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에 나의 하루를 들여놓았다. 미선나무꽃이 피어 향기가 진동을 한다. 거실문을 활짝 열어 꽃향기를 가득 담았다. 그 뒤를 이어 햇살이 들어온다. 거실이 환해졌다. 3개월 만에 들렸더니 농막 세간들이 게으른 나를 향해 수군거리는 듯하다. 농막을 설계할 때 유년에 방을 옮겨놓은 듯한 격자문이 있는 방을 설계했다. 문 바른 문종이 위에 진달래 개나리꽃을 그려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붓을 놓은 지 오래되어 문종이만 버려 놓으면 일손만 늘이는 게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 소녀가 방문에 먹으로 나무와 줄기를 그리고 솔가지에 잉크를 묻혀 툭툭 뿌려 잎을 그리던 먹물 묻은 작은 손을 가진 소녀가 옆에 와 있다. 먼 여행을 하고 온 듯하다. 농막은 북쪽으로 있는 욕실의 작은 창문을 빼고는 사방이 넓은 창문으로 지어진 집이다. 눈이 오는 날에 서쪽을 바라보면 노적봉에는 백설기를 쪄 놓은 듯하다. 부자가 된 듯하여 동네 분들과 나눠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쪽 창문을 열게 되면 소나무와 편백나무숲에서 피톤치드 냄새가 바람에 업혀 와 머리를 맑게 해 준다. 북쪽으로는 교원대학교가 있으니 많을 다에 기뻐할 락, 많은 인재가 있는 고을인 다락리에 농막이 있으
동토(凍土)의 땅에 봄기운이 전해졌습니다. 생명이 움트지 못할 만큼 단단했던 땅도 봄기운을 막아낼 순 없었나 봅니다. 생명들은 저마다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합니다. 원추리, 벌개미취, 알프스 민들레, 샤스타데이지, 꿀 꽃, 상사초, 기린초, 튜울립, 톱풀, 베라가모, 범의 꼬리, 붓꽃, 작약, 눈개승마 등이 눈을 마주칩니다. 미선나무는 짙은 향기를 내며 꽃을 틔웠고 개나리 민들레 등은 노란 물결을 이룹니다. 밭의 표면에는 망초가 토끼풀과 함께 푸르름을 전해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잡초와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그저 푸르른 땅을 바라보며 봄기운을 만끽합니다. 봄기운이 전해진 지 벌써 한 달이 지냈건만 이제 사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봄인지 겨울인지 모르고 지낸 사이, 그들은 작년에 움을 틔웠듯이 올해도 희망을 틔웠습니다. 자연은 소리 없이 계절에 순응하며 묵묵히 초록빛을 발산합니다. 작년 12월 3일 저녁 계엄 발표 이후 우리의 삶은 꽁꽁 얼었습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고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이은 구속과 석방 그리고 분열과 대립이 이어지는 동안 국가 경제 및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저 국민을
며칠 전, 어머니께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싶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순간 놀랐지만, 곧 어머니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외할머니께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 오랫동안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 계시다 돌아가신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19세 이상의 성인이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미리 문서로 남기는 것이다. 회복 가능성이 없을 때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체외생명유지술 같은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문서다. 이런 서류를 작성하고 평소에도 연명치료를 원치 않는다고 말해왔더라도 막상 가족의 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닥치면 의료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서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기하지만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고통 속에 인위적인 연명치료를 받으며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일 수 있다. 또한 연명치료가 길어질 때 가족들이 겪게 될 경제적, 심리적, 육체적 부담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도 법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존재한다면 가족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작성자의 뜻이 우선된다
"저를 학생자치회장으로 뽑아주신다면 우리 학교의 발전과 학생 여러분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학생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교생 40여 명 남짓한 작은 학교지만 학생자치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선거의 열기는 사뭇 진지하다. 지난해 12월 아이들의 선거 유세를 보면서 어린 시절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의 어린 시절은 너무나도 가난했다. 100원 남짓하던 6색 크레용을 살 돈이 없어 미술 시간은 빈손이기 일쑤였고, 부엌의 찬장을 아무리 뒤져도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 가마솥에 가득 삶아 놓은 굵은 꽁보리를 고추장에 비벼 먹는 것으로 허기를 달래곤 했다. 먹고 사는 일이 최우선 과제였기에 자식 교육은 신경 쓸 수조차 없었으리라. 부모님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던 나는 어린 시절 꿈이 대통령이었다. 전교생 600여 명의 대표가 되는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당당히 출마했다. 혼자서 밤새 연설문을 썼다. 달빛에 마당에서 연습도 했다. 드디어 의견 발표가 있는 날 세 번째 순서로 운동장 조회대에 올라가 목청껏 외쳤다. '제가 우리 학교의 전교어린이회장이 된다면 무엇보다도 저는 여러분의 발이 되고 손이 되어 여러분이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세인트앤드루스 거리에 생선장수 소녀 동상이 있다. 동상의 주인공은 홍합과 새조개 등을 팔던 어여쁜 소녀 '몰리말론'이다. 설화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영국의 식민통치에 시달리던 가난한 아일랜드 노동계급의 상징으로 사랑받는다. 생선수레의 손잡이와 조개 바구니를 잡고 있는 소녀의 표정은 생기가 없다. 먹고 살기 위해 낮에는 어물을 팔고 밤에는 트리니티 대학 주변에서 매춘을 했다는 소녀의 초점 없는 두 눈은 노인처럼 어둡고 슬퍼 보인다. 몰리말론 동상은 '매춘부와 수레(The tart with cart)상'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왜 그렇게 모욕적인 이름으로 부르는지 지나치게 솔직한 아일랜드인의 별난 정서가 영 마뜩찮다. 몰리는 상체를 조여 강조한 블라우스인 바스크를 입고 있다. 깊게 파인데다 너무 힘껏 조인 바스크 탓에 몰리의 가슴 대부분이 드러나 보인다. 17세기의 여성들은 쉽게 모유를 먹이기 위해 가슴을 노출한 드레스를 예사로 입었다고 하지만, 출산경험이 없는 젊은 여성에겐 설득력이 떨어지는 옷매무새다. 이마도 매춘부로 일한 그녀의 직업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복장을 연출한 것일 게다. 몰리말론 동상의 유래는 아일랜드 전통 민요에
정치인과 정치지향 일변의 사람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정치 폐인(廢人)인 사람들로 넘쳐나는 시절이다. 의외로 정치 중독인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것이다. 정치과잉, 정치 만연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인 것이다. '이견(異見)이 있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했다. 사람들 모두 백인백색(百人百色)의 장·단점과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같이 나와·우리와 같기를 바라곤 한다. 거기에 더해 자기들과 같지 않다고 일방적으로 백안시(白眼視)하며, 부정(否定)하며 저주를 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제각기 배움과 앎과 자각이 다른 법이며 지금 처해 있는 환경과 배경도, 겪어낸 삶의 여정 등도 모두 다르게 마련이다. 물려받은 선천적 DNA와 만들어 가는 후천적 DNA도 모두 독립적인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確證偏向)을 떠올린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Myside Bias)은 자신의 견해 내지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보고 싶지 않은 사실이나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의 자아현상을 일컫는다. 즉 자기와 다른 타인의 의견이나 주장을 의도적으로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알려면 보통 그 지역의 박물관을 찾기 마련이다. 박물관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충주에는 시립충주박물관이 중앙탑면 사적공원에 있다. 이 박물관은 원래 충주문화회관과 같은 건물 뒤편 1층과 2층을 사용하다가, 1995년 충주시와 중원군이 통합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 왔다. 지금의 박물관 1관은 1994년 중원군에서 향토 자료 전시관으로 개관·운영하던 것으로, 시·군 통합에 따라 충주박물관으로 합쳐진 것이다. 또 2관은 1996년 개관한 남한강 수석전시관을 2004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렇듯 애초부터 박물관으로 설계하지 않았던 건물을 모아 박물관으로 활용하다 보니, 제대로 된 유물 전시와 수장·관리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요즘 모든 공용건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애인용 경사로나 승강기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현재 건물의 구조상 새로 설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충주박물관에서는 중앙탑 사적공원 내에 솟아있는 국보 충주 탑평리 칠층 석탑과 탄금호의 절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공원과 박물관 사이를 가로지르는 자동차도로는
작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경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122일이 지난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만장일치 판결에 의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 파면으로 비상계엄은 단기간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가지는 근본적 취약성을 그대로 노정시켰으며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는 것을 응축하여 보여주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은 '좌와 우'라는 이념적 외피만을 입었을 뿐, 실상은 각 진영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둘러싼 양극화로 치달았다. 그리하여 일반 국민들을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도록 강요하면서 중간지대는 사라지고, 양 진영은 당면 문제들을 서로 상대의 탓으로 돌리면서 혐오와 배제를 증폭시켰다. 내가 속한 우리와 배제의 대상인 타자에 대한 경계의 골은 깊어졌으며, 서로를 타도해야할 적으로까지 간주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한국 사회의 숨겨진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하려는 사람들은 침묵을 강요받았으며, 누가 목소리를 강하게 내느냐가 그의 애국심의 크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였다. 여기에 더해 올해 1월 20일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전쟁은 가뜩
시샘 달 밤공기가 매섭다. 영하 16도를 밑도는 기온이 종종걸음을 걷게 한다. 마감일을 하루 앞둔 원고도 발걸음을 재촉한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가로등이 있는 전면에 반해 뒤쪽이 어둡다. 출구 방향을 확인하고 후진했다. 순간 퍽! 하는 소리에 뒤를 가로막는 실체를 직감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에서 내렸다. 점잖게 서 있는 검은색 차량에 내 차가 닿아 있다. 112에 전화했다. 차 주인은 왔는데, 자동차보험사의 출동이 늦다.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는 남자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더해진다. 감사함으로 채웠던 하루가 엎질러진 물잔이 되고 말았다. 사소한 요행이 이어진 하루였다. 가까운 친척의 혼사가 있어 부천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할 방법을 궁리하며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시외버스터미널 환승 주차장을 알게 된 것이다. 왕복 티켓을 소지하면 주차요금 50%가 할인된다니 택시 요금보다 저렴하고 편리할 것 같았다. 탈서울 시민이 된 지 오래다. 직접 운전하고 다니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살짝 긴장된다. 모바일 청첩장을 확인하고 복잡한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검색했다. 예식 장소가 7호선 상동역 근처인데
바람이 시원하다. 하늘에는 구름이 떠가고 길섶에는 들꽃이 잔뜩 어우러졌다. 참나무 숲에서는 기둥을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 따라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이 많다. 조용한 곳이어도 가끔은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울 때가 있다. 이를테면 사람멀미였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듣다 보니 막힌 가슴이 탁 트인다. 산책로가 끝나면 벚꽃길이다. 푸른 하늘은 간 데 없이 붉은 꽃만 가득했다. 이름도 예쁜 꽃멀미였다. 멀미라 해도 투명한 꽃멀미가 있었구나. 아름드리 가지마다 톡톡 이파리가 분홍차일을 늘어뜨렸다. 나무 자체가 꽃구름이다. 모람모람, 꽃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나무는 어떻게 저리 많은 분홍꽃잎을 숨겨 두었다가 와락 터뜨리는 것일까. 소매가 넓으면 춤추기 좋다는데 산새들 노래에 맞춰 꽃들이 너울너울 수를 놓는다. 북적대는 통에 피해 온 것이 대박을 만났다. 조약돌 피하려다가 수마석을 만났는데 결과는 훨씬 좋았다. 멀미가 분명한데 어지럽기는커녕 또 다른 멀미 때문에 기분전환이다. 우짖는 새소리와 재깔대는 물소리 바람소리가 굉장하지만 백색소음이라 오히려 충전이 되는 것처럼. 멀미를 자주 했다. 버스든 기차든 올라타기만 하면 휘발유 냄새가 진동을 한
최근 한국 경제에 또 하나의 중대한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대해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올해부터 미국에서 '청정 경쟁법(Clean Competition Act, 이하 CCA)'이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동시에 두 개의 큰 '폭탄'을 맞는 셈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층 의 증가는 내수시장의 위축과 노동 공급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경제활동 인구의 질적·양적 저하로 연결된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 현상, 부동산 가격 상승, 자영업자의 폐업 증가 등 복합적인 불안 요소가 겹치면서 경제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그간 다수의 전문가와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중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특히,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정 탈퇴를 결정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문제에 부정적인 태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 산업에 이익이 된다면, 이를 명분 삼아 새로운 무역 장벽을 세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어릴 적 꿈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한 가지 직업을 가져야지"라고 대답했을까· 하지만 인생은 동화 속 주인공처럼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여러 갈래 길이 있는 모험 같은 삶을 살다 보니 어느새 나는 N잡러가 돼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2021년 나는 단양에서도 손꼽히는 오지, 대강면 방곡리로 내려왔다. 시골 생활과는 전혀 인연이 없을 줄 알았으나 부모님께서 2013년부터 5도 2촌 생활을 해오셨기에 자연스럽게 단양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 그리고 2023년 마을에서 오래된 폐가였던 펜션을 임대하며 모아둔 전 재산 3천만원과 2천만원의 대출을 보태 첫 사업을 시작했다. 한참 일을 하다가 거울을 보니 어느새 나는 건축 노동자이자 디자이너, 청소부, 인테리어 전문가가 돼 있었다. SNS 마케팅도 직접 하면서 온라인 홍보까지 도맡다 보니 나는 펜션 사장님이자 농부, 온라인 마케터, 정원 관리사까지 총 다섯 개의 직업을 가지게 됐다. 어느새 내 삶은 '9 to 6'가 아니라 '끝없는 도전과 자유로운 시간 관리'가 돼 있었고 이 삶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워졌다. 그러던 중 2023년 마을에 있는 한 주택을 매입했다. 집을 둘러보던 중 발견한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카이스트(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학교의 2027년 개교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학교 건립 사업비 확보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통과에 힘을 쏟는 한편 설계 용역의 빠른 시일 내 완료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도에 따르면 AI 바이오 영재학교의 건축비 105억 원은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정부가 재해·재난 대응, 민생 지원 등 긴급하고 필수적인 사업에 한정해 추경을 편성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도는 추후 추경이나 내년도 본예산에 세우는 방안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건축비 확보가 늦어질 경우 학교 설립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지방비를 먼저 투입해 사업을 시작한 뒤 향후 국비를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중앙투자심사는 오는 7월 행정안전부에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광역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이 300억 원 이상 투입되면 지방재정법에 따라 이 심사를 받아야 한다. 앞서 도는 올해 초 심사를 신청했으나 반려됐다. 기획재정부 요구로 학교 설립에 지방비를 부담하기로 했지만 행안부가 국립 학교는 국가가 세워야 한다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북 지역 각 정당의 지지세 결집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성향 시민단체가 지지를 선언하거나 관련 모임이 출범하며 외연 확장에 탄력이 붙고 있다. 반면 대선 후보 단일화를 놓고 내홍을 겪은 국민의힘은 보수층 결집 등의 움직임이 잠잠한 모습이다. 청주촛불행동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운동을 주도해 온 충북 진보성향 시민단체는 지난 9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 단체 소속 20여 명은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를 지지하는 도민 1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우리는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이 후보의 당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2·3 비상계엄 주동자는 파면됐고 공수처의 수사도 시작됐지만 대한민국의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이 후보처럼 준비되고 검증된 서민적, 민주주의형 리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아무런 반성과 사죄도 없이 뻔뻔하게 대선 후보를 출마시켜 재집권까지 노리고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