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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04 15:46: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났다. 얼마 전엔 주한 미군 해군사령관에 처음으로 여성 장성이 임명됐다. 바야흐로 '여성의 시대'다. 군대는 그동안 남성들의 세계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사관학교에 이어 학생군사교육관(ROTC)에도 여성에게 문을 열었다.

사관학교나 ROTC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에겐 감히 들여다보기 힘든 '금녀의 영역'이었다. 간호장교 등 특수병과 외엔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여성에게도 길이 열렸다. 특히 일반대학에서 운영되는 ROTC가 눈길을 끈다.

ROTC 제도는 지난 1961년 국내 안보상황과 부족한 군 초급장교 양성을 위해 전국 16개 대학에 처음 도입됐다. 충북대는 1964년 이 제도를 받아들였다. 현재까지 임관한 충북대 학군후보생들은 8천911명이다. 기수로는 51기에 달한다. 지금은 52기와 53기 후보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그 중 여성 후보생들이 눈길을 끈다.

충북대는 지난 2011년 충북 지역 최초로 1명의 여성 후보생(52기)을 선발했다. 2012년 3명을 더 뽑았다. 모두 4명이다. 이들은 지금 미니스커트 대신 군복을 입고 '충성'을 외치고 있다. 남성 후보생들과 마찬가지로 28개월간 ROTC 과정을 마쳐야 한다.

그 과정을 마치면 육군 소위로 임관한다. 즉, 여군 장교로서 국가에 충성하는 삶을 살게 된다. 여성 ROTC는 평균 5:1의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필기고사와 체력검정, 면접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최종 선발될 수 있다. 한 마디로 대학 내에서 우수인력에 해당되는 학생들이다.

여성 후보생들은 모험적 리더십으로 ROTC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여성들은 사실 그동안 군대에서 만큼은 보조자나 방관자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이제 ROTC를 통해 이상을 높게 세우고 있다. 창의적인 미래 리더를 꿈꾸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수 여대생들이 ROTC에 몰릴까. 대학에 입학해 2년 정도 지낸 여대생들은 대개 취업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으로 갈등하는 시기다. 그런데 이들에게 블루오션(Blue Ocean·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과 같은 곳이 바로 군이다. 그런 곳에 장교로 임관할 수 있는 길이 ROTC다. 그런 의미에서 ROTC는 여대생들에게 잠재력을 가진 매력 공간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고조되고 있다. 당연히 안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런 만큼 나라를 지키는 일에 남녀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일방적 남성 의존 국방은 소극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과 무를 동시에 갖춘 여성리더 양성은 당연하다.

첨단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쟁의 양상 역시 달라지고 있다. 갈수록 군에서 여군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한 마디로 국방환경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따라서 유능한 여성인력의 유입은 취업을 앞둔 여성과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군 모두에게 유익하다.

그러나 걱정이 없는 게 아니다. 최근 군부대 및 육사생도 등 여군과의 성범죄 관련내용이 크고 작게 오르내리고 있다. 여성은 여성 특유의 신체적 조건과 사고를 갖고 있다. 단순히 이분법적 남녀평등이나 기회부여라는 획일적 사고로는 올바른 군대문화를 유지하기 어렵다. 자칫 군내 모순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특유의 전공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군복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래야 여성 사관생도나 ROTC 후보생들이 장교 임관 전부터 전문화 될 수 있다. 그 게 궁극적으론 여성을 위한 배려이자 특성을 고려한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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