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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 가고 싶다 - 내장산

5월 여름으로 진입… 산등성이마다 초록의 향연

  • 웹출고시간2016.05.26 18:28:21
  • 최종수정2016.05.26 18:28:31

내장산 원시림이 녹음에 물들어 파랗다. 진초록의 단풍나무와 고로쇠나무가 주변의 이끼마저 짙게 만든다. 5월 중순에 벌써 여름 산행이다. 원시 활엽수림의 비경이 가을 단풍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산들바람에 녹색의 활엽수들이 활기를 띤다. 신비한 녹색 마력에 산객의 마음까지 흔들린다.

[충북일보] 5월의 내장산(763m)을 찾는다. 단풍나무들이 초록의 향연을 펼친다. 진녹색의 물결이 황홀하다. 초록의 단풍나무들이 우거져 터널을 이룬다. 초록 비단을 덮어놓은 듯하다. 내장사 입구까지 녹색 천지다. 온통 파랗다.

파릇한 새싹을 살피다 하늘빛을 띤 꽃을 만난다. 이름 모를 꽃의 화려함에 잠시 놀란다. 탐방로 곳곳에 식재된 각종 야생화 무리가 좋다. 진입로 가로수는 온통 단풍나무다. 가을이 되면 노랗고 빨갛게 물든다. 지금은 진초록 잎으로 찬란하게 빛난다.

내장산의 봄은 이르게 시작한다. 그 덕에 여름으로 진입 속도가 빠르다. 봄기운이 끝나고 여름이 완연해지고 있다. 여름이 북상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도 5월의 내장산은 여전히 싱그럽고 아름답다.

내장사 앞 원적계곡 물이 녹음으로 파랗다. 600년 이상 된 비자나무와 굴거리 나무들이 무리지어 장관을 이룬다.

내장산이 여름의 녹음 속으로 치닫고 있다. 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 단풍터널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녹음이 단풍을 대신한다. 녹색터널이 되레 단풍보다 화려하다. 진한 단풍나무 향기가 산객을 맞는다. 찾는 이가 많지 않으니 한적하다.

2016년 5월 21일 오전 10시 5분 단풍나무 녹음 길을 따라 내장사까지 편하게 걷는다. 단풍이 없으니 혼잡하지도 않다.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이번 산행 계획은 벽련암을 거쳐 서래봉, 불출봉, 망행봉으로 이어지는 리지 산행이다.

이 쪽 길은 갈수록 성미가 급하다. 한동안 코가 닿을 듯 가파른 길이다. 잠시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길을 걷는다. 잡념을 하나씩 지워 간다. 머릿속이 말끔해질 때쯤 능선에 닿는다. 잠시 앉아 땀을 식히고 목을 축인다. 얼마를 더 가자 서래봉이다.

불출봉에 설치된 철계단

시야가 확 터진다. 남성적인 암릉미가 기운차다. 힘자랑을 하며 길을 잇는다. 서래봉을 내려서자 수백의 계단길이 아득하다. 가야 할 불출봉과 망해봉 산줄기가 보인다. 연자봉이 갑옷을 입은 듯 도드라진다. 다른 세상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장산 특유의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걷기도 차분해진다. 대신 일행들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수백 걸음을 내려가 다시 수백 미터를 오른다. 철제 사다리를 오르고 내린다. 큼직한 바위도 우회한다.

바윗길이 계속된다. 산들바람이 시원하고 달콤하다. 바위 위에 바위가 절묘하게 균형을 잡는다. 그 옆에 산객들의 소망이 담긴 작은 돌탑들이 있다. 무너질까 두려워 건드리지도 못한다. 함부로 건드리는 이가 없다.

건너편으로 까치봉과 신선봉, 연자봉이 보인다. 거기서부터 내장사까지 온통 녹색융단이다. 걷는 내내 여름 빛깔을 만끽한다. 내장산 여름산행에서 누리는 호사다. 능선 위로 나타난 암릉의 위용에 잠시 힘든 것도 잊는다.

불출봉과 서래봉 능선

서래봉에서 불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내장산 9봉 중 가장 뛰어나다. 마침내 불출봉이다. 온 몸에 땀이 흐른다. 서래봉 능선까지는 1시간여 거리다. 불출봉까지 30분이 더 걸린다. 능선 밑으로 한참을 내려 선 뒤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망해봉에 올라서니 내장산의 속살이 다 보인다. 5월의 내장산은 진초록 세상이다. 여름으로 들어가는 풍경만으로 마음이 이완된다. 가파른 비탈을 가풀막지게 한참을 오른다. 능선 길도 한참을 이어간다. 까치봉이다. 시원한 풍경이 피로를 잊게 한다.

단풍 없는 내장산은 녹음이 대신한다. 잘 보전된 숲이 주는 청량감은 압권이다. 서래봉에서 망해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암릉미를 잊기 어렵다. 봉우리마다 시야가 일품이다. 능선 길에 햇살이 우아하게 쏟아진다.
■ 취재후기

녹음의 찬란함·단풍의 화려함… 연중 무궁무진한 매력 뽐내

5월 햇살에 눈이 부시다. 심산의 불당에서 작은 소망을 빈다. 맑고 깊은 청수에 고요가 함께 한다. 싱그러운 5월 바람에 마음을 전한다.

내장산은 지난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원래 영은산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내장사로 바뀌었다. 조선 명종 때 희목대사 때문이다. 숨겨진 것(藏)이 무궁무진하다 해 사찰의 이름을 내장사로 바꿨다.

그때부터 산 이름도 내장산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희목대사가 일찍이 내장산의 매력을 꿰뚫어 본 셈이다. 해마다 단풍철이면 내장산 일대는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부터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다.

내장사와 백양사로 드는 입구에 인파들로 가득 찬다. 몰려든 행락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할 정도다. 그러나 가을 단풍철이 지나면 한적하다. 찾는 이들이 없어 쓸쓸하다.

5월이면 만개하는 쪽동백

5월의 내장산은 호젓했다. 일주문부터 굽이굽이 시작되는 오솔길은 그대로 사색의 길이 됐다. 녹색의 터널이 사유를 선물했다. 내장산은 여름으로 들어서고 있다. 화려한 가을을 준비 중이다.

내장산엔 졸참나무와 산딸나무, 작살나무, 고로쇠나무 등 활엽수종이 다양하다. 가지마다 이파리를 튼튼히 하고 있다. 내장사 입구까지 조성된 자연학습탐방로가 단연 눈길을 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이다.

그러나 지금의 내장산이 거저 만들어진 게 아니다. 자연학습탐방로가 설치되기까지 사연도 많다. 웃기 어려운 에피소드 또한 많다. 하나의 자연학습탐방로는 그렇게 수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내장산 자연학습탐방로는 3.0㎞다. 일주문∼벽련암∼원적암∼내장사∼일주문 구간으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지방문화재로 조선동종과 벽련암지가 있다. 1994년 산림생태계 해설을 중심으로 해 개설됐다. 지금은 자연의 구조와 질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충북에는 속리산과 소백산, 월악산 등 3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이 중 속리산과 소백산에 자연학습탐방로가 설치돼 있다. 물론 훌륭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내장산의 생태환경이 충북에도 전이되길 소망한다.

■산행코스산행코스

#자연학습탐방 코스 3.0㎞

일주문∼벽련암∼원적암∼내장사∼일주문(1시간 20분)

#전망대 코스 3.0㎞

매표소∼내장사∼전망대(50분)

#일주문 코스 5.5㎞

집단시설지구∼일주문∼내장사∼금선폭포(1시간50분)

#내장사 백양사 간 종주코스 10.9㎞

내장사∼까치봉∼대가리∼구암사∼상왕봉 갈림길∼백학봉∼영천굴∼백양사(6시간)

#능선일주 코스 13.8㎞

일주문∼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신선봉∼연자봉∼장군봉∼유군치∼관사앞(9시간)

#서래봉 코스 6.6㎞

일주문∼서래봉∼불출봉∼원적암(4시간20분)

#상왕봉 코스 7.3 ㎞

백양사∼운문암∼상왕봉∼백학봉∼백양사(4시간30분)

#남창 코스 6.7㎞

백양사∼백학봉∼상왕봉∼몽계폭포∼남창(3시간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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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