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후보 선택 기준을 만들자

10·26 충주시장 재선거 구도가 거의 확정됐다. 단적으로 범한나라당과 민주당 구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앞으로 4명의 후보가 벌일 치열한 경쟁과 주민들의 선택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충주시장 선거에는 당초 10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 되면서 일부후보가 사퇴하거나 경선으로 출마를 접었다. 아직 후보등록이 끝나진 않았지만 지금은 4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민주당 후보를 제외한 후보 3명은 한나라당 후보거나 한나라당과 관계된 인물들이다. 이번 재선거가 범 한나라당(3) 대 민주당(1) 대결로 규정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범 한나라권으로 분류되는 충주시장 출신 두 후보는 공천경쟁에서 밀리면서 말을 갈아탔다. 와신상담 본선에서 '설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표 일부가 갈라질 것이란 예측도 여기서 나온다. 민주당은 사정이 좀 다르다. 탈락한 경선 후보 3명 전원이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경선 흥행을 본선거전까지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이번 충주시장 재선거는 그냥 단순한 시장선거가 아니다. 내년에 있을 총선이나 대선에 어떤 의미로든 연결돼 있다. 한 달 전 치러졌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를 불렀다. 그 틈새에 '안철수 바람'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기존 정치판을 뒤흔든 광풍이었다.

충주시장 선거 역시 범여권과 범야권의 총력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까지 긴 여운을 드리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여권과 야권 모두 '진검 승부'를 벼르는 이유도 같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선거는 정당이나 후보자들의 것이 아니다. 유권자인 지역주민들이 주인이란 점이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일해 줄 위임자를 찾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절대로 방관자가 돼선 안 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충주시장은 앞으로 3년 동안 21만 충주시민을 대표해 시정을 이끌어 갈 주민대표다. 후보자 각각의 도덕성과 능력 등을 살펴보고 제대로 투표를 해야 한다.

공직자의 첫 번째 덕목은 도덕성이다. 도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충주시민이 제일 싫어하는 재선거를 또 치를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1천300여 공직자들의 인사권자로서 공정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충주발전을 이끌 수 있다.

어찌됐든 충주시민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선거가 충주시민들에게 주는 의미 때문이다. 충주시민들은 그동안 몇 번의 재보궐 선거를 치르며 선거기피증에 걸릴 정도로 예민해졌다. 이번에 또 잘못 뽑으면 안 된다. 결격 사유가 있는 후보라면 미리 찾아 투표 전 철저하게 검증해 배척해야 한다.

2012년, 우리 국민은 또 한 번의 큰 풍랑을 맞게 된다. 4월 19대 총선에 이어 12월에는 18대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선거 모두 국민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다. 하지만 정치권은 권력 쟁취가 더 우선이다. 그런 탓에 숭고하고, 성스럽게 여겨야 할 선거가 걱정부터 앞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충주시민들은 10월26일 충주시장선거를 통해 충주시민들의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금부터 나름대로 판단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 게 실수를 줄이는 현명한 선택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