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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무환경' 학교 감시원 처우개선 시급

어느 당직 기사의 독백

  • 웹출고시간2014.09.24 14:52:51
  • 최종수정2014.09.24 14:52:51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줄고 중등 교사들의 업무가 마무리되는 4시 30분, 나는 출근을 한다.

밤과 낮으로 이어지는 출근 형태가 바뀐 건 현역에서 은퇴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집에만 있으면 뭐 하겠나는 생각에 얻게 된 학교 감시원이라는 직업을 갖게 되고 부터이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당직기사 등으로 불린 나는 익일 오전 8시30분까지 16시간 동안 학교를 책임진다.

빈교실의 문단속부터 CCTV가 미치지 못하는 구석을 순찰하고 외부인의 침입이나 화재에 대비하는 등의 일을 한다.

학교에 주5일제가 뿌리 내린 몇 년 전 부터는 근무가 그 전보다 하루가 더 늘어난 셈이다. 주5일은 16시간씩의 근무시간을, 나머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하루 종일을 학교에서 보낸다.

가끔 주말에도 개인 업무나 토요방과후 수업을 나오는 교사와 학생들은 나의 말벗이 되주곤 한다.

학교에 있으므로 해서 어린 학생들과 호흡하고 젊은 교사들과 함께 섞여 있는 것만으로도 활기를 느끼기도 한다. 교내에 많은 화분을 가꾸는 일들은 내게 소소한 즐거움 준다.

하지만 이런 긍정이 있는 반면에 부정적 요인도 항상 존재한다.

얼마 전 서울시 학교 감시원들이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노동조건을 개선하라는 기자회견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나도 그들과 같다. 대체 휴일제까지 추가된 지난 추석 명절은 누구에게는 달콤한 휴가였지만, 나는 6박7일간 자식의 방문도, 제대로 된 차례도 포근한 가족과의 식사도 함께 하지 못했다.

직업의 형태상 감수해야 하는 부분임을 알고 있지만, 명절이나 휴일 등 경우에 따라 늘어나는 업무 시간에도 매달 월급은 같다.

집안의 특별한 행사가 있어 업체-이들 대부분은 용역업체에 속한 직원들로 직접 학교와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가 업체를 통해 이들과 계약을 한다-에 사정을 보고하고 휴가를 쓰면 대체 근무자의 수당지급을 위해 내 월급이 감봉된다.

내 건강은 문제가 없지만 나와 같은 감시원이 홀로 근무를 서다가 쓰러졌는데 아침 조기축구를 하는 사람에게 발견돼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엇인가 완전한 개선책은 아닐지라도 격일제나 2교대 근무 등 업무 환경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절실하다.

누구나 직장 내에 애로사항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 때 지인에게 얘길 해도 그 긴 시간을 온전히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혹은 이 나이에 용돈 버는 직업을 가진 것이 어디냐는 조소 섞인 말들이 돌아온다.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도 언젠가 내 나이가 될 테고, 고령화가 사회로의 진입에 양질의 직업과 그에 합당한 조건은 하루라도 빨리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학교 감시원 A씨의 호소다.

늦은 저녁과 이른 아침을 홀로 해결하고,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긴 시간을 보내며 학교에 무슨 일이 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우리 아버지들이 있어 학교는 밝은 모습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 행정업무 관리자, 영양사, 조리원, 지킴이, 학교 감시원 등 누구 하나의 공백이 없어야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이들 모두 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합당한 대우를 제공 받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즐거운 학교 만들기의 필수 조건이다.

/ 신정섭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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