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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옥

음성문인협회 회원

남편의 초등동창 일곱 명이 친목모임을 30여 년 전부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부부 모임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제주도로 날아가자며 새봄을 맞아 비행기를 탔다.

물 건너 제주에서 만나니 더없이 반갑다. 목소리가 까랑까랑한 서울 친구 부인이 일행을 이끈다. 그녀는 짧은 쇼트커트에 한쪽으로 가르마를 냈다. 큐빅이 박힌 머리핀을 꼽았는데 성격도 큐빅만큼반짝여서인지 TV의 나오는 연예인 같다.

얼마 전까지 세탁소를 운영 했던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이다. 처음 만날 때는 약간 투박한듯한데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친다. 여행하는 동안 실수가 있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말까지 정감 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주변을 걸었다. 그녀가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푼다. 한 달 전 세탁소 사업을 과감히 접었단다. 이십여 년 동안 가게 문을 단 하루도 닫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일을 접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며, 요즘 사는 게 가장 재미있는 시기라고 했다. 일할 때와 멈출 때를 아는 여인이다. 대부분은 일손 놓기를 두려워한다. 즐길 줄 아는 그녀와는 달리, 우리는 50대에 복숭아 농사를 시작했다.

남편은 굴착기 일만 하다 복숭아 농사를 짓겠다며 대들었다. 초보 농사꾼이라 처음부터 많은 묘목을 심지 않았다. 50주의 복숭아나무를 심었다. 전문가에게는 소꿉장난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잠 못이루는 나날이 많았다. 복숭아나무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했고 농기구도 변변치 않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다.

복숭아나무 소독하려 고무 통에 물을 받은 후 소독약정량을 희석하는 것조차 우왕좌왕했다. 호수를 경운기에 연결해서 약을 뿌릴 때 바람이 불면 소독약은 복숭아나무뿐만 아니라 사람한테도 날아들었다. 허점투성이였다. 이렇게 시작한 지 15여 년에 달한다. 그런데 갈수록 몸이 굼떠진다. 그녀와 달리 우리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역할에 매이는 건 아닌지 의기소침해진다.

일행은 호수 위 데크길을 지나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섰다. 온몸에 진한 동백 향이 감돈다. 머리 아픈 인공적인 향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본연 그대로의 진한 꽃향기를 맡으니 동화 나라에 들어선 것 같다. 바닥에는 온통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동백꽃이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 꽃 양탄자가 우리를 태우고 곧 하늘로 날아 올라갈 것 같다. 눈치 빠른 그녀가 가던 길을 가로막는다. 갖은 포즈를 잡게 한다. 지금, 이 순간을 기념으로 남겨야 한다며 영화 속 주인공처럼 연출하란다. 쉽진 않았지만 몇 번 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졌다. 그녀는 간간이 큰 소리로 삶이 뭐 별거 있냐고 외친다. 기운차다. 햇살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빛이 나는 동백꽃, 빨간 동백꽃말은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정의 의미도 있다. 일행 모두가 열정에 매료되어 인연이라는 붉은 꽃처럼 표현한 제주 여행이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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