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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0.31 14:11:36
  • 최종수정2024.10.31 14:11:41
수암골에는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싸늘한 달빛 찬바람뿐인 산중턱
옹기종기 붙어앉은 판자마을에
환한 봄볕이 마법을 부렸다.
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아이들
연꽃 흐드러진 꽃밭 지나고
꽃단장한 연탄재 탑을 돌아서
한바탕 펼쳐지는 풍물놀이 한마당
마을 아래 버려졌던 땅엔 번쩍번쩍
카페촌이 들어서고
코흘리개들이 뛰놀던 고샅길은
유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데
금이도 덕이도 떠난 판잣집 골방에는
전쟁통에 고향 등지고 눌러앉아
잠 못 이뤄 뒤척이는 까만 눈동자만
모진 세월을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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