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하는 게 맞다

대선 이후 잠복해 있던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할 수는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해 12월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이 대표발의 했다. 지난 1일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방문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언급하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유 장관은 이날 세종시 설치에 관한 특별법 및 국회분원설치에 관해 국회·정치권이 해결해야한다고 원론적인 주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국 시·도의회의장단은 지난 2월 성명서를 발표하고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세종시 설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정부 세종청사에는 현재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6개 부처 5천600명의 공무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2014년까지 9부2처2청과 관련기관 등 36곳이 세종시에 들어선다. 명실상부한 국가행정타운이다.

그런데 이들 부처 공무원들은 국회 상임위와 서울에서 처리해야할 업무로 잦은 출장을 해야 한다. 세종~서울 간 120㎞가 넘는 거리를 하루가 멀다 하고 들락거리려야 한다. 세종시 이전이 모두 끝나면 출장비 등으로 매년 1천3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는 세종시 국회 분원 주장에 동의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우선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는 국가균형발전 취지를 살릴 수 있다. 그리고 수도권 과밀 해소, 행정 비효율을 해소할 가장 유력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시대가 열린 지 10개월째다. 하지만 그 동안의 운영 상황을 보면 별로 성공적이 못하다. 세종시로 옮긴 공무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편의시설과 주거환경 등 최소한의 인프라 조차도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출퇴근부터가 전쟁을 방불케 한다. 5천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서울이나 과천 등에서 통근하고 있다. 하지만 셔틀버스는 아직도 부족하다. 서울과 오송역을 오가는 KTX는 늘 만원이다.

더 큰 문제는 업무의 비효율이다. 장ㆍ차관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간부들도 서울과 세종시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와 보고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 낭비와 돈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출근하면 퇴근걱정, 퇴근하면 출근걱정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업무효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소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다.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등 업무 효율성 극대화 방안이 절실하다.

세종시 출범은 본격적인 지방분권시대 개막을 의미한다. 따라서 세종시가 그 중심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제까지 채비만 하고 있어선 곤란하다.

세종시 건설은 국가 명운이 걸린 최대 국책사업이다. 이런 대의를 위해서라도 세종시의 불합리 요소는 하루 빨리 제거해야 한다.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세종시 출범 의미는 중앙정부의 지방시대 개막이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제대로 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위해 무엇이 좋은지를 결정해야 한다. 세종시를 건설한 진짜 이유를 바로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