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민간단체 목소리도 귀 기울여야 한다

청주ㆍ청원 통합 분위기가 점차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청원군 일부 민간단체에서 독자적 시 승격 추진 후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을 추진하자고 나서, 통합 주체와 미묘한 신경전이 연출되고 있다.

현재 시 승격 주장을 밝힌 단체는 청원미래발전협의회와 청원 텃밭포럼 등 두 단체다.

청원미래발전협의회는 충남 당진군 시 승격과 관련, 청원군도 뒤지지 않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선 시 승격이 선행된 후 통합을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는 청원시 승격에 관한 의견서를 청주·청원 통합 군민협의회에 이미 제출한 상태다.

청원 텃밭 포럼도 이 같은 여론에 동참하기로 하고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 졌다.

이들 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청주와 대등한 입장에서의 통합을 위해 먼저 청원시 승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주민 대다수가 청원시 전환 후 통합을 원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시 승격 의견을 연구용역에 반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당진시 승격 법률안이 지난달 29일 공교롭게도 청주·청원 통합 중간용역발표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중에 발표돼 여론 형성에 탄력을 주게 된 셈이 됐다.

주민들은 청주시의 재정 적자가 이처럼 많은데 굳이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논리와 진정성도 없으면서 정치적 논리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당진군 시승격 법률안 통과 여파가 독자적 시 추진 후 통합을 주장하는 여론을 부추기는 촉매로 작용하면서 기존 통합추진에 적잖은 파장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청원군은 통합추진은 어떤 영향과도 상관없이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종윤 청원군수는 지난 22일 청주시청에서 열린 청주·청원 광역행정협의회에서 ··일부 민간단체가 독자적 시 승격은 생각하지도 않았고 또 그런 방법은 오히려 청원군 미래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고 독자적 시 승격 추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통합에 앞서 시 승격 후 대등한 입장에서의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지금 통합 추진이 잘되고 있는 시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까지 양측 주민들이 통합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당위성 등을 집중 홍보해 부담 없는 통합 모드 분위기를 조성하고 2013년 청주ㆍ청원통합법에 기초해 행정적인 절차 등을 준비하고 2014년 통합시장 선출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 군수의 의도다.

다만 이 군수는 행정기관이 (통합에 대해)나서면 군민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만큼 민간기구인 통합 군민협의회를 중심으로 통합과 관련 된 모든 부분을 일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군수의 이 같은 발언은 청주·청원 통합 추진이 과거 3차례나 시도됐다 무산된 점은 전적으로 공무원과 단체장 주도로 정치적 안목에서 풀어가려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해 실패 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제는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완벽한 '민(民)주도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청원시 독자적 추진 여론을 묵시하지 말고 그들의 논리와 입장을 분명히 직시해 볼 필요성이 있다.

단순하게 시승격을 추진하자는 의견을 보인 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내면에 깔려있는 의도를 정확히 짚고 필요하다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 이해와 화합을 이끌어내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작정 위해가 된다는 적대적 관계 정립보다 포용하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통합모드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