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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1.24 14:51:45
  • 최종수정2024.11.24 14:51:45

박희남

음성문인협회 회원

지난 시월에 스웨덴 한림원에서 날아 온 소식은 전 국민을 놀라게 했을 뿐 만 아니라 어리둥절하게 했다. 나는 당사자도 아니면서 얼마나 가슴이 뛰고 벅차오르던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위대한 일을 해낸 작가와 내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작가는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행복은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을 번역본이 아닌 원본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 꿈같은 이야기다. 한번도 한강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않은 나는 곧바로 작가의 책을 주문했다.

문인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나는 TV 화면 속 한강작가를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그 위대한 일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자꾸만 존경스럽고 부럽고 안아주고 싶고 그냥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진다. 나도 한 때는 시인을, 소설가를, 극작가를 꿈꾸던 때가 있었다. 윤동주, 한용운, 박인환, 정지용, 박노해, 심훈, 이상화… 내가 좋아하던 시인들. 그분들의 시를 줄줄 외우던 때도 있었고, 스무살 어귀에는 소설을 쓴다고 끙끙대며 밤을 새던 때도 있었다. 지금처럼 낙엽이 지고 가을이 깊어져갈 때면 배낭하나 둘러매고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어서 얼마나 몸살을 앓았었는지, 새삼 그때의 감성들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이 또한 노벨문학상 소식을 접한 까닭이리라. 괜스리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그 무엇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이다.

나름 문학소녀이고 싶었던 나는 결혼을 해도 그렇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문학과 더 가까운 곳이 농사짓는 일이 아닐까 싶어서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농촌으로 시집을 왔다. 자연과 더불어 바람 벗 삼고, 들판 요람 삼으며 유유자적 여유롭게 살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안고.

그런데 결혼은 현실이었고, 시골살이는 낭만적이지도 여유롭지도 않았다. 곳곳에 지뢰를 묻어 둔 것처럼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시부모님과 시누이, 시동생과 함께 살면서 농사 뒷바라지 하느라 눈물바람으로 신혼을 보낸 것 같다. 책은 손에서 멀어진지 오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나의 꿈은 더 멀리 달아났다.

그럭저럭 촌부로 살고 있던 어느날, 남편이 내게 신문을 건넸다. 그 신문 광고란에 우리지역에서 백일장이 열린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결혼하고 십 여 년이 넘도록 책도 읽지 않고 문학이란 단어를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백일장이냐며 한켠으로 밀어두었다.

근데 그날 밤 그 신문광고가 자꾸만 떠올랐다. 나의 꿈을 알고 있던 남편은 은근히 백일장을 나갔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날 아이들 학교에 일이 있어서 백일장에 참가를 못한다고 하니까 자기가 대신 학교에 가겠노라고 등을 떠밀었다. 못이기는 척 설레는 마음으로 백일장을 나갔다. 그때가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날의 주제가 아직도 생생하다. 수필부분은 '외출'과 '감'이었다.

등떠밀려 나갔지만 입상을 해서 지금까지 문인협회 활동을 하는둥 마는 둥 하고 있다.

한강작가로 인해 나의 문학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기를 기대하며 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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