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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 오송역의 하루

출퇴근 국책기관 직원들로 아침저녁시간 수백명 북적
시간 여유로운 여행 위해 부산행 KTX 이용객 급증

  • 웹출고시간2011.01.02 19:10: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오송역의 하루2010년 11월 1일 충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고속철 개통.

경부고속철이 오송역에 정차하기 시작한 날이다.

이용객수가 평일 3천명을 넘어서면서 새해를 맞는 오송역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송역의 24시 풍경을 통해 희망찬 충북의 미래를 조명했다.

2011년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오송시대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길을 연 KTX가 우리에게 희망과 도약, 그리고 번영을 약속할 것 같다. KTX 오송역 개통으로 서울과 청주는 1시간 이내, 서울과 부산은 2시간 이내 생활권으로 바뀌었다. 연간 1조원 이상 물류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KTX오송역은 이제 명실상부한 국토의 중심축이다. 오송역이 전국을 하나로 묶는 기점역인 것처럼 이제 대립과 반목의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과 화합의 한 해를 만들자

ⓒ 김태훈기자
'뿌우~~~~.'

붉은 해가 떠오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데, 어둠 속 적막을 깨는 기적소리가 우렁차다.

시골의 새벽잠은 꼿꼿하게 목을 세운 수탉이 알렸는데…, 오송의 하루는 멀리서 달려오는 KTX가 자명종을 울려댔다.

아침 7시23분.

쏜살같이 달려오던 첫 기차가 역 플랫폼에 멈추자 옷깃을 바짝 치켜올린 사람들이 하나 둘씩 쏟아져 내렸다.

새벽잠을 설치고 서울에서 6시35분차에 몸을 실은 국책기관 직원들이었다.

부리나케 정거장에서 내려온 직원들은 아침을 걸렀는지, 2층 역사 한켠에 자리한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식사라고 해야 대충 접어놓은 세모난 모양의 삼각김밥과 두유 한병이 전부다.

어떤 직원은 컵라면으로 비운 속을 채우기도 했다.

첫 차를 타고 온 직원들이 하나둘씩 역을 빠져나가기 무섭게 30여분 뒤인 아침 7시 58분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 도착한 이용객보다는 2배 정도 많아 보였다.

족히 100명은 돼보이는 수많은 국책기관 직원들은 시간에 쫓기는 지 조촐한 아침을 챙길 여유도 없어 보였다.

몇몇 사람들만 편의점에 잠깐 들러 끼니를 때울만한 음식을 서둘러 챙기고 1층 출구를 향해 뛰어갔다.

다시 40분이 지나 8시 43분 기차가 역에 도착했다.

두번째 기차보다는 적었지만, 수십명의 사람들이 또다시 분주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출근 시간이 다가왔는 지 행여나 늦을까 부리나케 역을 탈출하기 바빴다.

오송역사 밖에서는 직장으로 향하는 직원들이 정신없이 셔틀버스를 타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전날 밤 안전(?)하게 주차해 놓은 자가용의 운전대를 잡기도 했다.

다시 안으로 들어와 본 역사 안. 이번에는 부산으로 향하는 승객들로 즐비했다.

기차여행을 하는 지 앞서 7시 59분 KTX를 타지 못한 단체 여행객 수십명이 부산행 8시 45분차를 타고 있었다.

부산 여행은 이제 KTX를 타려는 승객이 많아진 것 같다.

버스를 타는 것보다 기차를 타는 것이 훨씬 시간이 단축돼 여행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어서다.

역사 아침은 이렇게 수백명의 출근 인원과 여행객들로 전쟁터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러시아워의 부산한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출근시간이 지나자 다시 오송역은 조용해졌다.


오전과 오후 간간히 사람들이 매표를 한다.

가족들과 함께 마음먹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유치원을 다닐만한 어린이와 겨울방학을 맞아 신이 난 초등학생을 데리고 온 한 가족의 얼굴은 들떠 있었다.

즐거운 가족여행을 지켜보고 있는데, 20여명의 나이 지긋한 노신사들이 무리를 지어 역사를 돌아다닌다.

알고 보니, 청원지역의 중학교 교장 선생님들이었다.

오송역에서 역사를 소개하기 위해 초빙했단다.

처음보는 고속철 역사를 보는 선생님들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자뭇 진지해 보이기까지 한 교장 선생님들의 표정.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

오후가 되자 이번에는 외국인 수십명이 역사를 찾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 LH에 업무차 내한한 베트남과 캄보디아인 바이어들이었는데, 오송역에서 초빙한 것이다.

자기 나라에는 없는 고속철이라 그런지 이들은 신기한 듯 관심있게 살펴 보았다.

브리핑도 마치 갓 입학한 초등학생들처럼 말똥말똥 눈을 크게 뜨고 들었다.

역사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오며가는 시간에 띄엄띄엄 업무를 보러 오가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KTX 덕을 보게 된 직원들은 오전에 상경하거나 아래 지방에 볼 일을 보고 오후에는 다시 돌아와 회사에 복귀했다.

주로 오창지역 IT기업들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다시 저녁이 되었다.

서울행 6시 52분차, 7시 21분차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퇴근한 국책기관 직원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집으로 향하는 가벼운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으로 가는 오후 7시 10분차에도 수십명의 승객들이 열차에 올랐다.

서울이든 대전이든 퇴근하는 사람들은 하루의 피곤함을 잊었는 지 밝아 보였다.

밤 11시 30분. 많지는 않았지만 부산행 막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는 승객들이 있었다.

이어 11시 52분 서울로 가는 막차가 플랫폼에 들어섰다.

저녁 회식이 있었는 지 조금은 홍조띤 얼굴을 한 몇몇 승객들이 막차를 놓칠세라 얼른 올라탔다.

모두가 떠나 버린 오송역은 밤 12시가 되어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

/ 이정규 기자 siq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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