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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1.14 14:47:16
  • 최종수정2024.11.14 14:47:16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어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었다. 이번에 시험을 친 사람들은 52만2천670명으로 작년 대비 3.6% 증가하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재학생이 34만777명이고, 졸업생(N수생)은 16만1천784명이며, 검정고시 출신이 2천109명이다.

이번에 실시된 2025학년도 수능 체제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에 따라 시험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직업),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구분되고, 모든 수험생은 한국사 영역에 반드시 응시하여야 하며, 나머지 영역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 영역에 응시할 수 있다. 그리고 국어,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공통과목은 공통 응시하고, 영역별 선택과목 중 1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 체제는 변경사항이 없을 경우 2027학년도 수능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어떻든 어제 수능 시험을 응시한 수험생들은 3년 아니 12년 동안 공부한 모든 것을 한 번의 수능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시험이 끝난 시점에서 보면 후련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12년이란 긴 시간 동안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 온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 한 번의 시험을 위해 지금까지 그렇게 고생을 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허전한 마음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모든 시험은 사람들을 긴장시킨다. 또 어떤 사람도 시험이라는 평가를 앞두고 마음이 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험은 누구에게나 불편한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에 살고 있던지, 어떤 사람이든지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긴장되고 불편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어떤 사회에 살든 경쟁이 없는 사회는 없다. 그리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를 구분해야 하고, 이를 위해 평가하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시험인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게다가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경쟁은 더 치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압박 또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인구밀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부모의 교육열도 매우 높아 다른 어떤 나라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현상을 언급하며, 미래 사회는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시험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기 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상대평가보단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물론 인구가 감소하면 경쟁의 치열성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더 좋은 것을 추구하고 더 높은 곳을 선호하는 한 단순히 인구 감소만으로는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마디로 줄 세우기는 필요 악인 것이고, 누구도 경쟁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살아있는 한, 아니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한 시험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수험생들은 인생의 통과의례라는 강 하나를 건넌 것이다. 지금까지도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다양한 시험을 보면서 살아왔지만, 어제 본 수능은 어찌 보면 지금까지 건너온 강 중에서 가장 큰 강을 건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고민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지금까지 수능이라는 큰 강을 건너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긴장의 끈을 당기기만 했으니, 이젠 조금은 긴장의 끈을 풀고 먼 산 한번 바라보자. 그리고 크게 심호흡도 하고,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여유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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