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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7.24 16:43: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학에서 '학점성형'이 유행한 지는 오래됐다. 지금은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을 뿐이다. 모두 취업 때문이라고 한다.

학점성형은 이른바 나쁜 학점을 버리고 새로 높은 점수를 취득하기 위해 해당과목을 재수강해 높은 점수로 바꾸는 방식을 말한다. 학점 성형이 유행하다 보니 학생들은 오히려 점수가 낮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 재수강 허용 기준인 C+를 달라고 요청한다고 한다. 그러면 재수강한 뒤 A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 어이없는 현상이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지방대 졸업생에게 높은 학점은 '취업 스펙'의 기본이다. 충북 도내 대학 등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이 4학년 등을 대상으로 재수강이 가능한 과목까지 포함해 이수한 과목 중 5∼6학점을 스스로 포기, 학사기록에서 삭제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를 운용하고 있다.

점수가 낮은 과목의 학점을 포기하면 평균학점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이 제도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청주대의 경우 5학점 이내에서 학점포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학기와 2학기에 각각 571명, 986명 등 총 1천557명이 6천784학점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의 졸업생이 3천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이 제도를 이용해 평균 4.4학점의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분석된다.

누가 뭐래도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은 취업이다. 1학년 때부터 학점 관리, '스펙' 쌓기를 위한 어학연수와 자격증 취득, 그룹 스터디 등 취업 준비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이해한다. 당연한 과정이다. 취업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취업문은 자꾸만 '좁은문'이 돼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진짜 중요한 공부보다 학점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안쓰러운 일이다.

학생들의 학점성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학교 졸업생들과의 학점 경쟁에 대한 대학들의 부담과 재수강제도라는 학점 성형은 학점의 가치와 변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더 웃기는 일은 재이수 성적이 원래 받았던 성적을 그대로 '덮어버린다'는 점이다. 그리고 예전 성적이 학점 누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학점 세탁도 제도화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기가 받은 학점을 맘에 들 때까지 수용하지 않는 심리가 학생들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아 가는 데 있다.

학점 성형에 익숙한 학생들이 받는 성적의 속내를 알면 더 비참해진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대학이 A학점과 B학점을 합해 최소 50%에서 최고 70%까지 주고 있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성적이 입력되지 않는다. 그러니 현행 대학제도에서 C학점이란 것은 예전의 D 이하의 성적이나 마찬가지다.

대학원 면접이나 신입직원 면접을 볼 때 4.0을 넘는 성적을 수두룩하게 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 모두 학점 세탁과 성형을 조장하고 묵인하는 대학 당국과 정부의 책임이다. 결국 성적을 잘 주는 교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대학의 근본까지 흔들고 있는 셈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사회주의 국가가 망한 이유는 크게 한 가지다. 성적 나쁜 학생들이 많으면 가르친 교원이 징계받는 제도 때문이다. 성적관리는 학생 스스로의 몫이다. 학교가 나서 관리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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