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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내려놓는 여름 힐링여행 - 순천만

하늘이 내린 정원

  • 웹출고시간2013.07.07 18:03:16
  • 최종수정2014.01.12 15:59:21

'너를 보고 있으면

마음대로 흔들려도 될 것만 같아.

바람이 불면 바람처럼

비가 오면 비처럼

흔들려도 괜찮을 것 같아.'

-김청미 시인의 '갈대숲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라 했다. 때론 걷다 멈추고 눈을 감아도 좋겠다. 초록의 광대한 물결 같은 갈대숲이 마음껏 펼쳐진 곳이다. 어머니의 품처럼 수많은 생명들을 두루두루 보듬고 안아주는 곳이 바로 순천만 갈대숲이다. 싱그러운 여름의 갈대숲 사이로 사람들은 나무 길을 따라 천천히 들어간다. 자연의 일부분처럼. 하늘에는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끼룩거리며 날아가고, 멀리 마을과 산, 강 그리고 갯벌이 사이좋게 모여 있어 신세계를 펼친다.

순천시 해안 하구의 순천만은 우리나라 남해안 한가운데 위치한 항아리 모양의 작은 만(灣)이다. 육지에 깊숙이 인접해 있는 이곳은 갈대밭과 갯벌, 섬에 바닷물이 수시로 드나들고 여러 종의 식물과 바다 생물들이 함께 어울려 자라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라 일컬어진다. 정부는 지난 2003년 12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고, 3년 뒤 2006년 1월에는 연안습지로서는 국내 최초로 습지 보존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숲의 풍랑 속에 '풍덩' 빠져보자

청주에서 약 3시간을 달렸다. 순천 IC를 지나 곧바로 60년대~80년대까지 순천읍내거리, 달동네, 서울의 변두리 등 3개 마을이 시대별로 조성되어 있는 순천 드라마 촬영장을 거쳐 순천만생태공원에 도달했다. 차문을 열자마자,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 공기가 달랐다. 건조한 얼굴에 신선한 화장수를 한번 훅 뿌린 것 같은 청량한 느낌이다.

"이곳은 사람이 죽어나가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라. 하지만 흑두루미 한 마리만 죽으면 난리법석인 곳이여. 새들 보호한다고 저녁때는 네온간판도 못킨당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주차관리를 하는 아저씨의 말이 어쩐지 실감난다. 그만큼 철저하게 자연보호가 잘 된다는 역설적 표현이리라. 아침 일찍부터 달려온 길이라, 허기가 졌다. 이곳 순천만에 유명한 음식은 짱뚱어탕과 꼬막이다. 주인은 짱뚱어보단, 꼬막이 좋다고 했다. 짱뚱어는 가을이 제철이란다.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두툼한 꼬막을 벌리고 속을 꺼내먹는 맛이 그만이다. 간을 하지 않아도 그대로 바다의 맛이 우러났다. 통통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배를 채우고 난 뒤, 멀리 순천만 갈대숲을 바라보았다. 갈대숲은 거대한 물결처럼 바람에 휩쓸리다 이내 일어나곤 했다. 빨리 숲의 풍랑 속에 풍덩 빠져들고 싶었다.

소설가 김승옥의 고향이 순천(무진은 순천의 옛 지명)이고, 그의 소설 '무진기행'에서 소설의 주인공이 묵었던 무진포구가 바로 순천만의 바닷가 마을 한 곳이었을 것이다. 소설 속 안개와 푸른 갈대로 어우러진 순천만생태공원에 서서히 발을 디밀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봐

순천만 갈대숲은 관광버스를 타고 와서 빠르게 휙 둘러보고 말 곳이 아니다. 뚜벅뚜벅 걸으며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가슴으로 호흡해야 제대로 감상하고 참 맛을 즐길 수 있다. 꼬막요리 전문점 '정문'의 주인이 그랬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으면 갈대가 말을 걸어온다고. 그 소리를 듣지 못하면, 갈대숲 여행은 무의미하다고. 조금씩 갈대숲으로 들어서자, 몸이 저절로 힐링되는 느낌이다. 푸른 갈대의 몸체가 선연히 눈에 들어왔다. 순천만 갈대숲 기행의 시작은 무진교를 건너면서부터다. 갈대숲 사이에 나무로 만든 길은 산책을 한결 편하게 도와준다. 무진교에서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용산전망대까지는 약 5리(2km)다. 2km의 나무 길을 따라 걷는 산책길은 단연 압권이다. 아이들은 나무 길 아래로 갯벌에 뛰어노는 짱뚱어와 농게, 칠게, 갈게를 신기한 듯 바라본다. 또한 하늘은 어떤가.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지정된 흑두루미와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들이 날고 있으니 보이는 모두가 그대로 생생한 자연교육이 된다.

갈대는 봄철 새순이 오르고, 무더운 여름을 견딘다. 지금은 한껏 몸대를 뽑아내 성장하는 시기다. 푸른 기운이 감도는 몸통은 짙은 풀내음를 풍기며 바람에 서걱거린다. 눈을 감으면 그대로 파도소리인지 갈대의 소리인지 구별이 안 간다. 아득한 시원의 소리가 귓속을 간질이고 '서걱서걱' 제 몸을 부비면 내 마음도 저절로 따라가 그들과 한 몸이 된다. 사람들은 갈대에 섞인 자연의 음률을 들으며 홀린 듯 용산전망대로 향한다.


하늘이 준 정원, 순천만 갈대숲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동천을 끼고 있는 작은 동산이지만, 이곳에서 비로소 탁 트인 순천만 전체를 만날 수 있다. 천천히 마음으로 걷던 산책길에서 약간은 가파른 계단을 만나면 이것도 제법 운동이 되니 금상첨화다. 적당히 허벅지 근육에 힘이 들어갈 무렵이면, 간간히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작은 전망대가 위로하니 작은 수고쯤은 금방 잊히고 만다. 마침내 오른 용산전망대에서 만난 유명한 'S자' 수로를 만나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인공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조화를 그대로 목도하게 된다. 컴퍼스로 둥글게 원을 그려놓은 것처럼 잔잔한 물결은 둥근 형상의 습지군락을 만들어 냈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순천만 풍광과 시시각각 변하는 광활한 갯벌의 모습이 자연의 대서사시를 고스란히 읊고 있다. 오히려 풍경이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압도적인 자연 앞에서 사람들은 작은 어린아이처럼 유순해진다. 이곳에서 촬영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3층으로 된 전망대에는 '사진작가들은 1, 2층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이색적이다.

선착장에서 생태체험선을 타면 순천만의 풍광과 한결 가까워진다. 드넓은 갯벌과 갈대군락, 다양한 철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체험선에는 해설사가 동승해 이야기가 있는 생태탐조여행을 제공한다. 운항거리는 왕복 6km, 약 35분 소요된다. 어른4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5백원이다. 보통 1시간 단위로 운행된다. 왕복 천원하는 갈대열차도 낭만이 있다. 무진교에서 출발한다. 왕복 2.6km정도며 왕복 30분정도 소요된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서순천 IC나 순천 IC에서 나온다. 순천시내에서 벌교 방향 2번 국도를 타고 가다 순천청암대학 앞에서 좌회전해 818번 지방도를 타고 10분쯤 달리면 순천만생태공원이 나온다.

# 주변 먹거리

1) 벌교 꼬막 / 순천만 부근에는 유명한 음식이 두 개 있다. 바로 벌교꼬막과 짱뚱어탕이다. 벌교꼬막은 여타 조개와 달리 껍데기 표면에 굵은 골이 파여 있다. 꼬막 위 뚜껑과 아래 뚜껑이 맞물린 이음 사이에 집게를 대고 살짝 벌리면 '탁' 하고 껍데기가 분리된다.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씹히는 맛도 좋다. 꼬막으로 만든 요리도 다양하다. 양념장을 얹힌 꼬막, 꼬막으로 만든 탕수육, 꼬막찜, 꼬막회무침 등 더 나열해도 부족할 판이다. 꼬막정식은 보통 1인에 1만3천원한다. 순천만에서 20분정도 벌교로 가면 온통 꼬막천지다. 순천만 부근에는 꼬막전문점 '순천만 정문(061-746-1800)'이 괜찮다.

2)짱뚱어탕 / 짱뚱어는 봄에 시작해서 서리가 오는 가을철까지 잡으며, 겨울철에는 겨울잠을 잔다. 섬사람들보다 육지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좋은 짱뚱어탕 덕에 순천만과 여자만 등 남도의 갯벌에는 짱뚱어 낚시 전문가들이 등장할 정도다. 짱뚱어탕은 자식들도 못 먹게 하며 남편에게만 주었던 여름철 보양식이다. 시원한 국물은 술 먹고 난 뒤에 속풀이로는 최고다. 된장을 풀어서 만든 짱뚱어탕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짱뚱어의 속(애)이다. '애'는 엄지손톱만하다. 손질을 할 때 내장을 꺼내 '애'를 떼어서 모아둔다. 홍어국에 홍어 '애'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짱퉁어탕에 '애'는 필수다. 짱뚱어탕은 순천만가든(061-741-4489)이 유명하다. 짱둥어 탕은 작은 것은 3만원, 큰 것은 4만원한다.

# 주변 먹거리

1) 벌교 꼬막
순천만 부근에는 유명한 음식이 두 개 있다. 바로 벌교꼬막과 짱뚱어탕이다. 벌교꼬막은 여타 조개와 달리 껍데기 표면에 굵은 골이 파여 있다. 꼬막 위 뚜껑과 아래 뚜껑이 맞물린 이음 사이에 집게를 대고 살짝 벌리면 '탁' 하고 껍데기가 분리된다.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씹히는 맛도 좋다. 꼬막으로 만든 요리도 다양하다. 양념장을 얹힌 꼬막, 꼬막으로 만든 탕수육, 꼬막찜, 꼬막회무침 등 더 나열해도 부족할 판이다. 꼬막정식은 보통 1인에 1만3천원한다. 순천만에서 20분정도 벌교로 가면 온통 꼬막천지다. 순천만 부근에는 꼬막전문점 '순천만 정문(061-746-1800)'이 괜찮다.

2)짱뚱어탕
짱뚱어는 봄에 시작해서 서리가 오는 가을철까지 잡으며, 겨울철에는 겨울잠을 잔다. 섬사람들보다 육지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좋은 짱뚱어탕 덕에 순천만과 여자만 등 남도의 갯벌에는 짱뚱어 낚시 전문가들이 등장할 정도다. 짱뚱어탕은 자식들도 못 먹게 하며 남편에게만 주었던 여름철 보양식이다. 시원한 국물은 술 먹고 난 뒤에 속풀이로는 최고다. 된장을 풀어서 만든 짱뚱어탕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짱뚱어의 속(애)이다. '애'는 엄지손톱만하다. 손질을 할 때 내장을 꺼내 '애'를 떼어서 모아둔다. 홍어국에 홍어 '애'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짱퉁어탕에 '애'는 필수다. 짱뚱어탕은 순천만가든(061-741-4489)이 유명하다. 짱둥어 탕은 작은 것은 3만원, 큰 것은 4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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