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허름한 신발 속 구멍 난 스타킹 구름 한 번 불러 세우고 바람 한 점 끌어들이고 척 꽃바람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 날들입니다
맥문동 꽃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그의 색깔이 변했다고 느꼈을 때, 얼굴에서 풍기던 모든 향이 빠지고 늘어진 꽃의 피부가 초롱한 눈을 덮었을 때, 나는 슬펐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모두 무시했으므로 그도 아팠을 것이다 밤새 비를 먹은 여섯 장의 새 꽃잎이 부러진 대궁 틈에서 녹음기처럼 주절댄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삶의 까닭이 레코딩 된 비틀어진 줄기의 선 까칠하게 말라붙은 자주빛 드라이 플라워 그가 아닌, 나의 얼굴이 변한 것은 아닐까 시력 잃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연분홍 자락 새벽 꽃이 오락가락 시야를 어지럽힌다
안개 김민정 전 여백회 회장 그대와 나 오래된 약속 잊으려 숨으려 파고들지만 어차피 드러나는 조약돌 마음 거친 세상 걷힌 나신으로 남긴 건 햇살 한 움큼
책 장병학 충북시인협회 노오란 달님 이쁜이네 집 문틈 사이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뜨락의 풀벌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재잘재잘. 마음의 양식 위해 어둠 거친 새벽녘까지 글밭 리듬을 탄다. 노오란 달님 내일 밤도 문틈 사이로 사알짝 놀러 오겠지.
직지의 노래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1. 세계만방 가슴 가슴마다 반만년 민족의 얼 품어 펼치신 임아 그대 혼 불 한 올 한 올 활자로 새겨 웅비의 나래 떨치셨네. 푸른 정, 무심의 강물 그대 영혼으로 흐르는 유구한 고려의 젖줄이었으리 아, 빛나리라 이룩하리라 우리의 긍지여 자존심이여. 2. 세계최고 금속에 새긴 활자 고을 빛 기슭마다 알알이 맺힌 유산 흥덕사 정겨운 종소리 한갓되어 풍경처럼 울리셨네. 참된 선으로 사람의 마음 바로 보라는 동양의 지혜 뻗어나갔으리 아, 빛나리라 이룩하리라 우리의 긍지여 자존심이여.
집게 손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빛 붉은 하늘 틴들현상* 웅장하다 수평선만 있는 바다 회오리 용오름에 세상은 고요 속 꺽지를 잡으려다 고래를 잡은 날 사랑 이란 이름 빌어 몇 글자 끄적이다가 플렛폼에 서 있는 나를 본다 시 한 편 얻고자 밤 기차를 타고 창밖을 본다 철커덕 턱, 철커덕 텅, 철커덕 텅 내 손은 집게 손, 내 발도 집게발 새벽 돌아오는 차창엔 이쁜 시가 한 편 철커덕 텅, 철커덕 텅... * 틴들현상 : 빛 내림 현상
횡단보도와 순교자 서승석 충북시인협회 밤새 신호등은 파란 눈 붉은 눈을 번갈아 부릅떠 이승의 파리와 모기목숨을 지켰음에도 밤새 어마어마한 사고에 가로등이 졸았다고 증언하는 위증자여 밤낮으로 내가 죽어야 네가 산다며 일생 제 몸을 뉘어 눈을 떠 길바닥에 밟혀도 바르게 참아 정지, 질서의 목에 하얀 피를 흘리며 순교자의 삶을 사는 횡단보도
댓돌 박종혁 충북시인협회 한평생을 나직이 엎드려 세월의 발자국을 받아 칼날 같던 모서리도 마름질하며 대청 툇마루도 부러워 아니하고 그렇게 순응하며 그대 마음 같은 내 안의 댓돌 하나
거미 2 나순옥 충북시인협회 예쁜 집 지어놓고 누가 오길 기다려도 저물도록 아무도 찾아와주지 않는다 거미는 우리 할머니처럼 혼자 잠을 자겠다
아버지 3 - 생신- 김옥배 충북시인협회 2019년 10월 30일은 96세 정정한 아버지의 생신이었다 자식들이 모이기 편한 날 택일은 일요일로 정했다 각 지방에서 모인 자식들은 예약 식당으로 시간 맞춰 오고 전날 도착한 외아들이 아버지를 모시고 오기로 약속했다 웬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아들은 시무룩 혼자서 왔다 간신히 현관까지만 나오시다 신발을 신지 못하고... 당신의 축하 시간을 포기 하셨단다 아픈 곳은 없다고 하신다 그저 거동이 힘들어서일 뿐이라 하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자식들은 잠시 아버지를 잊었다 아버지가 바람처럼 스쳐 지나는 주인 없는 잔치상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그 속절없는 시간 아버지는 혼자 먼저 간 아내를 그리워 하셨을려나.
[충북일보] 충북지역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정주를 돕기 위한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가 3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개최됐다.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충북도가 주최하고 충북대, 한국연구재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에는 외국인 유학생 500여 명이 방문했다. 박람회에는 지역특화형 비자(F-2-R), 전문인력 비자(E-7) 발급이 가능한 △전자, 반도체·기계(현대엘리베이터㈜ 등 16개사)△식품·건강(㈜팜토리 등 10개사) △의약·의료장비(㈜휴온스 등 3개사) △화장품·뷰티(㈜뷰티화장품 등 5개사) △서비스업(㈜체인익스빌 등 2개사) △기타 제조업 (㈜금진 등 10개사) 분야 46개 지역 기업이 참가했다. 유학생들의 지역 기업 상담, 취업 면접 등이 이뤄졌다. 충북경찰청,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은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취업·정주 등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 사업을 안내했다. 구직 중인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력서 컨설팅 부스, 증명사진 촬영 부스도 운영됐다.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는 교육부와 중기부가 협업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충북일보] 지난해 겨울 청주시가 운영했던 눈썰매장에서 시설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10여명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시가 올해도 눈썰매장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는 동계방학 기간 시민들의 신체·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사고 이후 1년만에 곧바로 눈썰매장을 여는 것을 바라보는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심지어 당시 눈썰매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외주업체 관계자들과 담당 공무원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민선 8기 청주시가 '꿀잼청주'를 기치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이번 사업은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시는 다음달 대행사 선정을 진행한 뒤 용역을 거쳐 12월 21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소는 생명누리공원으로 정해졌고, 이곳에는 눈썰매장과 눈놀이동산, 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이 사업에는 모두 2억9천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시는 올해에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둬 아무런 사고가 없도록 만전을
[충북일보] 충북도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도내 내륙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과 확장을 통해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낙후됐거나 인구감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30일 도에 따르면 중부내륙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교통망 완성을 위해 중부고속도로 확장, 충북 동부축 고속도로 건설,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 등을 추진한다. 먼저 '중부고속도로 전구간 확장'은 청주 남이와 경기도 이천 호법을 잇는 구간(78.5㎞)의 4차로를 6차로로 넓히는 사업이다. 구간별로는 남이~서청주, 서청주~증평, 증평~호법이다. 이 중 서청주와 증평 구간은 실시설계 중이다. 나머지 구간은 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1~2025년)에 반영된 만큼 추진 가능성이 크다. 증평~호법 구간은 사전타당성조사 시행, 남이~서청주 구간은 반영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도는 이 도로의 교통량이 계속 늘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물동량과 대형 화물차 증가로 차량 지·정체 등 교통 혼잡비용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저발전 지역이자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충북일보] "충북에 자리잡은 지 27년입니다. 이젠 충북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오스바이오㈜는 2018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돼 지난 7월 오스바이오 주식회사로 법인 상호명을 변경했다. 농업과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과 특허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이다. 오스바이오㈜는 '의미(醫美 : Health & Beauty)'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메디컬 푸드 식품, 뷰티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일호(50) 오스바이오㈜ 대표이사는 "그간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의 브랜드 컨설팅이나 기획에 많은 참여를 해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오로지 우리가 갖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스바이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오스바이오㈜는 미나리, 개똥쑥, 싸리나무, 미선나무 등 다양한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식품, 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독자 연구소를 갖고 있고, 회사 투자의 중심은 연구쪽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최근 오스바이오가 주력하고 있는 품목은 '비린내를 제거한 생선'과 '대나무 쌀을 활용한 효소 숙성으로 만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