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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5.21 15:04:46
  • 최종수정2024.05.21 15:04:46

윤진영

세명대 교양과정부 조교수

언제나 붉게 상기된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심지어 전혀 기분이 나빠질 일이 아닌데도 불쑥불쑥 화를 내며 공격적으로 반응하곤 했다. 처음 만난 아주머니가 귀엽다며 칭찬을 해줘도 "왜 나한테 말 걸었어요?"라며 버럭 화를 냈고, 늘 다니던 길목에 놓여 있는 익숙한 입간판을 보고도 "이게 왜 여기 있어!!"라고 소리를 지르며 발로 차 쓰러뜨리기도 했다. 당연히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크고 작은 싸움이 빈번했고, 어머니는 아이가 학교에서 사고를 쳤다는 전화가 오지는 않을까 늘 마음을 조리며 지내곤 했다. 급기야는 점심시간에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기 지루하다는 이유로 옆에 있던 여자아이의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어 피투성이로 만들었고, 결국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아이는 일 년 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 중이었는데, 주의력은 어느 정도 좋아진 듯 보였으나 공격성과 충동성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는 무엇보다 아이의 공격성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공격성이란 타인을 해치거나 상처를 주려는 의도를 갖고 행하거나 시도하는 언어적·행동적 행위를 지칭한다. 공격성은 그 의도와 형태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는 도구적 공격성,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겁주거나 괴롭히기 위해 욕을 하고 때리는 것과 같은 적대적 공격성, 힘의 과시를 통해 이득을 취하고 자존감을 높이고자 하는 도발적 공격성 등이 있다. 또한, 헐뜯기, 나쁜 소문 퍼뜨리기와 같이 사회적 관계를 파괴하는 관계적 공격성 역시 흔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공격성은 상당히 안정적인 속성으로 어린 시절 공격적이었던 아동은 청소년기 이후에도 공격성과 관련된 문제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많은 아동 연구자들은 환경적 요인에 주목한다. 부모의 훈육 방식, 부부간의 갈등 및 폭력, TV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통한 매체 폭력에의 노출은 공격성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 시절 가족의 경험은 공격성의 패턴을 배우는 온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신체적 체벌이나 위협을 통해 아동을 강압적으로 훈육하는 경우, 아동은 은연중에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신체적 힘을 사용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학습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모에게 매를 맞은 경험이 있는 아동은 친구나 동생이 잘못하면 때려도 되고 역으로 잘못한 사람은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아동의 경우 타고난 기질적인 요인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자라온 가정환경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이의 산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에 대해 아버지는 무섭고 가혹한 방식으로 훈육을 해왔고, 아이는 아버지에게 혼날 때면 소변 실수를 할 정도로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누적된 분노와 두려움은 아이로 하여금 세상은 자신에게 적대적이라는 피해의식을 키웠고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강한 공격성으로 반응하게 만든 것이다. 어쩌면 아이를 예의 바르게 키우고자 했던 아버지의 바람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주장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인격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감정, 권리, 욕구 등을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공격성과는 분명 구분되는 개념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서로의 생각과 기분을 자유롭게 나누고, 무조건 억누르려 하기보다 아이의 감정과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때,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권리와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을 충분히 보여준다면 아이는 공격성이 아닌 건강한 자기주장성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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