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 활동 활성화가 필요하다

식량이 무기가 됐다. 식량의 자급자족이 곧 세계 선진화란 구호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우리가 식량난에서 벗어난 지는 불과 몇십년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보릿고개를 겪으며 겨우겨우 하루 세끼를 연명하기도 힘들었다.

이런 보릿고개를 탈피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단체가 4-H회다. 4-H란 머리(Head), 마음(Heart), 손(Hands), 건강(Health)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4개의 머리글자(H)다. 우리는 이들 단어의 의미를 각각 지(智), 덕(德), 노(勞), 체(體)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물론 4-H운동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한마디로 낙후된 농촌부흥운동이었다. 우리나라에는 해방 이후 도입됐다. 6ㆍ25전쟁 중인 1952년 정부 시책으로 채택됐다. 운동의 주요골자는 오늘날의 새마을운동과 매우 유사했다.

그런데 사실은 미국이 무상원조하는 밀가루로 식생활을 개선, 쌀 대신 밀가루로 위장의 개조화가 숨겨진 4-H운동의 전략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그래서 초기 4-H운동이 위장의 식민지화에 기여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찌됐든 우리나라에서 4-H운동은 국가의 장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단체활동으로 승화됐다. 지·덕·노·체의 4-H이념을 생활화함으로써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토록 하는 사회교육운동이 됐다.

충북에도 1960년대를 정점으로 도내 전 마을로 확산됐다. 주요 활동은 식량자급, 산림녹화,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작목별 다수확과제 등으로 새마을운동의 밑거름이 됐다. 문맹퇴치를 위한 야간 공부방 운영, 자기계발을 위한 웅변, 연시, 건전오락 등으로 국가 도약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산업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농촌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났다. 청년층 4-H회원 수는 급감했다. 현재는 성인층 비율이 10% 미만이다. 자연스럽게 중·고등학교 중심으로 4-H회가 조직됐다.

충북4-H회는 영농과제 교육장을 운영하면서 배추묘 심기, 무 씨앗 파종 등 자연과 함께 흙을 접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연말에는 김치를 담가 요양원 등에 나눠주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주 (사)충북지역개발회가 주최하고 본보와 충북4-H본부가 주관한 제32회 충북4-H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농기술개발 부문과 우수학교4-H회 부문, 유공지도교사 부문으로 나뉘어 수상했다. 4-H기금확대 등 많은 후원으로 농촌후계세대 육성에 이바지한 공적이 큰 기업체 회장에게는 감사가 전달됐다.

4-H운동은 다른 청소년 운동과 다르다. 자연을 사랑하고 우리 농촌에 애착을 갖게 하는 운동이다. 농촌청소년의 경우 영농인으로서 자질을 배양할 수 있다. 대개 우리 주변의 청소년 교육은 지육·덕육·체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4-H운동은 여기에 노육(勞育)을 추가하고 있다. 현장교육과 실천과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다시 4-H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본다. 4-H운동이 다시 불붙어 선진시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촌의 젊은이들이 미래 주역의 산실 역할을 하기 위해선 4-H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회 각층이 4-H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선진 미래를 이끌 젊은 4-H인들이 국가 활성화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