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김종률 위원장이 가야 할 길은

민주통합당 김종률 전 의원의 충북도당위원장 선출은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3년6개월 공백을 깨고 3선 관록의 변재일 국회의원(청원)을 눌렀기 때문이다.

경선 전만 해도 김 위원장의 승리를 점친 이들은 별로 없었다. 변 의원의 무혈입성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경선 결과 김 전 의원은 변 의원을 누르고 새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ARS(자동응답방식) 투표와 전국 대의원 현장 투표에서 모두 이겼다.

민주통합당 도당위원장은 그동안 현직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며 맡았다. 그래서 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변 의원의 절대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당원들의 표심은 충북도당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동안의 안주를 질타한 셈이다.

충북에서 민주통합당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패했다. 이번 경선 결과는 아마 이런 책임 통감과 함께 분발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통합당이 앞으로 나갈 바를 말해 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내년 6·4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 도당위원장이 해야 할 역할 가운데 가장 중차대한 임무다. 그 어느 때보다 신임 위원장의 역할과 책임에 큰 무게감이 실리는 까닭도 여기 있다.

김 위원장은 우선 민주통합당을 민생정당으로서 거듭나게 하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그 중심이 충북도당이 되도록 해야 한다. 충북도당 혁신을 통해 생활밀착형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통합당이 지방분권형 전국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그동안 '국민 속으로'를 외치면서도 철저하게 중앙당에 예속되는 모순을 보여줬다. 진정으로 국민 생활 현장으로 파고들려면 중앙당과 시·도당, 지역위원회까지 일관되고 체계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민주통합당 충북도당의 변화된 모습을 도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중앙당과 지역위원회의 가교역할, 지역위원회를 견인할 수 있는 역량 강화는 필수조건이다.

물론 많은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있다. 원외 도당위원장으로서 한계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변치 않는 기치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다. 무엇이 먼저인지를 생각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도민과 함께 해야 한다. 그렇게 탈바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김 위원장의 역량강화는 필수다. 이런 기초조건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 역시 필패를 감수해야 한다. 자칫 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도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더욱 차가워질 수 있다.

정치는 정파성을 띤다. 지역주의 의식도 강하게 작용하는 게 정치다. 그래서 중부4군을 지역구로 하는 김 위원장이 과연 청주·청원 등 다른 지역까지 제대로 아우를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느끼는 중압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경선으로 민주통합당 충북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런 만큼 스러져간 민심을 되살리고 도당의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한다. 해결사 역할도 해야 한다. 역대 선거 결과는 김 위원장이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잘 되짚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복기(復棋)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