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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늘봄학교 모델 탐구' 2. 대전교육청의 틈새돌봄과 인력 운영

'틈새인력'으로 '틈새돌봄'… 아침부터 따뜻한 학교
대전시교육청 20개 초등학교서 시범운영
총괄지원체계 구축 학교 행정업무 경감시켜
퇴직인력 등 활용 자원봉사 '인력 풀' 구성
보성초 아침·전력돌봄에 투입 만족도 높아
교육당국 인력 보강대책 학교현장과 괴리감
내년 전면 도입 전 근본적 해결책 강구해야

  • 웹출고시간2023.09.25 17:44:11
  • 최종수정2023.09.25 17:44:11

편집자주

교육부는 올해 1학기 대전, 인천, 경기, 전남, 경북 5개 지역 214개 학교에 늘봄학교를 시범 도입했다. 2학기에는 충북, 부산, 전남 지역 등서 245개교를 더 추가해 전국 459개 초등학교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시범학교는 각 학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성공 모델을 만들게 된다. 교육부가 내년 전면 도입을 예고한 늘봄학교의 성공 정착을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돌봄 강화 정책을 반기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가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시교육청은 늘봄학교 총괄 지원체계를 구축해 인력문제 해결에 나섰다. 퇴직인력 등을 활용한 '실버돌봄지원단'도 꾸렸다. 대전지역 시범학교인 보성초등학교를 찾아 늘봄학교 운영 상황과 인력 대책 등을 살펴봤다.

대전 보성초등학교 아침돌봄 참여 학생들이 지난 7월 3일 이은순(가운데) 돌봄전담사와 환하게 웃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서 파견된 자원봉사자 이은순 씨는 퇴직 보육교사로, 올해 3월부터 보성초에서 아침돌봄을 맡고 있다.

[충북일보]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 초등 대전 늘봄 학교'.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1학기부터 관내 20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학교가 돌봄 공백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늘봄학교지만 시작 전부터 우려가 있었다. 특히 교원들의 업무 가중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각종 행정업무가 늘어나기 때문에 정작 본연의 업무인 수업 준비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전시교육청은 늘봄학교 총괄 지원체제를 구축했다. 교육청을 중심으로 방과후학교돌봄지원센터를 구축, 단위학교 업무 경감 지원에 나섰다. 지원센터는 늘봄학교와 방과후학교 강사 채용, 수강 관리, 회계 지원 등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2학기부터는 늘봄학교를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업무 지원을 단계적 확대한다. 한시적 기간제교사, 자원봉사자 위촉·학교 배정, 자원봉사자 연수 등 인적지원과 4세대 나이스 맞춤형 컨설팅 등을 돕는다.

정규 수업시간보다 일찍 등교한 대전 보성초등학교 아침돌봄 참여 학생들이 지난 7월 3일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돌봄인력 발굴에 나선 대전시교육청은 퇴직인력 등을 활용한 '실버돌봄지원단'(자원봉사)을 꾸렸다.

지난 4월 초 자원봉사자 공개 모집과 학교 추천을 통해 1차로 26명을 구성했고, 5월에는 '대전광역시다함께돌봄원스톱통합지원센터'의 협조로 돌봄활동가 11명을 추가 위촉, 총 37명의 자원봉사 인력풀을 구성했다. 면면을 살펴보면 퇴직교원 1명, 정교사 및 보육교사자격 소지자 9명, 돌봄활동가(전문프로그램 이수) 11명, 학부모·지역인사 16명이다.

지난 4월부터 현장에 투입된 자원봉사단은 늘봄학교에서 긴급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 틈새돌봄(아침돌봄, 저녁일시돌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침돌봄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정규수업 전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틈새돌봄이다. 저녁일시돌봄은 오후돌봄교실에 참여하지 않는 1~6학년 희망 학생 중 긴급한 사정으로 일시적 돌봄이 필요한 경우 17시~20시까지 도서실이나 특별실, 돌봄교실 등에서 돌봄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특히 저녁일시돌봄의 경우는 간식 또는 간편식이 제공된다.
대전 늘봄 시범학교인 보성초등학교는 지난 3월부터 아침돌봄과 저녁일시돌봄을 도입했으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비교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참여학생은 아침돌봄 7명(1학년 3명, 2학년 2명, 3학년 1명, 5학년 1명), 저녁일시돌봄 2명(1학년 1명, 5학년 1명)이다. 일시 돌봄이기때문에 이용인원은 가변적이다,

등교 시간은 학년에 따라 오전 8시40분∼9시이지만, 아침돌봄을 신청하면 오전 7시30분부터 돌봄전담사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기자가 찾은 지난 7월 3일 오전 8시 보성초 돌봄교실은 웃음소리 가득하다. 정규 수업 시간이 1시간쯤 남은 시각이었지만, 학교를 일찍 찾은 아이들은 돌봄교실에서 놀이 삼매경에 빠졌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등교하는 순서대로 학년 구분 없이 모여 좋아하는 놀이를 한다. '장기', '해결카드' 등 놀이기구도 다양하다.

아파서 며칠 만에 나온 2학년 신소원 양은 "병원 가서 주사를 맞았다"며 "돌봄교실 놀이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김승혜(3학년) 양은 "일어날 때는 조금 힘들지만 여기서 노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이들은 돌봄전담사인 이은순씨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게임도 같이 하고, 간식도 챙겨주고, 수업시간이 되면 교실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대전시교육청에서 파견된 자원봉사자 이 씨는 퇴직 보육교사로, 올해 3월부터 보성초에서 아침돌봄을 맡고 있다.

이 씨는 "예전에는 아이들이 일찍오면 빈교실에 혼자 덜렁 있었는데 지금은 학부모들이 안심할 것 같다"면서 "저를 반겨주는 아이들이 좋고, 좋은 사업에 참여하게 돼서 보람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학에는 일을 쉬어야 하는데 짧은기간이라 다른 일을 찾기가 쉽지도 않고, 자원봉사자이지만 하루 근무시간도 짧아 일정부분 보수가 충당돼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보성초는 방과 후 돌봄도 강화됐다. 원하는 학생에 한해 오후 7시까지 돌봄을 제공한다. 1학기에는 하교가 빠른 1학년을 위해 교육·돌봄 프로그램인 '새봄교실'도 운영했다. 늘봄학교 정책 중 하나인 새봄교실은 1학년 맞춤 프로그램으로, 1학년 발달 단계를 고려해 종이접기, 미술 등 놀이·체험 중심의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학교 1학년 27명 중 26명이 돌봄교실 또는 새봄교실에 참여했다.

보성초의 시범학교 운영은 학교장의 의지에서 출발됐다.

보성초는 전체 16개 학급, 296명의 학생을 수용 중이다. 17학급 미만의 중간 규모로 학년부장과 기능성 부장을 같이해야 돼서 업무가 많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늘봄학교 참여는 업무 가중으로 이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처음에 구성원들의 반대가 따랐다.

박흥배 보성초 교장

하지만 박흥배 보성초 교장은 늘봄학교의 좋은 점을 먼저 파악하고 교직원들을 설득했다.

박 교장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사회에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며 "늘봄학교에 관련된 연수를 받다보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늘어나는 일 걱정하는 선생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획서부터 직접 쓰면서 설득했는데 마침 기간제 교사가 1명 충원돼 수월하게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보성초에는 늘봄시범 운영에 따른 기간제교사가 1명 충원돼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 기간제교사는 교과전담교사로 18시간의 교과수업을 맡아 다른 교사들의 수업 부담까지 덜게 됐다. 업무 가중을 걱정하던 교사들에게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다만 임기가 1년으로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단 보성초는 자원봉사자와 기간제교사로 돌봄인력문제를 해결했지만 늘봄학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인력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늘봄학교'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늘봄학교 도입 시기를 앞당기려는 이유는 학부모들의 긍정적인 반응 때문이다.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1 에듀케어 학부모의 97.4%가 프로그램에 만족한다고 했다. 대전도 88%의 만족도를 보였다.

하지만 현장은 학교 시설과 인력 부족 상황에서 늘봄학교 확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를 투입해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과 협력해 추가 공간을 확보하고, 인근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같이 이용하는 거점형 늘봄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 당국의 설득력 있는 인력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글·사진 / 김금란·김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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