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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 영월, 단종의 발자취를 그리다

  • 웹출고시간2024.08.08 13:54:56
  • 최종수정2024.08.08 13:54:59
영월, 단종의 발자취를 그리다
           백서 박관희
           충북시인협회 부회장



어린 맘속 가는 길 힘들어 앉습니다
비바람 몰아쳐서 피할 곳 하릴없고
한 서린 언덕 한숨을 쉬며 갈 뿐입니다

해 지는 서산 노을 쳐다보면 볼수록
억장이 무너져서 더욱 붉게 타는데
두고 온 인왕산 중전 처자를 그립니다

소리 없이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 따라
한 구비 그리움을 또 한 구비 잇는 사연
막막한 언덕 좁은 길 따라 갈 뿐입니다

열세 살 어린 왕의 의연함을 키우지만
흐르는 강물 어디 뱃머리 닫는 청령포구
한 서린 울음보 터져 눈물 왈칵 쏟습니다

소나무 숲은 어금니를 깨문 고적한 붓
하나 둘 떠난 만고 충신을 호명하면서
청명한 낙향 절벽 위 이름을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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