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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향교 제기 46점 무더기 도난 당했다

도지사·시장 참여하는 등 충북 대표적 제사
안성에서 특수 제작… 유림에는 매우 소중
청주향교, 세종이 책 하사하는 등 역사성도

  • 웹출고시간2013.03.20 20:53: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전통 제기류 46점을 도난당한 청주향교는 "유림에는 꼭 필요한 것들"이라며 조속히 되돌려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위로부터 희준, 상준, 산뢰 등의 제기류다.

ⓒ 사진=문화재청
청주향교(전교 이종한)가 얼마전 전통 유교식 제사에 사용하는 제기(祭器)를 46점이나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제기류는 비지정문화재이기는 하나 조형성이 우수하고 도지사와 청주시장 등이 초헌관으로 참여하는 석전대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때문에 청주향교측은 곤혹스러워 하는 가운데 조속히 돌려줄 것을 바라고 있다.

문화재청은 도난문화재가 발생할 경우 이를 즉각 공개·수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목록에 청주향교 석전용 제기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이 쫓고 있는 제기류는 8종 46점으로, 지난해 10월 20~25일 사이에 보관 중이던 대성전 좌측건물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당한 8종의 제기는 '보', '궤', '희준', '상준', '작, '점', '산뢰', '용작', '촉' 등으로, 유기(鍮器)로 유명한 경기도 안성에서 특수 주문·제작했다.

특히 이들 제기류는 청주향교가 조선시대 국조오례의에 기술된 내용대로 형태와 무게 등을 주문한 것이에서 일반집 제기와는 격과 조형성을 달리하고 있다.

'보'는 벼(쌀)를 담은 제기로 궤와 합쳐 한 벌이 되며 네모 모양이다. '궤'는 수수·피를 담은 제기로 보와 합쳐 한 벌이되며 둥근모양이다

'희준'은 소형 술항아리의 일종으로. 예제(醴齊·담근지 얼마되지 않은 단술)를 담는다. '상준'은 코끼리 형상으로, 양제(중간정도 익어 푸른빛이 도는 술)를 담는다.

이밖에 '산뢰'는 청주를 다는 술잔으로 겉에 산과 구름 모양에 새겨져 있다. '용작'은 술 또는 물을 뜨는 국자로 손잡이에 용머리가 조각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참조>

청주향교 관계자는 "도난당한 제기류는 특수 주문에 의해 제작한 것이지만 금전적 가치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그러나 유림측의 입장에서는 매우 소중한 것들"이라고 밝혔다.

청주향교는 조선시대부터 매년 봄·가을에 전통 유교식 제례인 석전대제를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근래에는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이 초헌관, 도교육감이나 광역·기초의회의장이 아헌관, 유림측 인사가 종헌관을 맡아왔다.

한편 도유형문화재 제 39호인 청주향교는 초정약수에 거둥한 세종대왕으로부터 통감절요, 소학 등을 하사받는 등 조선시대 삼남 제일의 향교라는 소리를 듣은 바 있다.


'청주 향교(淸州鄕校)에서 대전(大全)과 경서(經書)를 청구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여기는 내가 행행(行幸)한 고을이니 보내 주라." 하였다.'-<세종실록 26년 5월 1일자 기사>

/ 조혁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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