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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6.26 17:15:38
  • 최종수정2014.06.26 17:55:46
본론에 들어가기 전, '표절'(剽竊)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표절은 지적 재산권을 훔치는 명백한 도둑질이다. 다른 사람이 수집한 내용이나 표현을 옮겨 자기가 쓴 것처럼 발표했을 때는 더 큰 문제가 된다.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청주지역 의료기관에서 의사칼럼을 보내왔는데, 필자만 다를 뿐 3년 전 모 중앙지에 게재됐던 내용과 똑같았다. 표절을 넘어 복제 수준이었다.

내 상식선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홍보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어찌 된 연유인지 물었다. 해명이 재밌었다.

"아 그게, 의사들이 칼럼을 쓰다 보면 인터넷도 참조하고 그러는 부분이라…."

첫 문장부터 끝 문장까지 빼다 박았는데 참조라니. 정말 안타까웠다. 엄연한 저작권 침해인데도 표절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분명 말하지만 이건 상호 간 신뢰도의 문제다.

그 뒤 한두 차례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식'의 홍보를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의를 제기하자 담당자는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틀렸다. 기자에게 미안할 게 아니라 독자들에게 죄송해야 한다. 하마터면 기관에서 검증없이 재탕 됐던 칼럼을 의사의 이름만 바꾼 채 마치 새로운 사실인 양 독자들 앞에 펼쳐놓을 뻔 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제안 하나 해본다.

하락한 이미지를 다시 살린다는 건 대단히 힘든 일이다. 이런 식의 홍보가 오히려 쉽게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 있음을 명심, 또 명심했으면 한다.

한 가지 더. '아무나 하나만 걸려라'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빨리 접고, 그럴싸한 포장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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