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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커브 감속으로 '골든타임 놓칠라' 애타는 구급차

다중시설 교통 '속터지는 손님'-2 응급환자 이송, 좁은 진입로에 '발동동'
충북대병원 진입로 비좁고 방지턱 있어
구급대원들 "환자이송 가장 어려운 병원"
효성병원도 급경사·정차공간 턱없이 모자라

  • 웹출고시간2016.12.14 21:11:56
  • 최종수정2016.12.14 21:11:56

13일 오후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센터 진입로가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내원객들의 차량으로 인해 막혀있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 최근 심근경색 등 평소 앓던 질환으로 쓰러진 A(49)씨. A씨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씨를 신속히 충북대학교병원으로 이송했다. 운전자들의 양보로 병원 인근인 개신오거리까지 빨리 도착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퇴근 시간과 맞물려 병원 진입로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던 것. 퇴근 후 병문안 등으로 내원객들이 1차로인 병원 진입로에 일제히 몰린 탓이다. 당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으나 진입로 앞에서만 6분 이상이 소요됐다. 다행히 치료를 받은 A씨의 가족과 구급대원들은 이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응급환자들에게 '골든타임'은 생사(生死)를 가르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을 놓친다면 후천적 장애, 치료 불가능, 심하면 죽음까지 이를 수 있다. 때문에 구급차의 빠른 응급실 도착은 곧 환자 생명과도 직결된다.

도내 의료진들은 "심정지 환자 4~6분, 응급 외상환자 1시간, 뇌졸중·심근경색 환자 3시간 이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일부 병원들은 응급실 진입로가 협소하고 위험해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는 원인이 된다.

대다수 구급대원은 청주지역 종합병원 이상급 병원 중 가장 진입이 까다로운 병원으로 충북대병원을 꼽았다.

충북대병원 진입로는 현재 권역별 외상센터 건립으로 인해 1차로로 바뀐 상태다. 게다가 직선차로가 아닌 심한 곡선 차로로 이뤄져 있고 과속방지턱도 두 군데나 있다.

도내 유일 상급종합병원 충북대병원의 하루 평균 진입 차량 5천800~6천여대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진입로다.

주차면도 650면밖에 되지 않아 내원객이 몰리는 특정 시간이면 주차타워부터 응급의료센터 앞, 심하면 진입 차단기까지 차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급커브길로 이뤄진 충북대학교병원 진입로.

ⓒ 충북대학교병원
상황이 이렇지만 충북대병원 인근 개신오거리는 퇴근시간 상습 정체 구간으로 병원 진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퇴근시간인 평일 오후 5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이 구간을 지나는 차량은 6천여대에 달한다. 인근 사창사거리와 산남사거리에서 개신오거리로 향하는 차량은 각각 1천500여대가 넘는다.

박지영 청주서부소방서 소방장은 "달리는 차에서 응급처치하는 것도 힘든데 충북대병원은 진입 시 심한 급커브길에 방지턱까지 있어 심폐소생술 등의 처치를 하기 매우 어렵다"며 "외상센터가 개소하면 응급환자들이 더욱 몰릴 텐데 진입로 변경이 시급하다"고 했다.

충북대병원 측도 이 사실을 알고 청주시에 진입로 변경을 요구할 계획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달 말 청주시에 진입로 변경을 위한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외상센터와 응급센터에 곧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현재 버스정류장이 있는 방향에 진입로를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청주효성병원 응급실 진입로. 지하 1층에 있는 응급실 때문에 진입로가 경사져있다.

ⓒ 강준식기자
구급차 진입이 어려운 것은 청주효성병원도 마찬가지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응급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자를 옮기기 위한 구급차정차 공간도 협소해 2대 이상의 구급차에서 동시에 환자를 내릴 수 없다.

김태섭 청주동부소방서 소방교는 "효성병원 응급실 진입로는 다른 병원에 비해 굉장히 좁다"며 "구급차가 응급실 앞에 정차해 있으면 진입로로 진입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환자를 내려 이송하곤 한다"고 했다.

이어 "응급차의 빠른 진입을 고려한 진입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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