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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머리 화두 '민생 파탄·의료대란'

충북지사·청주시장 비판 목소리도

  • 웹출고시간2024.09.18 15:19:18
  • 최종수정2024.09.18 15:19:18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충북대학교 병원 응급실 입구에 경증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올해 추석 연휴의 밥상머리 화두는 먹고 사는 문제와 의료 공백 사태가 주를 이뤘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로 가계 실질 소득은 줄어들고 내수 경기는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졌다. 민생 경제는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겨야 할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여야의 끝없는 대결과 정치 실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 사태는 7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의사를 늘리고 의대는 증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주류였지만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국민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럼에도 정부와 의료계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 건강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입장만 관철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 즐겁게 보내야 할 명절인 추석을 맞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청주에 사는 직장인 박모(49)씨는 "물가가 올라 먹고 살기가 힘든데다 의료 공백이 장기간 이어지다 보니 살맛이 안 난다"며 "의료계는 지역 의료 현실을 외면하면서 자기 밥그릇만 지키려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자영업을 하는 곽모(38)씨는 "정부가 올해 초 물가를 낮추겠다고 선언했지만 생활 물가는 아직도 높은 편"이라며 "물가 안정과 내수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했지만 어느 하나 나아지는 것도 없고,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야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민생은 뒷전인 채 정쟁에만 힘을 쏟는 모습에 사실상 '낙제점'을 줬다.

먹고 사는 문제가 생존권 자체를 위협할 정도다 보니 지역 민심도 임계점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만과 비판은 충북 지역 단체장들로 이어졌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최근 현안 해결이나 팍팍한 도민들의 삶을 위한 정책보다 예산 낭비, 효용성이 떨어지거나 시급하지 않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청 울타리 제거, 잔디광장과 쌈지광장 조성 등을 예로 들었다. 도청 주변을 도보 관광벨트로 만드는 문화의 바다 공간 조성과 당산터널 개발 등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청주 성안길 인근 도로에 공원을 조성하려는 사업은 교통 혼잡과 불편을 야기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주민 김모(31)씨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 등을 거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며 "정말로 청주시민을 위한 사업인지 아니면 도지사 자신을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범석 청주시장에 대한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이 시장이 취임한 후 2년이 지났지만 지역을 위해 해놓은 것이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 시장이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선언한 '꿀잼 도시' 비전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먹고 사는 현실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데 문화나 관광 등을 즐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민들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시장을 비롯해 최근 청주시장들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두 단체장은 그나마 지역을 위한 사업으로 꼽히는 출산 장려 정책 등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산을 분담해 저출산에 대응하자는 김 지사의 제안을 이 시장이 거부하며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한 상태다.

두 단체장이 협력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하는데 오히려 '기 싸움'을 벌이는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김 지사와 이 시장의 최근 행보는 도민과 주민을 위한 일에 앞장서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아예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하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면서 "이제라도 주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민생을 살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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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문화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