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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17 16:16:44
  • 최종수정2013.12.17 13:42:42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도 6·4 지방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는 예비주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세 과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불법정치자금을 모으는 데 오용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공직선거법상 6·4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주자는 내년 3월 5일까지 출판기념회를 할 수 있다. 선거일 90일 전부턴 출판기념회 개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를 너무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행사에 참석한 지인이 저자를 선전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현행 선거법은 출판기념회 개최내용을 알리는 현수막이나 벽보를 거리에 게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판기념회에 초청된 인사가 장차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저자를 지지·선전해서도 안 된다.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선거구민에게 무료로, 또는 시중가격보다 싼 값에 책을 줘도 안 된다. 모두 선거법 위반이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활동 경험이나 생각을 묶어 책으로 내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여는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현행 선거법은 출판기념회와 관련, 개최 시기만 규제하고 있다. 출판물의 금액 한도나 모금액, 출판기념회 횟수 등에 제한이 없다. 모금액에 대한 영수증 처리나 내역 공개도 필요하지 않다. 사실상 아무런 제약 없는 후원금 모금 창구인 셈이다.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팔아 벌어들인 돈 역시 고스란히 개인 주머니로 들어간다. 세금도 낼 필요가 없다. 일반 서점에서 책을 살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살 경우 무조건 현금으로 계산해야 한다.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얘기다. 참석자들은 책값으로 대개 10만원 정도를 낸다고 한다. 물론 가격도 묻지 않고 액수도 확인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수십, 수백만 원을 내기도 한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의 정가가 1만~2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보다 많은 돈을 넣었다면 초과된 금액은 당연히 정치헌금으로 봐야 한다.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내놓는 책의 내용은 비슷비슷하다. 상당한 정성을 들여 펴낸 것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자신의 성장기, 정치 철학 등을 담은 내용이다. 도전과 열정, 배려, 동행, 희망과 같은 단어는 빠지지 않는다. 대부분 읽히지 않는 공적조서 같은 책이다. 정치자금 조성 외에 필요치 않은 책이다. 결국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종이만 낭비하는 셈이다.

충북지역에서도 앞으로 여러 차례의 출판기념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개월가량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판기념회 준비하는 정치인들은 '출판 민폐'가 엄연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을 출판하는 데는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저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모금하기 위해 책을 내선 안 된다. 대부분 폐기처분 대상이 되는 모금용 책은 낼 필요가 없다. 당연히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책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가치가 없다면 출판도 없어야 한다.

어쩔수 없이 출판을 했다면 책을 팔아 모은 돈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내게 해야 한다. 출판기념회가 편법적인 정치 후원금 챙기기가 돼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출판기념회의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출판기념회 관행이 개선될 수 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진정으로 지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날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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