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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청주삼겹살거리 함지락 대표

지난 주, 1년 만에 삼겹살 포럼 회원들이 다시 모였다. 20여 명이 넘는 회원들 가운데 몇 명밖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연락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회원들은 포럼의 취지에 아직도 공감하며 포럼 자체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삼겹살 포럼의 창립 취지는 그야말로 순수하고 의미 있었다. 유한한 삶을 사는 동안 내가 몸담고 사는 청주에도 삼겹살이라는 대표음식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삼겹살 거리가 전국적인 소통의 거리로 알려지길 바라는 소망이 첫째였고, 서민고기이자 소통의 문화적인 코드를 갖고 있는 삼겹살을 매개로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소통이 물 흐르듯 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둘째였다. 삼겹살 포럼이 다시 그 취지에 맞게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까· 지난해 4월3일 처음 개최된 '삼겹살 포럼'의 첫 의제는 '청주 삼겹살의 파절이 차별화 방안'이었다. 삼겹살과 함께 섭취하는 파절이는 육식과 채식의 영양학적인 균형을 맞춰주는 보완재로 청주 삼겹살의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이다. 청주삼겹살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달인 간장(또는 왕소금), 파절이, 묵은김치 등이기 때문이다. 포럼 회원들은 미리 고지된 의제에 대해 각자 알아보고 생각을 정리해 포럼에서 발표했다.

각계 13명이 참석한 포럼에선 여러 의견들이 쏟아졌다. 파무침과 파절이를 구별해야 한다, 업소별로 파절이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파절이라고 파만 고집할 게 아니라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파절이용 파는 유기농 파를 사용해야 한다,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춰 매콤하고 새콤하고 달콤한 파절이를 만들어야 한다, 수십 가지 파절이를 개발한 뒤 시식회를 통해 홍보해야 한다, 파절이를 포함해 청주 삼겹살의 3대 특징을 규정한 뒤 집중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삼겹살과 파절이의 구체적인 궁합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등등.

이후 매월 열리는 포럼에서는 청주삼겹살 홍보와 청주 삼겹살거리 정착을 위한 다른 의제들이 논의됐다. 제시되는 다양한 의견들은 포럼 회원인 시청 담당국장이 정리해 시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실제 업소에서 활용 가능한 의견들은 삼겹살거리 상인회장에게 전달해 거리 활성화나 식당 운영에 활용하도록 했다. 추가적인 검토과정이 필요한 의견들은 중장기 과제로 정해 충분히 논의한 뒤 적용하기로 했다.

포럼 회원들은 청주의 대표음식으로서 삼겹살의 가치에 대해 확신하는 시민들이었다. 청주 삼겹살의 명품화나 삼겹살 거리의 명소화를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역할을 해보려는 사람들이었다. 청주시에서 삼겹살 거리를 조성하기로 발표한 이후여서 포럼 회원들은 순수 민간 차원의 애향적인 시민모임으로 삼겹살포럼이 정착되기를 기대했다.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해 모임의 순수성과 선명성을 담보한 채 수범이 될 만한 시민모임을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다. 청주삼겹살 포럼 카페 회원 코너에는 '이문회우(以文會友)하고 이우보인(以友輔仁)하듯, 이지회우(以志會友)하고 이우보향(以友補鄕)하자'고 썼다.

그러나 실제 적용과정은 논의과정보다 어려웠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지만 시정 정책으로 반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설익은 내용이 많았다. 상인회에 여러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상인들은 오히려 간섭으로 받아들였다. 하나둘씩 포럼의 정체성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했고, 결속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회원 중에 누가 식당을 차려 아이디어를 실제 적용해보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며.

삼겹살 포럼이 원래 취지에 맞게 다시 활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다분한 세상살이에 취지가 좋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곳곳에 전투적인 구호가 난무하고 핏발 선 눈길들이 번득이는 세상에서 자신의 자발적인 관심과 결정으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해보는 것은 아무리 권유해도 모자라지 않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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