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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성안길, 불법 노점 사라지고 '상생의 길' 열렸다

전체 노점 7곳 중 허가 구둣방·불법 의류점 제외 모두 철거
의류점도 자진 철거 약속… 노점상들, 인근 상가 입주 예정

  • 웹출고시간2024.01.31 18:05:15
  • 최종수정2024.01.31 18:05:15

청주 성안길에서 영업하던 노점상(선 안)들이 자진 철거한 가운데 31일 노점이 있던 자리에 화분이 놓여져 있다. 자진 철거한 노점상들은 인근 상가에 세를 들어 영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청주시내 최대 상권인 성안길 일대가 탁 트였다.

20여 년간 이어온 불법 노점상들이 최근 스스로 점포를 거둬들이면서 청주시 임시청사 인근의 보행로가 제자리를 되찾았다.

노점을 철거하려는 지자체와 이를 막으려는 상인들이 맞서면서 흔하게 발생하던 물리적 충돌도 빚어지지 않았다.

31일 청주시 상당구에 따르면 지난 2014년만 해도 20~30곳에 이르던 성안길 노점은 올해 들어 7곳으로 줄었다.

이 중 구청 허가를 받은 구둣방과 관광안내소를 제외하고 의류점과 음식점 등은 모두 불법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현재는 구둣방과 의류점을 제외한 모든 노점이 건물이 해체됐고, 의류점도 자진 철거를 약속한 상태다.

불법 노점은 제도권 바깥에 자리하면서 줄곧 식품 위생과 사고 위험 등 안전 사각지대로 지적받아 왔다.

도로변을 가득 차지하고 있기에 도시 미관을 헤친다는 민원도 잇따라 구청 직원이 시시때때로 계도·단속했지만, 바로잡기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노점상 입장에서는 적게는 5만 원부터 많게는 20만 원까지 관련 과태료가 부과돼도 벌어들이는 수익이 훨씬 커서 이른바 '배 째라' 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이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것 같았던 불법 노점 철거 문제는 성안길 상권이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시 임시청사가 둘로 나뉘면서 주 손님층이던 공무원의 발길이 분산됐고, 용암1동 동남지구와 율량동 2지구 등 신시가지가 들어서면서 성안길의 위상이 많이 내려앉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전염병이 나돌며 시민들의 외출마저 뜸해지자 '임대 딱지'가 붙은 빈 가게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 노점을 접고 빈 가게에 입점하는 게 어떠하냐는 제안이 나온 것도 이때부터다.

상권 자체가 기를 못 펴는 데다 팬데믹을 거치며 시민들이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면서 노점상들도 이를 긍적적으로 받아들였다.

오랜 기간 장사를 이어오며 단골 손님도 확보해 인근에 상가 문을 연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점상들은 점포를 거둔 뒤 인근 부동산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밑지는 사람 없는 '상생 전략'이 통한 셈이다.

홍경표 청주 성안길상인회장은 "올해 들어 다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성안길에 상권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며 "노점상들도 어엿하게 상가를 차리고서 함께 잘 사는 성안길을 만드는 데 힘썼으면 좋겠다. 결단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황규범 구 가로정비팀 주무관은 "이번에 노점상들이 점포를 자진 철거하면서 도시 미관이 개선됐다"며 "시민 품으로 돌아온 성안길 보행로가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노점이 자취를 감춘 보행로에는 시민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도록 긴 의자가 놓일 예정이다.

/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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