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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남

음성문인협회 회원

구름 속에 떠 있는 배 위에서 오늘도 여전히 꽃을 뿌리고 있는 그녀,

꽃잎이 한가득 들어있는 꽃바구니를 안고 꽃잎을 뿌리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오묘해 보인다.

달 속에 앉아 있기도 하고, 어느 날은 은하의 세계에 들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항상 닮아 있는 건, 꽃이 무수히 많은 것과 고양이 두 마리와 환상적인 색감, 그리고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아리송한 모습.

그녀의 그림은 늘 그렇게 닮은 듯 닮지 않은 그래서 더 오래 보게 되는 그런 작품이다.

작가의 삶을 알아서일까? 그림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리고 서글퍼진다.

그러고 보니 그림속의 그녀 얼굴도 서글픈 표정 같다.

첩첩 산골에 농사라고는 따비밭 몇 떼기가 전부인 가난한 농부의 맏딸, 아래로는 동생들이 열 명이나 태어났다. 여동생 아홉 명에 남동생 한 명, 십일 남매의 맏이인 그녀,

누구 솜씨를 닮은 건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돈도 없고 학용품도 귀했던 시절이었기에 날마다 쪼그리고 앉아서 땅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도 그림공부를 하고 싶었건만 가난한 농부의 딸은 언감생심 꿈조차도 꿀 수 없었다고 한다.

내 어릴 적 기억으로도 손바닥 만 한 엽서에 그림을 그려서 사연과 함께 방송국에 보내면 꼭 당첨이 되어서 이런저런 선물을 보내왔던 기억이 난다.

그녀가 바로 나의 큰언니다.

결혼을 하고 두 아들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는 언니를 보며 예전의 꿈같은 건 잊고 사는 줄 알았다. 내가 책 읽고 글 쓰는 걸 포기했듯이 언니 또한 나처럼 현실에 떠밀려 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십 오년 전 쯤 인가?

발신인을 보니 큰언니 이름이 적혀있는 소포가 왔다.

미술협회 상주지부 회원 전 도록 이었다. 도록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언니는 꿈을 놓지 않고 있었구나, 사는 게 바빠서 잠시 미루고 있던 거였구나.'

언니를 닮아서인지 아니면 언니의 못다 이룬 꿈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는지 큰 아들이 미대에 갔다. 아들을 대학에 보내 놓고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그토록 갈망하던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큰언니를 보며 나도 다시 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니의 그림엔 늘 그녀가 등장 한다.

웃는 듯, 슬픈 듯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환상의 세계에는 언제나 꽃이 만발하고 어느 날엔 인어공주 옷을 입고 은하의 세계에서 물고기들과 헤엄을 치고 있다.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 두 마리는 언니가 애지중지 키우던 미래와 꽁심이다. 지난여름에 그토록 예뻐하던 꽁심이가 먼 나라로 떠났을 때, 언니는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었다. 꽁심이는 가고 없는데 그림 속 에서는 그녀의 품안에 늘 안겨 있다.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본인이 워낙 좋아하던 그림공부여서인지 언니는 정말 열심히 그린다. 큰 상도 여러 번 타고 올 초에는 프랑스 초청도 받았다고 한다. 재작년에는 그렇게 꿈꾸던 개인전도 열었다. 부모님과 십일 남매 모두 모여서 축하해주고 큰 박수를 보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서글픈 미소를 짓고 있는 그림속의 그녀는 큰언니와 똑같이 닮아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그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밝고 환하게 웃는 그녀, 예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보고 싶다.

'그녀, 꿈꾸다.'

언니 그림의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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