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충주 23.8℃
  • 구름조금서산 26.0℃
  • 구름조금청주 25.2℃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추풍령 23.4℃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홍성(예) 26.0℃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많음고산 25.8℃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제천 22.2℃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천안 24.0℃
  • 구름조금보령 26.1℃
  • 흐림부여 22.9℃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자살없는 건상한 사회 만들자 - 전문가에게 듣는다

"생명 존중 알리는 복합정책 필요"

  • 웹출고시간2009.06.09 18:46: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시경 교수

충북대병원 정신과 교수·진천군 정신보건센터장

최근 수년 동안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는 자살 사건이 반복하면서 자살은 개인의 문제 행동일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반영하는 주요 논제가 됐다.

자살과 같은 어떤 인간의 행동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환경적 요인이 복합해서 작용해 발생한다. 이러한 발생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그 행동을 설명할 수 있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자살도 자살에 대한 생물학적 혹은 유전적인 소인(체질)을 가진 사람에서 특정 사회환경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일어난다. 따라서 자살과 연관돼 자살을 부추기거나 예방할 수 있는 많은 요인들은 개인적인 것도 있고 환경이나 사회와 연관된 것일 수도 있다.

자살을 높이는 위험 인자와 자살을 예방하는 보호 인자에 대한 연구들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와 같은 개인의 생물학적 요인이 자살과 관련이 있다. 또한 독신, 이혼, 독거, 실직, 이민, 상실, 정신적 외상, 중증의 신체질환에 의한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 요인도 관련 있다. 반대로 천주교, 결혼 상태를 유지하는 것, 직업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어떤 요인들은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을 일일이 조절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보다 근본적이고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할 수 있고 게다가 어떤 방법으로도 조절할 수 없는 요인들도 있다.

자살과 연관된 대표적인 문제이면서 조절 가능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정신 장애다. 조사에 의하면 자살 사망자의 90%에서 정신 장애를 진단할 수 있었는데, 주요 우울 장애와 알코올 중독이 특히 연관했다. 그 외에도 양극성 장애(조울병), 강박장애, 공황장애, 정신분열병, 인격장애에서도 자살 위험성은 증가한다. 결국, 존재하는 정신 장애를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자살률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정신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가능한 조기에 확인함으로써 자살 사고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기 이전에 개입해 치료해야 한다. 설령 정신 장애의 증상이 심해 자살 행동이 임박했더라도 늦지 않게 정신과 진료가 이뤄진다면 정신과 전문의 진료와 입원 치료 혹은 약물 치료와 같은 적절한 관리로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많은 기관과 매체에서 우울증과 자살의 연관성에 대해 홍보하고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제적인 자살률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개인의 의식은 개선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울감으로 인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어도 진료 후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등의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벅차다. 그러나 적절한 진료 없이 가입 승인한 보험계약자의 자살 위험성 증가는 보험회사의 부담을 오히려 증가시킬 것이다.

모든 자살이 항상 정신장애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하였듯 자살 행동은 개인적 요인과 사회환경 요인이 작용하는 복합적인 인간 행동이다. 특히,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많은 자살 사건 속에는 자살 희생자의 심리적 의미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자신이 받고 있는 고통을 알리는 최후의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Durkheim은 자살을 이기적 자살과 이타적 자살, 무통제적 자살로 구분했는데, 이 중 이타적 자살은 일제시대나 민주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열사들의 자살처럼 자신이 속하는 사회를 위한 희생을 목적으로 하는 자살을 말한다. 성숙하고 민주적인 가정과 학교, 직장과 사회 분위기는 이러한 특정 유형의 자살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결국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한 복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자살 예방 정책에는 대중 교육, 미디어 대책, 학교 예방 프로그램, 정신 질환 대책, 정신 보건 서비스의 개선, 자살 시도자의 관리, 사후 관리, 자살 위기 개입 대책, 직장 및 실업 대책, 훈련과 교육 대책, 자살 방법의 제한 대책 들이 망라돼 있다. 국내에서도 공익광고나 생명사랑 캠페인과 같은 1차 예방과 생명의 전화, 정신보건센터나 자살예방센터 설립과 같은 직접적인 개입체계를 마련한 2차 예방 사업,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3차 예방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마련되고 있다.

자살은 단순히 정신장애 환자만의 문제도 아니며 정신과 진료실에만 국한하는 문제도 아니다. 자살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제이며 궁극적으로는 생명을 존중하고 경시하지 않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유관기관, 지역사회, 정신건강 전문가와 지역 주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유기적인 연계 체계를 통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끝>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