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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시작기 충주 민초의 삶의 모습은

충북대 정경임씨 논문
신식 상인 등장… 상점 운영하는 모습은 각양각색
가장 번화가인 삼부대에 우체사·종계사 등도 등장

  • 웹출고시간2013.05.20 17:39: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근대 시작인 1900년를 전후에서 구 충주읍성에는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충주읍성 지도로 원은 탄금대이다.

1백년전은 근대 문명의 기운이 막 싹트기 시작한 때로 묘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시기다. 상인 등 당시 충주의 민초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충주사학 최근호(제 27집)에 게재된 충대 대학원 정경임(박사 과정) 씨의 논문이 이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본래 '민초'(民草)는 학문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의미와 이미지 전달을 쉽게 하기위해 그대로 사용했다.

조선시대 상당기간 동안 방치됐던 충주읍성은 1869년(고종 6) 당시 충주목사 조병로(趙秉老)에 의해 개축된지 10개월 만인 11월에 완공됐다.

그러나 1896년 동학혁명군과의 전투과정에서 4개의 문루와 수문청(守門廳)이 소실됐고, 그후 일제에 의해 충주 시가지 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모두 철거됐다.

정씨 논문의 근거 자료가 된 충주 양안(量案·토지대장 일종)은 그 이후에 작성된 것으로, 읍치(邑治) 외에 민가, 농지, 산, 川(충주천·교현천), 渠(도랑), 原(언덕), 堤(둑), 성벽, 성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정씨의 논문에 따르면 당시 충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구 충주읍성 내부에 해당하는 공간인 '삼부대'(三部垈)이다.

삼부대는 전체필지 148개 가운데 관아와 민가가 114필지인 반면 농지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과거 충주읍성의 중심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삼부대에는 상인, 우체사, 종계소 직원 등 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했다.

먼저 삼부대 街家主(가점주). 즉 신식 상인으로 황성열, 유윤경, 엄덕영, 유인습, 이규한, 손한보 등 6명의 이름이 충주 양안에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매우 다양했다.

유운경과 엄덕영은 이른바 부농이면서 부업으로 상점을 경영했다. 특히 유윤경은 2만여평의 농토를 가진 부농이었다.

반면 이규한은 출퇴근하면서 상점을 경영한 인물이었다. 그는 구 읍성서문 밖에 7칸짜리 초가를 갖고 있으면서 삼부대로 출근했고, 또 금가면 등에도 밭을 갖고 있었다.

이에 비해 황성열은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지으면서 상점을 운영했고, 손한보는 가장 극빈층에 속하는 인물로 농지를 한 필지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오직 상점 운영에 생계를 맡겼다.

우체사는 삼부대 안에 위치하면서 기와 10칸에 780평(2천385척)의 공간 구조를 하고 있다. 어느 인물이 근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종정권은 지난 1896년 한성, 충주 등 전국 25개 처에 설치했다. 충북에서는 부(府)가 있는 충주에 유일하게 설치됐다.

종계소는 삼부대 안에 기와 6칸 310평(966척) 규모로 설치됐다. 종계소는 지석영(1855-1935)이 우두 보급을 위해 설치한 관청으로, 역시 도내에서는 충주에 최초로 설치됐다.

한편 지석영의 처가는 충주군 덕산면(지금의 제천 덕산면)으로, 개화기 신문에는 그가 어린 처남에게 종두 주사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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