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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08 18:04: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87년 만에 복원된 백두대간 이화령에 처음으로 야생동물이 출현했다. 참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단절됐던 이화령 구간의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이화령은 백두대간의 본줄기다. 일제강점기인 지난 1925년 일제에 의해 끊겼다가 지난해 겨우 복원됐다. 그 곳에 지난달 31일 고라니 세 마리가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 산양과 삵, 담비 등 우리가 보기 어려운 멸종위기종들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백두대간은 그동안 한반도 생태축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구간 구간이 각종 도로 등으로 인해 단절됐기 때문이다. 이화령 구간도 마찬가지였다. 그랬던 그 곳이 생태통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 백두대간 전체 복원에 대한 청신호이기도 하다. 참 기쁜 일이다.

생태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면 야생 동식물은 자연스럽게 복원된다. 자취를 감췄던 동식물들이 어디선가 나타기 때문이다. 참 알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따라서 이화령 구간 고라니 출현이 주는 의미는 생태계 녹지축의 완성을 상징한다.

우리는 백두대간 단절구간 12곳에 대한 복원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러기 위해 충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적극 나서야 한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된다. 도랑 살리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자치단체장도 있다. 도랑이 살아나야 강이나 하천, 바다의 생태계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자치단체장들은 으레 눈에 드러나는 사업에만 집중하곤 한다. 예를 들어 토목 공사를 통해 확연히 달라진 도시나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길 좋아한다. 비교적 많은 예산을 들여 꼭 무언가 깎아 내고 지어야 지역을 위한 사업을 했다고 자평한다.

이젠 좀 달라져야 한다. 개발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랑 복원을 공약한 한 자치단체장의 외침처럼 마을 도랑에 옛날처럼 밝은 물이 흘러야 한다. 주민들도 원하고 있다. 따라서 도로예산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를 생태계 복원 하천 정비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야생동물을 위한 생태통로 조성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은 더 큰 규모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이제 도랑 살리기나 야생동물 생태로 조성 등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충북도가 먼저 나서면 더 좋다. 준비된 목표를 갖고 본보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각 시·군을 설득해 동참토록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군별로 1개 읍·면 당 1건의 생태계 살리기 목표를 부여하는 방법도 있다.

이화령 생태로 조성사업은 일단 성공한 셈이다. 첫 걸음을 뗐으니 앞으로는 더 쉬울 수 있다. 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충북도 스스로 나서 대상 지역을 정해 놓고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다.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곳부터 선별해 나서면 효율적이다. 그렇게만 되면 충북 전체 산림은 머지않아 건강해 진다.

생태계를 보존하면 엄청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보존하지 못하면 수많은 재앙을 감수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도 이룰 수 없다. 물론 생태계 복원은 '양날의 칼'과 같은 면을 갖고 있다. 생물 서식 환경을 보존하는 일과 주변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산의 주인이 야생동식물이란 점이다. 따라서 우리가 그들의 서식지를 훼손했다면 당연히 복원해 줘야 한다. 그 일에 충북도가 적극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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