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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2.06 13:46:47
  • 최종수정2025.02.06 13:46:47

김순구

(전)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감정평가사

지난 1월 29일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이었다. 설날이 '나이를 한 살 먹는 날',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날'에서 생겼다고 하지만, 시골에서 자란 필자의 또래들에게는 동네 골목을 꽉 채운 고소한 기름 냄새와 그저 왁자지껄한 마을 풍경 너머로 설빔을 입고 어른들께 세배하러 동네 곳곳을 누비던 날이었다.

설 전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해서 밤을 지새우다 깜박 잠이 들면 엄마가 밀가루로 눈썹을 하얗게 칠해놓아 눈썹이 센 줄 알고 눈물을 짜기도 했던 날! 차례 지내고 세배한 후 마을 어귀 작은 저수지인 포강의 얼음판에서 썰매 타기와 팽이치기를 하고, 거름 덩이에 쌓인 눈을 다져서 미끄럼을 타고 놀던 추억이 있는 날! 그날이 설날이었다.

설을 맞아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에게 새해 안부 전화를 하면서 고향의 설 풍경도 넌지시 물어보았다. 집을 떠나 직장생활을 하는 가족들이 간간이 설을 쇠러 오긴 하지만 모두 예전 같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젊은이들이 떠나 아이 울음소리를 들어 본 지가 오래고, 노인들만 살아가고 있다며 걱정스러워했다.

친구들 걱정만큼이나 우리나라도 걱정이 크다. 인구가 줄어 우리나라가 소멸할 거란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 버렸다. 지금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인구가 2100년에는 절반으로 줄고, 2500년에는 33만 명으로 줄어 소멸할 거라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상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나라로 우리나라를 지목하기도 했다.

출산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280조가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다. 지자체의 노력도 눈물겹다. 출산 장려금 지원, 신혼부부·다자녀가정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임산부 산후조리비·교통비 지원, 지역 정착 신혼부부 임대아파트 무료 제공, 셋째 이상 출산 시 5천만 원 지원, 임산부 행복 택시비 지원, 2자녀 이상 가정 수도 요금 할인 등 온갖 정책이 망라되어 있다. 그래도 인구수는 늘어나지 않으니 이런 정책들이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해가듯이 자식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 가고 있다. 필자의 부모 세대는 농사일을 도와줄 일손 하나를 보태고,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줄 대상으로 자식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태어난 자식은 자기 먹을 것을 가지고 나온다며 큰 걱정 없이 다산(多産)했다. 도와줄 일손도 필요 없고 노후 보장을 기대하지도 않는 지금 세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먹을 것을 가지고 태어나기는커녕 제대로 키워내기가 만만치 않다. 오히려 짐이 되고 준비해야 할 노후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많은 것 같다. 그 많은 출산 장려 정책에도 출산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 같다.

세상이 변하고 자식에 대한 개념도 변했다. 지금의 인구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신생아를 지원하는 정책도 좋지만 출산 부모의 노후를 도와주는 정책을 함께하면 어떨까. 출생아 수만큼 연금을 주는 출산노후연금 같은 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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