 사랑 따라서 마음의 꽃들은 활짝 피어나리.
대림산 표명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달래강 병풍바위 노루목 버들길 남한강에 서서 듣는다 천년을 지켜온 산자락 대숲 사이로 뻗어 간 바위들 속삭인다 고도의 위엄을 지키던 산성이라 바위마다 산성터 돌 여기저기 충주 대림산성 지킴이 대림산이다
밤 라면을 먹다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고문 간식이 아닌 주식의 세월 라보때*로 시작된 우리 식탁은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그 샛노란 기름 잘잘 뜨는 그대를 개나리 꽃잎이라 표현했던 우리의 林 시인은 지금쯤 제대로 동안거에 들어갔겠다 하여 어젯밤 오기처럼 후후 불어대며 꾸역꾸역 그대를 탐한 덕분에 아침인데도 여적 배가 아프다 *라보때 : 라면 보통 때움의 준말
착한 거울 송재윤 아무리 화가 나도 거울 앞에선 예쁘게 보이려고 웃어본다. 화난 얼굴은 안 예쁘니까, 마음은 웃고 있는데 자꾸만 얼굴이 찡그러진다. 거울은 내 마음을 잘 아나봐, 진실을 알려주는 착한 거울아 난 너만 믿어,
짙은 어둠은 새벽을 깨우고 공운 김경재 충북시인협회 회원 세상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멈춰 있다 시냇물도 흐르지 않아 훗날 이야기마저 얼려버리고 생명의 호흡은 멈춰 정적을 일으켜 세운다 벌거벗은 나무 작은 바람에도 툭 부러질 것 같다 태양은 휴가 중 보이지 않고 가냘픈 차가운 흐름만 마른 풀잎 깨우고 벗어버린 나뭇잎조차 나목을 울려 새벽은 오려나 듬성듬성 잔설이 남은 골짜기 산짐승 발자국이 아우성치며 추위에 떤다 침묵으로 말한다. 죽음보다 더 깊은 심연의 휘오리 바람 코끝에 맺힌 짙은 봄향은 신전의 문을 열고 봄의 여신은 후미진 산허리로 곧 달려올 거야
겨울 한낮 정남 충북시인협회 회원 사람이 걷는다 청둥오리가 물 위를 걷는다 햇볕 맑은 날이다 걷기운동이 건강에 좋다하니 실천해 봐야 그 뜻을 깨닫게되는 원리 한참 진행중이다 놀면 뭐 하나 잠 만 자면 뭐 하나 게으름으로 벼락부자 될 수 없듯이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얻어질 수 없는 세상의 이치 귀찮다는 생각에 포기하면 완벽한 탈락이다 모두들 걷고 있다 겨울 한낮 걸을수록 건강해지는 비법을 품은 모습이 참 곱다
갈등 정진헌 충북시인협회 이사 건국대학교 교수 소소한 일조차 이해관계에 얽힌 우리네 일상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그렇게 생을 말아 엮으며 그늘을 내리기에 갈등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일 뿐 함께 하는 우리네 삶의 정원에 얽히고설킨 매듭을 애써 풀지 말자 매듭을 풀지 않아도 위안의 보랏빛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지 않더냐 등꽃은 바람을 흔들지 않는다
풀리지 않는 문제 안창남 하루하루 긴장 속에 살아가는 인생 각 잡힌 삶, 틀에 가둔 삶 침대 끝 모서리 칼잠 자듯 위태위태한 하루 금방 터질 듯 빵빵한 풍선 우리는 외줄 위 광대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먹구름 속 가려진 해를 믿고 오로지 광명의 그 순간을 위해 오늘을 꾸역꾸역 살아낸다. 깊은 밤 먼데 기차 소리 아련하고 초침은 바쁘게 재촉하는데 이불속만이 내 유일한 안식처 빛은 하늘에서 오지만 밝음은 내 마음에서 오고 기쁨은 우주에서 오지만 희망은 내 오지랖에서 생겨난다 오늘 어떤 배역으로 연기하는 무대 위 배우로 살아낼까?
[충북일보] 최근 청주에서 고령 운전자가 대형교통사고를 내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반납제도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운전면허반납률은 1.6% 수준으로 기록됐다. 고령운전자 중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사람이 100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나머지 99명은 운전면허를 소지한 채 운전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충북 전역에서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한 지 벌써 5년이 됐지만 반납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가 지난 2021년부터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2022년도에 1.9%가 최고기록이다. 이후 2023년 1.79%, 2024년도 1.6%로 오히려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충북지역의 운전면허 반납률은 타 지자체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부산광역시가 3.5%, 서울 2.9%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인근 지자체인 대전의 2.5%보다의 절반 정도다. 그렇다보니 충북지역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 역시 당연하게도 늘고 있다. 실제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가 인공지능(AI)컴퓨팅 센터' 유치전에 충북도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도는 센터 유치에 성공하면 청주 오창에 들어서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해 데이터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충북도는 지난 2월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도는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국내·해외 클라우드, 통신, AI 기업 등과 접촉하고 있다. 센터 구축 사업에는 기업이 단독 또는 이들 기업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까지 컨소시엄 구성을 마친 뒤 참여 기업과 협의해 사업 계획서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센터 건립 부지도 확정한다. 청주와 충주 등 도내에서 전력 공급이 풍부한 지역을 대상으로 최적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이어 정부가 오는 5월 공모에 들어가면 지침에 따라 계획서를 최종 작성해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충북이 국가 AI컴퓨팅센터 건립의 최적지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수요가 가장 큰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국토 중앙에 위치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충북일보] 이영석(60) 충북예총 회장이 27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영석 신임 충북예총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는 만큼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이영석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예술인의 권익과 위상 정립 △창의성과 혁신을 위한 미래기반 구축 △충북예술의 글로벌 강화 △지속가능성과 통합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어느 한 가지부터가 아니라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만들어져야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예총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뿌리 찾기 일환으로 70년사를 발간하고, 원로 예술인의 발자취를 후배예술인들이 바라보며 귀감을 삼을 수 있도록 명예의 전당격인 충북예술원을 설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열악한 충북예총 재정현황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자생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원금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모사업이나 지자체 위탁사업 등을 통해 수익사업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속에 순수예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