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알바 노동에도 관심 가져야

123주년 세계노동절이 지났다. 그러나 충북지역 노동인권 현실은 여전히 취약하다. 4대 보험은커녕 법정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퇴직금을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가 지난 2010년 7월부터 올 4월29일까지 접수받은 총 2천164건의 상담내용을 분석한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임금체불 관련 상담이 28%(603건)로 가장 많았다. 해고 등 인사 상 불이익 16%(346건), 산업재해 11%(239건), 휴일·휴가 5%(108건), 노동조합 조직운영 5%(96건) 순으로 나타났다.

상담 근로자 대부분은 협력업체나 마트, 식당 등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였다. 분석결과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았다. 심상정 국회의원이 근로자의 날을 맞아 발표한 '한국의 노동 인권 실태' 보고서에도 우리의 노동현실이 적나라하게 들어있다.

이 보고서는 실업률, 고용률, 임금, 노동시간, 근속년수, ILO 핵심협약 비준 등 주요한 노동인권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통해 우리의 노동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8개 핵심노동기준 중에서 아동노동금지협약(138호, 182호)과 차별금지협약(100호, 111호)을 비준했다.

그러나 강제노동금지협약(29호, 105호)과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인정을 담은 78호 및 87호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노동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1991년 ILO에 가입한지 올해로 22년이 됐다. 이제 노동자들의 현실과 노동조건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알바로 대표되는 청소년 노동의 문제는 심각하다.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다. 그러나 청소년 노동이 없어진다면 영세상인들 중 상당수는 영업을 포기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그런 만큼 관리당국은 이제라도 불합리한 요소를 잘 살펴 바로잡아야 한다.

청소년들이 알바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물론 가장 커다란 이유는 '용돈마련'이다. 하지만 생계형 알바를 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유흥비 마련을 위한 알바가 아니란 말이다. 따라서 그들의 노동력이 착취당해선 곤란하다.

청소년 시기에 알바를 하다가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을 할 곳이 없다. 그러니 그저 당하기만 한다. 노동인권을 가르칠 제대로 된 교재도 없다. 게다가 학교에서 노동인권 수업 시간 확보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노동교육을 받지 못하면 평생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는 학교에서 1년 중 단 한 시간이라도 노동인권 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각 지역자치단체도 좀 더 청소년 노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용노동부 또는 각 지방의 노동청과 협의, 청소년을 많이 고용하는 업체의 업주들을 대상으로 노동인권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다음이 고용노동부의 정기적인 근로감독이다. 그리고 적발된 위반 업체에 대한 강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 우리가 인정하든 안 하든 청소년 노동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 시절의 알바는 이후 직업 선택이나 직업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직업이나 노동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