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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빌려오고 싶어도 법 없어 못 빌려온다

이범석,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지 전시회 초청
직지 실물 대중 공개는 1973년 이후 50년만
국내 대여 전시 가능성에 시민 기대감 증폭부- 프, '압류면제법' 없이는 대여 불가 입장 전달

  • 웹출고시간2023.04.09 16:25:25
  • 최종수정2023.04.09 16:25:25

이범석 청주시장이 6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해외출장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정하기자
[충북일보] 이범석 청주시장이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주최하는 '직지심체요절 공개 전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직지의 국내 전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관련 법이 정비돼 있지 않아 직지의 대여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장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스페인과 프랑스, 폴란드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이 중 프랑스 방문은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직지를 대중에 공개하는 행사인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의 초청내빈 자격으로 방문하게 됐다.

직지심체요절 실물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지난 1973년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동양의 보물' 전시 이후 50여년 만이다.
이 시장은 직지의 본향인 청주를 알리고 행사의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이 시장의 방문으로 프랑스 측과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경우 직지의 국내 대여 전시 등이 추진 될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대여는 불가능 한 것이 현실이다.

프랑스의 입장에서 한국은 문화재를 대여해줄만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지난 2001년 직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당시 국내 대여를 요청했었지만 무산됐고 2006년 한·불 수교 130주년과 2016년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2018년 직지 국내전시 30만 범시민 서명부 작성 등 5차례에 걸쳐 국내 전시를 요구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프랑스 정부는 "압류면제법 없이는 직지의 대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압류면제법은 '국민에게 전시할 공익 목적으로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외국기관에서 자료들을 대여할 경우 대여 기간엔 다른 법률에 우선해 압류, 압수, 양도 및 유치 등을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법이다.

대여의 형태로 직지를 빌려줬다가 여러 이유를 들어 우리나라가 직지를 반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한 법이 제정돼야만 대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0월 일본 관음사에 있던 부석사의 금동관음보살상(고려시대 제작)이 국내 절도범들에 의해 국내로 들어온 뒤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례가 있어 한국은 문화재를 대여해주기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보살상의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다툼이 현재까지 10여년간 이어져오고 있어 직지의 경우에도 법적으로 문제를 삼으면 반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점이다.

이를 안심시키는 법이 '압류면제법'이다.

압류면제법이 제정되면 대여 기간 중 어떠한 압류나 압수, 양도가 일체 금지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대여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 프랑스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 법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당시 박경미, 노웅래, 이종배 국회의원이 여러차례에 걸쳐 제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 직지의 문화재 반환 등은 언감생심이다.

돌려받을 명분도 약하기 때문이다.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보관중인 직지는 한불통상수호조약에 따라 지난 1886년 초대 주한프랑스공사로 부임한 콜랭 드 블랑시가 국내에서 수집한 것으로, 1911년 파리 경매장에 나온 직지를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가 180프랑에 낙찰받았고 195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했다.

약탈 문화재라면 반환이라도 주장해보겠지만 정당하게 개인이 수집한 직지를 돌려달라고 하기에도 조금은 명분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시는 압류면제법 제정을 위해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과 프랑스 정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 추후 법제정 이후 대여 전시라도 추진해보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지난 6일 출국 기자간담회에서 "직지의 본향인 청주의 시장이라는 이유로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부터 내빈 초청을 받았다"며 "프랑스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직지 국내 대여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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