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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장내리 동학집회 어느덧 '二甲'

제120주년 국제학술대회 개최
장내리에서 전국 연결하는 네트워트 처음 형성돼
당시 동학도 '民會·民黨' 소리들을 정도로 비폭력
도내 동학관련 유적 15곳 존재하나 훼손상태 심각

  • 웹출고시간2013.04.29 19:05: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보은 장내리 동학집회 제 120주년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26일 보은에서 열렸다.

보은 장내리 동학집회를 기념하는 국제 학술회의가 '보은 장내리 동학집회의 종합연구과 전망'을 주제로 지난 26일 보은문화원 시청각실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날 학술회의는 보은 장내리 집회가 발생한지 '二甲'(120주년)이 되는 해여서 어느 해보다 규모가 있으면서 내실있게 진행됐다.

국제학술회의답게 중국 학자도 2명이나 참가한 이날 학술대회는 1~3부로 나눠져 저녁 시간대까지 진행됐다.

먼저 홍일교 독립기념관 학예사는 '장위영 영관 이두황과 장내리의 파괴' 발표에서 "이두황은 청일전쟁에서 일본군이 이기는 것을 보고 점차 일본에 매료된다"며 "체포된 동학농민군 94명 중 73명을 일본군 진지 앞에서 사살한 것도 바로 그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도소가 있었던 보은 장내리는 동학교도에게 본부로 상징되던 곳이었다"며 "그러나 장내리에 진군한 이두황 군대는 일대를 샅샅히 수색한 후 수백 채의 집과 4백여채의 움막을 모두 불살랐다"고 밝혔다.

이어 등단한 왕현종 연세대 교수는 '보은 장내리 집회의 연구와 전망' 발표에서 "1893년 보은 동학집회는 1894년 농민전쟁으로 발전하는데 있어 중요한 공간이 됐다"며 "장내리라는 그 장소성에서 전국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네트워크 공간이 처음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조신원운동이 없었으면 보은 장내리 집회가 없었고 장내리 집회가 없었으면 농민전쟁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장내리는 동학의 못자리 역활을 한 공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오후들어 속개된 2부 발표회에서 임형진 경희대 교수는 '동학교단자료의 장내리 동학집회 기록검토' 발표에서 "1893년 장내리 집회에서는 교조신원대신 보국안민, 척왜양창의가 주창됐다"며 "이 시점에서 당시 동학운동의 목표가 일대 전환점을 맞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은 동학도의 집단적인 성격은 애국충절로 가득찼고 비파괴적이며 순진했다"며 "때문에 보은에 도착한 어윤중은 그들의 모임을 '民會', 그들은 '民黨'이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등당한 충북대 신영우 교수는 '聚語의 사료가치와 장내리 집회분석' 발표에서 "1차 사료인 취어는 장내리 집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그 특징은 대략 네가지 정도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네가지로 △장내리 집결자는 최소 2만3천명이었다 △돌성을 쌓았다 △보국안민과 척왜양창의를 쓴 깃발을 많이 세웠다 △평화해산도 가능했다 등을 꼽았다.

충북학연구소 김양식 소장은 '충북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보존과 활용방안' 발표에서 "충북에는 동학관련 유적지가 15곳 존재하고 여기에는 장내리 취회터, 대도소터, 김소천가, 불실전적지 등도 포함돼 있다"며 "그러나 도내 유적지 대부분은 훼손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동학을 바라보는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며 "동학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지역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보은지역 문화를 창출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상혁 보은군수는 서두의 축사에서 "120년전 동학도의 보은집회는 정부에 민권보호를 촉구하고 부패를 질타하며 외세침투를 경계하고자 했던 근대시민운동의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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