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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중앙공원 수백년 된 문화재에도 못질했다

병마절도사영문·망선루 등에도 소방시설 주렁주렁
수백년 된 문화재 기둥에 각종 시설 그대로 박아
전문가, "문화재가 폭삭 주저앉을 위험도 있어"
청주시, "안전에는 문제 없다…절차입각해 설치"

  • 웹출고시간2023.06.19 19:42:17
  • 최종수정2023.06.19 19:42:17

청주 중앙공원에 위치한 충북도지정 유형문화재 15호 청주 병마절도사영문(淸州 忠淸道兵馬節度使營門).

ⓒ 김정하기자
[충북일보] 속보=청주시가 최근 문화재 관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충북도지정 유형문화재 나무기둥에 못질을 하고 진동감지센서를 설치해 빈축을 산 가운데 다른 문화재에도 못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 25일자 1면>

본보취재결과 청주중앙공원에 위치한 도지정 유형문화재 15호 청주 병마절도사영문(淸州 忠淸道兵馬節度使營門)의 기둥에는 불꽃감지기와 경보기 등 소방설비들이 수십 개의 피스 못으로 고정돼 부착돼 있었다.

각종 전선들을 비롯해 전기설비들도 여러 개의 피스 못으로 나무기둥에 그대로 고정돼 있고 센서 카메라도 기둥에 박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주 중앙공원에 위치한 충북도지정 유형문화재 15호 청주 병마절도사영문(淸州 忠淸道兵馬節度使營門) 나무기둥에 소방시설들이 흉물스럽게 설치돼있다.

ⓒ 김정하기자
병마절도사영문은 청주읍성 안에 있던 충청도병마절도사영의 출입문으로, 조선시대 중기인 지난 1651년 충남 해미현에서 현 위치로 옮겨졌다.

이 문화재는 조선시대의 출입문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성곽 건축물로 역사적 사료로 인정받고 있다.

시는 최소 400년 이상 된 문화재에 각종 시설물을 그대로 박아버린 셈이다.

일부 못이 박힌 자리에서는 균열도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 중앙공원에 위치한 충북도지정 유형문화재 15호 청주 병마절도사영문(淸州 忠淸道兵馬節度使營門)에 나무기둥에 불꽃감지기가 부착돼 있다.

ⓒ 김정하기자

청주 중앙공원에 위치한 충북도지정 유형문화재 110호 망선루(望仙樓).

ⓒ 김정하기자
병마절도사영문 인근에 위치한 도지정 유형문화재 110호 망선루(望仙樓)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둥마다 소방시설이 그대로 박혀 있고 전선들 역시 못으로 기둥마다 고정돼 있는 상태다.

관리들이 머무는 숙소 역할을 했던 망선루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문화재다.

고려 공민왕이 1361년 홍건적의 침입을 물리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기념으로 청주에서 과거시험을 치르고 이곳에 방을 써붙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볼 때 최소 700년이 넘은 문화재다.

망선루에 대한 기록은 또 있다.

당초 이 문화재의 이름은 취경루(聚景樓)였지만 조선 전기 정치가인 한명회가 '망선루'로 이름을 고쳤다는 기록이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문화재 훼손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충북의 한 대학교수는 "문화재 기둥에 구멍을 뚫어 그곳으로 비와 이물질들이 유입될 수 있고 계절이 변하면서 겨울철 수분의 팽창이 일어나 기둥자체가 쪼개질 수도 있다"며 "기둥이 무너져 문화재가 어느 순간 폭삭 주저앉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예사 역시 "훼손 정도가 심해진다면 나무 자체를 교체해야되는데 수백년 전 나무들과 똑같은 수형의 나무를 구하긴 쉽지 않다"며 "보수 작업이나 시설 개선 작업 등이 필요해보인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문화재 전문가는 "시에서 설치한 시설물들로 이미 일부 문화재에서 쪼개짐이 발생하고 있다"며 "청주 전역의 문화재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관련 절차에 입각해 시설물들을 설치한 것이고 문화재 붕괴 등 안전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 중앙공원에 위치한 충북도지정 유형문화재 110호 망선루(望仙樓) 나무기둥에 설치된 불꽃감지기.

ⓒ 김정하기자
시 관계자는 "중앙공원 도지정문화재 병마절도사영문과 망선루에 부착된 시설물들은 지난 2010년과 2009년 각각 설치된 것"이라며 "당시 충북도에 설계 승인을 받아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무기둥들이 서로 접합돼 있고 묶여있는 구조이다 보니 소방시설 등 시설물들을 직접 설치해도 구조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며 "나무를 훼손하지않고 끈을 묶어 설치하는 밴딩처리나 다른 방법도 있긴하지만 문화재청의 지침에 그런 부분들이 명기돼 있는 부분은 없어 자체 방침에 따라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본보는 지난달 시가 도지정유형문화재 109호 '청녕각'에 균열 등을 감지하는 스마트안전관리센서 3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문화재를 훼손했다고 지적했고 시는 잘못을 시인한 뒤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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