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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13 18:15: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기이한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벌어진 스님들의 도박사건은 충격적이다. 그동안 자주 회자됐던 정치적인 것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조계종단 고위 승려들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밤새 포커 도박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23일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이자 종단 원로였던 수산당 지종 대종사의 49재 전야에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가부좌를 튼 스님들의 손엔 카드패가 쥐어져 있었다. 입에는 연기 자욱한 담배가 물려 있었다. 주변엔 술잔들이 있었다. 일천만 불자들의 신심(信心)과 청정수행 불교기풍을 일거에 뒤흔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불자들을 포함한 국민들은 참으로 개탄스러워하고 있다. 이번 일로 조계종 총무원 부ㆍ실장 스님들은 일괄사표를 냈다. 자승 총무원장은 곧바로 참회 성명을 냈다. 하지만 가장 우려되는 건 이런 일이 왜 벌어지는 가에 대한 결론이 없다는 데 있다.

종교 성직자들의 타락엔 동서고금이 없었다. 그래서 어제 오늘 본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번 조계종 스님들의 일탈은 가히 막장 수준이다. 종단에서 제법 지위 있는 이들이 담배를 꼬나 물고 카드패를 쪼아보는 모습은 기가 차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했다. 번듯하게 튼 가부좌에서만 그나마 절 밥의 이력이 엿보일 뿐이다.

불자들은 보조국사 지눌의 혁명적 사상을 다시 들춰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눌은 조계종의 사실상 개조로 추앙되는 분이다. 세속의 권세와 향락에 취한 고려 불교의 타락상에 분연히 반기를 든 혁명가였다.

돈오점수(頓悟漸修)와 정혜쌍수(定慧雙修)는 지눌의 가장 핵심사상이다. 결국 불교가 본연의 순정한 수행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도 닦는 이들은 탐욕과 음욕을 멀리하고, 머리에 붙은 불 끄듯 스스로 살피고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말지니." 수심결(修心訣)의 내용이다.

그런데 수행정진에 모범이 돼야 할 지도급 스님들이 거액의 도박판을 벌였다. 그 것도 시줏돈으로 말이다. 이는 결국 종단의 도덕적 결함을 드러난 셈이다. 조계종은 자승 총무원장 취임 이래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를 강조해 왔다. 지난해부턴 '자성과 쇄신 결사(結社)' 운동을 벌이는 등 내부개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다.

호텔방의 스님들이 부처의 도를 깨달았다면 도박판을 벌일 리 만무다. 따라서 원인은 한마디로 종단의 부패와 타락이다. 오늘날의 종교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소리가 자주 나온다. 더 이상 기대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고 한다. 종교인들이 가장 신뢰하지 못할 일들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결국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계종 스스로가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이 중요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온갖 비리소문은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이번 사태로 조계종단 갈등은 더 확산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치닫는 형국이라고 한다. 종단은 불교와 조계종의 회생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대 개혁불사도 서슴지 말아야 할 상황이다.

조계종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진정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더 강력한 쇄신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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