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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1 17:31: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동네 반장'이 '학교반장'만도 못하다는 자조섞인 소리가 자주 나온다. 과거 1970~80년대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동네 반장(班長)이 초등학교 반장보다 못한 감투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반장은 △행정시책의 홍보와 주민의 여론 및 요망사항 보고 △지역의 공통 관심사항 및 생활민원의 신속한 처리 △동 관내 각종 봉사활동 지원 △통·반원의 비상연락 훈련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전시엔 비중이 더 커진다. 전력 자원의 동원과 전시생필품 배급 등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통·반장 역할 비중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통장이 사실상 모든 업무를 도맡게 됐다. 반장이 주도했던 '반상회'는 점점 흐지부지해졌다.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반장의 실질적 역할이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질적 권한을 잃어버린 반장은 감투를 벗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통장에 비해 형편없는 '수당'도 입맛을 잃게 했다.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통장은 매월 20만원의 활동수당과 4만원의 회의수당을 받는다. 상여금도 200%다. 1년 기준 328만원의 '짭짤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반면, 반장은 연 5만원이 전부다. 그들 입장에선 일할 맛이 안 날 수밖에 없다.

"통·반장 다 해먹어라"라는 말이 있다. 흔히 사소한 일까지 간섭하고 챙기는 윗사람의 독선적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그러나 반장은 하고싶어도 하기 어렵게 됐다. 대개 분류만 돼 있을 뿐 실제로는 구성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1년 10월 말 현재 청주시는 994통 4천938반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아파트나 밀집 형태의 주거단지의 경우 자율적인 자치 조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동네 행정의 실질적 말단은 통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장의 실질적 역할이 없어진 셈이다.

반장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그렇다고 당장에 폐지할 수도 없다. 지자체 조례의 상위 법률인 '지방자치법'에 반장 제도가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통장들의 머리도 아프게 됐다. 반장 위촉부터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노인들인 반장들을 부리는 건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동네 반장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반장들은 우선 각 시·군·구청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고지하고 홍보하는 주요 행정 사항들을 알리는 '알리미'들이다. 이를테면 새로 시행되는 각종 정책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통장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반장의 역할도 그에 못지않다. 농촌지역의 경우 더욱 그렇다. 농촌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 정보통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농촌에선 아직까지 구두전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반장의 역할은 여전히 크다.

반장들은 지역사회의 행정 전령사들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도 아니다. 지역 주민들과의 친화는 기본이고, 무엇보다 희생과 헌신·봉사 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다. 따라서 '통·반장 다 해먹을 수 있는 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 참을성 있고 헌신적인 사람이다.

반장 없는 통장은 없다. 통장 없는 동장도 없다. 동장 없는 시장도 없다. 반장은 각 자치단체 행정체계의 말단이다. 따라서 반장에 대한 처우개선도 서둘러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반장은 지역에서 봉사에 앞장서는 지역의 주역이다. 폐지보단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게 더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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