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발표 내용에는 영동 영국사지, 충주 숭선사지, 청룡사지 등에서 출토된 와당도 다수 소개돼 지역적인 관심을 함께 끌었다.
발표문에 따르면 고려 12세기에 처음 등장한 범자문양 와당은 양주 회암사지, 강화 선원사지, 영동 영국사지, 충주 숭선사지·청룡사지, 서사 보원사지, 예산 수덕사, 보령 성주사지 등 전국 14개 유적에서 출토됐다.
이와 관련해 와당 중 수막새의 문양을 분석한 결과, 범자+일휘문(A형), 범자+연와문(B형), 범자 단독문(C형), 범자+기하문(D형), 범자+운학문(F형) 등 6개 유형으로 대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휘문은 태양이 빛나는 문양을 말한다.
이 학예사는 이에 대해 "A형이 가장 이른 시기에 나타나고, C형은 조선시대 16세기 이후까지 나타나는 등 생명력이 가장 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량이 많은 영국사지 와당은 C, D, F형 등의 고른 분포도를 보였고, 충주 숭선사지에서는 C형이 많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범자문 와당 암막새는 수막새보다 비교적 단순화된 A~D형으로 분류됐다.
A형은 이른바 호상형(弧狀形·활모양 형)으로 선원사지와 수덕사, B형은 내곡형(內曲形·굽은 장식이 존재)으로 회암사지 출토 유물이 다수 포함됐다.
이밖에 C형은 내곡첨형(內曲添形·중복된 장식이 존재)으로 충주 숭선사지 것이, D형은 역삼각형으로 회암사지 유물이 포함됐다.
발표문은 "원나라 밀교의 영향을 받은 범자문 와당이 유교국가인 조선에서도 수용된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며 "이는 당시 기층민의 상당수가 그런 불교를 믿었고, 사찰은 그런 신앙수효를 건축에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범자 와당은 명문과 함께 장식성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사려된다"며 "이같은 장식성 때문에 와당 외에 범종, 향완, 풍탁 등에도 범자문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와당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범자문양은 '옴 마니 반메 훔'으로 발음되고, 그 뜻은 '오! 연꽃 속의 보주이시여 정결케 하여 구원하고서'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그는 밝혔다.
특히 맨앞말 '옴'은 'a-u-m'의 삼자(三字)의 합성어로, 월악산 빈신사지 사자 입모양과 일본 옴진리교도 등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 조혁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