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유리창에 햇빛이 쏟아질 때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꽃을 잃은 것이 아니다 다만 뿌리 깊은 음으로 남아있었을 뿐이다 얼었던 사랑이 불을 지핀다 흐르는 물의 숨결에 꽃잎의 신경이 살아난다 가지에 매달린 애벌레는 하늘을 향한다 나무의 끝이 어디인지 몰라 몸을 부비며, 돋아나는 새잎 사이로 기어간다 지루했던 겨울 일기 속의 애타던 약속 이제는 시간의 그물을 빠져나와 푸른 공기 속으로 날아간다 깨어난 것은 다시 잠들지 않는다 제 꿈에 겨워 출렁이는 강의 유리창에 봄 햇빛이 서걱거리며 쏟아진다
직지, 내가 아는 사랑은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내가 아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그리움도, 억울함도 정작, 아니었다. 그리움도 억울함도 하나님이 보낸 사랑 안에 익어간다. 세월의 무게만큼 토실토실했다 소나무가 천둥과 번개, 천년의 세월을 담아 우람하듯이 바다 절벽, 거친 파도에 그을려 아름답듯이 꽃은 비바람을 등에 업고 피어난다. 내가 아는 이별도 이별이 아니었다. 밀물로 왔다 썰물로 스러진 후 다시 밀려오는 바다 꽃잎이 져야 이지러지듯 열매가 고개를 드는 진솔한 사랑 노을빛이 밤새 여물어 아침의 해로 맞이하는 숭고함.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이요 죽음은 곧 삶이다. 있는 듯 없는 구름 없는 듯 존재하는 그대, 거룩한 이별은 아픈 사랑이 마지막 주고 간 선물이다.
냉이꽃 정진헌 건국대 교수 저녁 무렵 시골에 계신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손자 생일이라 쑥하고 냉이하고 택배 보냈으니 쑥은 떡 해서 애기 먹이고, 냉이는 국 끓여 먹으란다 낡은 라면 상자에 삐딱하게 검은 어머니의 손 글씨, 테이프로 여러 겹 둘러져 있었다 며칠 후, 학교 연구동 옆 잔디밭 민들레꽃 사이로 손톱보다 작은 하얀 냉이꽃이 피었다 어머니는 그랬을까 냉이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남몰래, 그렇게 작게라도 피어나 고향소식 전해 주려했을까, 풀꽃처럼 살아가라고 그렇게 작은 삶을 살아간다고.
거류(去留) 운서 김건휘 충북시인협회 고통 아닌 진통 뒤 인연에 울고 나면 사랑 먼저 배우지만 사랑 종류 많아 갸우뚱 그저 웃는 연습이다 벌거벗은 진실에 버림과 내려놓음 고민하다가 삶의 지혜 하나쯤 건져 쥐고서 잉태 속으로 되돌아간다 포근하다 죽고 사는 것에 작은 거 하나 접어두니. 거류(去留):죽음과 삶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마스크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오래 전 흑백 영화에서 본 회색의 하늘 아래 길게 늘어선 행렬들 만병통치약도 아닌 가느다란 희망을 사기 위해 지친 발걸음으로 순서를 기다리는 낯설은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처음엔 그냥 지나가는 돌림병으로 알았는데 세상은 아귀처럼 떠들썩하고 냄새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아 간격의 그늘 속에 무너진 일상에서 숨은 왕관의 술래잡기는 끝날 줄 모르고 화사한 봄 꽃송이 활짝 웃는 그 날은 어디쯤 오고 있나요
무명초의 노래 정남 충북시인협회 그대는 어디에서 온 별인가요 첫눈에 반했다는 말 그리쉽게 놓아두고 가는걸 보면 참 보기드문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 순수한 그 마음이 가슴을 설레게하고 미소짓게 합니다 그대 내게 눈에 밟히도록 귀한 사람입니다 바람앞에 수없이 쓰러져 절망 할때마다 용기내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은 오직 이름도 없는 내게 당신께서 보내준 따뜻한 마음 덕분입니다 그 마음 실망없길 바램으로 다짐한 까닭입니다 굴곡 많은 삶 따뜻한 손 내밀어 일으켜주는 그대는 어디에서 어디에서 온 별인가요
조약돌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수정 조약돌 되고 싶어 밤늦도록 지쳐 누워 별 헤아리며 혹 그날 올 것만 같아 무한한 창공에 내 마음 띄워본다 솟구친 마음 솜털 구름으로 촉촉히 젖어 들면 무지개빛에 깜짝 놀란 이슬 풀잎 뒤로 숨는다 파도에 몇 번이고 몇 만번이고 스치고 일렁이며 구르고 굴러 매끄러운 조약돌 되어 바다와 막역한 친구도 된다 붙들 수도 없는 옥빛 아픔 안고 하얀 몸부림으로 바다를 울리고 산산이 부서져 너에게로 간다
참 좋은 날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프리지아 꽃다발 안고 아장아장 걸어오는 외손자 할미 받어, 한다 말 한마디가 천지사방 꽃이 핀다 참 예쁘다 세상이 온통 환하다
도라지꽃 김민정 충북시인협회 텃밭에 핀 도라지꽃 내 가슴 멍처럼 푸르구나 씨앗부터 꽃 봉우리 시린 열매 속까지 세상놀음으로 멍든 꽃 모르는 사람들 때깔 곱다 때깔 고와 겉 다르고 속 다른 인생사 아무것도 모르고 님 그리워 멍이 터져 갈라진 보랏빛 연서 가시 바람타고 온 푸른 하늘 멍하니 텃밭에 서있다
개화 김호숙 충북시인협회 망설이지 않는다 가슴에 묻을 만큼 묻었다고 불붙었다고 확확 밀어붙이는 패기를 굳이 나무라고 싶진 않다 허허 대단해 나도 따라서 물들고싶은 이 봄 마음 만은 파릇파릇 울긋불긋 실지 않게 난해하다 더, 더, 터트려도 괜찮다고 너그러워지는 세상 푹 파묻혀 보이지 않아도 좋다 난 이미 다 보여줬을 것 같은 생 더 필 것도 접을 것도 없는 시절에 섰다
[충북일보] 충북지역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정주를 돕기 위한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가 3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개최됐다. 교육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충북도가 주최하고 충북대, 한국연구재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에는 외국인 유학생 500여 명이 방문했다. 박람회에는 지역특화형 비자(F-2-R), 전문인력 비자(E-7) 발급이 가능한 △전자, 반도체·기계(현대엘리베이터㈜ 등 16개사)△식품·건강(㈜팜토리 등 10개사) △의약·의료장비(㈜휴온스 등 3개사) △화장품·뷰티(㈜뷰티화장품 등 5개사) △서비스업(㈜체인익스빌 등 2개사) △기타 제조업 (㈜금진 등 10개사) 분야 46개 지역 기업이 참가했다. 유학생들의 지역 기업 상담, 취업 면접 등이 이뤄졌다. 충북경찰청,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은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취업·정주 등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 사업을 안내했다. 구직 중인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력서 컨설팅 부스, 증명사진 촬영 부스도 운영됐다.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는 교육부와 중기부가 협업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충북일보] 지난해 겨울 청주시가 운영했던 눈썰매장에서 시설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10여명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시가 올해도 눈썰매장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는 동계방학 기간 시민들의 신체·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사고 이후 1년만에 곧바로 눈썰매장을 여는 것을 바라보는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심지어 당시 눈썰매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외주업체 관계자들과 담당 공무원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민선 8기 청주시가 '꿀잼청주'를 기치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이번 사업은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시는 다음달 대행사 선정을 진행한 뒤 용역을 거쳐 12월 21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눈썰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소는 생명누리공원으로 정해졌고, 이곳에는 눈썰매장과 눈놀이동산, 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이 사업에는 모두 2억9천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시는 올해에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둬 아무런 사고가 없도록 만전을
[충북일보] 충북도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도내 내륙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과 확장을 통해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낙후됐거나 인구감소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30일 도에 따르면 중부내륙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교통망 완성을 위해 중부고속도로 확장, 충북 동부축 고속도로 건설,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 등을 추진한다. 먼저 '중부고속도로 전구간 확장'은 청주 남이와 경기도 이천 호법을 잇는 구간(78.5㎞)의 4차로를 6차로로 넓히는 사업이다. 구간별로는 남이~서청주, 서청주~증평, 증평~호법이다. 이 중 서청주와 증평 구간은 실시설계 중이다. 나머지 구간은 2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1~2025년)에 반영된 만큼 추진 가능성이 크다. 증평~호법 구간은 사전타당성조사 시행, 남이~서청주 구간은 반영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도는 이 도로의 교통량이 계속 늘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 물동량과 대형 화물차 증가로 차량 지·정체 등 교통 혼잡비용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저발전 지역이자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충북일보] "충북에 자리잡은 지 27년입니다. 이젠 충북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오스바이오㈜는 2018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돼 지난 7월 오스바이오 주식회사로 법인 상호명을 변경했다. 농업과 천연물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과 특허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이다. 오스바이오㈜는 '의미(醫美 : Health & Beauty)'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메디컬 푸드 식품, 뷰티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일호(50) 오스바이오㈜ 대표이사는 "그간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의 브랜드 컨설팅이나 기획에 많은 참여를 해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오로지 우리가 갖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스바이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오스바이오㈜는 미나리, 개똥쑥, 싸리나무, 미선나무 등 다양한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식품, 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독자 연구소를 갖고 있고, 회사 투자의 중심은 연구쪽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최근 오스바이오가 주력하고 있는 품목은 '비린내를 제거한 생선'과 '대나무 쌀을 활용한 효소 숙성으로 만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