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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6.24 13:29:25
  • 최종수정2024.06.24 13:29:25

이철호

소월문학관 이사장

정치란 원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낼 때가 가장 좋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일반 국민들이 굳이 정치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며 논란을 벌이지 않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며 평온할 때가 최상의 정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명하고 도덕성이 높은 통치자가 다스리던, 중국의 요순지절(堯舜之節)에도 그랬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세종(世宗)이나 성종(成宗) 같은 성군(聖君)이 다스리던 시절에도 그랬다.

정치는 그야말로 태양이나 달처럼 그 존재는 분명히 있으되 사람들이 그 존재 가치와 고마운 역할을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듯이 소리 없이 조용히, 자신의 맡은 바 역할만 다하면 되는 것이다. 고요히 흐르는 강물처럼 유연하고, 바람이나 햇볕처럼 형체도 없이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베풀어 주어야 하는 것이 정치의 정도(正道)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는 완전 딴판이다.

사실 요즘처럼 정치에 대한 국민의 마음이 양극화되어 오히려 종교 이야기보다 더 심한 날을 세운 적이 있었던 것일까. 부정과 부패, 국민 기만이 너무나 심해 도저히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는 정서가 국민의 마음 깊이 뿌리 박혀 있다.

이렇게 경직되게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해서 비난하는데 온 에너지를 쏟고 지지하는 당이 아니라 하여 원수처럼 여기는 것은 국가적인 소모이다.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이러한 국민들의 감정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하고 국민은 나라를 위하는 그런 당연한 일이 왜 이토록 어렵게 되어버렸을까. 이익만 된다면 정의도 공의도 괘념하지 않은 사고가 팽배한 때문이 아닐까.

'요순지절'처럼 정치나 정치가들을 아예 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시끄럽고 답답한 시절의 백일몽(白日夢) 같기도 하지만, 요즈음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게 좋은 정치인들을 만나고 싶다.

소리 없이 유연하게 흐르는 정치, 따사로운 봄볕처럼 따스한 정(情)을 듬뿍 안겨 주는 정치를 느끼고 싶다. 요순임금을 찬양하던 백성들처럼 국민 사이 기쁨과 감사의 소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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