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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19 19:21: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대 넥센간 시범경기에서 31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첫 만원사례를 기록한 지난 18일 충북 청주에서 휴일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이 또 있었다. 충북 정치 1번지 청주 상당 선거구에서 공천을 확정지은 새누리당 정우택 예비후보와 관련된 비위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비위내용은 지난 15일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서 시작됐다.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글은 정 후보가 충북지사 시절인 지난 2007년 제주도 출장 당시 골프를 친 뒤 변태적인 성상납까지 받았고 성상납 현장은 특정정당 소속 국회의비서도 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덧붙여 정 후보가 한동안 청주에서 일식집을 운영했던 미혼녀와 불륜관계를 맺었고, 6·27지방선거 직전인 2010년 6월초 기업인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폭로도 포함됐다.

이 글에는 정 후보가 룸살롱을 출입한 날짜와 그가 법인카드로 지불한 술값·화대 금액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또 정 후보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후보가 공천장을 받도록 하기 위해 새누리당 공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정 후보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이 아닌 악의적 흑색선전으로 명예를 훼손한 범죄 혐의자 3명을 찾아내 검찰과 경찰에 고발조치했다"고 반박했다. 지역언론은 정 후보와 관련된 일련의 의혹들을 대서특필하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진영에서도 이를 근거로 정 후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일을 접하면서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실체가 없는 익명의 제보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본질을 이상한 반향으로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마녀사냥'식으로 해당자는 물론 그의 주변사람들을 맹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들을 난도질 하는 것인가. 경찰이나 검찰은 익명의 제보나 투서, 진정 등에 대해서는 수사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무분별한 의혹제기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고 공권력 납용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사법부 역시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정확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 후보에 대한 비위사실을 누가, 어떤 의도로 터트렸는지는 지금 상황에서 알 수 없다. 그러나 문제의 블로그에 쓰여진 내용대로라면 누가 봐도 불법적인 일을 정 후보는 자행했다. 그런데도 익명의 제보자는 정 후보를 당시 경찰이나 검찰 등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하지 않고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지금에 와서 불특정다수가 공유하는 인터넷 상에서 공표했다는 점은 무엇인가 목적을 둔 비겁한 짓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적어도 밝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정 후보의 고발로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조만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그 안에 '~카더라'식의 유언비어로 총선분위기가, 지역분위기가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이라도 익명의 제보자는 가면을 벗고 당당히 나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충북도민 더 나아가 국민들에게 도리된 일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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