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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나침반 - 박물관에서 멋진 가을나기

국립청주박물관 윤성용 관장

  • 웹출고시간2014.09.28 16:38:47
  • 최종수정2014.09.28 16:38:45

윤성용

국립청주박물관 관장

내일이면 추분이다. 추분이 지나면 길어지는 밤만큼 가을도 더 깊어 가고, 사람들은 산을 찾아 가을을 만끽할 것이다. 요즈음 상당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상당산성은 청주를 상징하는 곳으로 가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상당산성만큼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상당산성 어귀에 있는 국립청주박물관이 그곳이다. '박물관에서 어떻게 가을을 즐기지· 박물관은 공부하는 곳인데!'라며 반문하거나, '박물관·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자주 간 것 같기도 한데 이제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갈 기회가 없네!'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아이들 데리고 가서 공부하는 곳이 박물관이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박물관이 변하고 있고, 이미 많이 변하였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도 가을을 만끽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우암산과 하나되어 있는 국립청주박물관은 전국 박물관 중에서 아름답기로 으뜸이다. 우리나라 대표 건축가인 김수근씨가 전통 성곽을 반영하여 설계하였기에 박물관 전체를 하나의 아름다운 성처럼 느낄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 서면 성벽과 돌담의 담쟁이는 성질 급하게 이미 붉은 색을 머금고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돌담을 따라 박물관 산책길을 걷다 보면 단풍나무 아래서 문인석과 동자석이 미소를 머금고 반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미소로 답하면 돌틈 사이로 다람쥐가 연신 얼굴을 내밀며 들락거리다 놀란 걸음으로 저만치 앞서간다. 다람쥐를 따르면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들린다. 쉼없이 흘러내리는 폭포수에 세상 근심 함께 흘러내리면서 잠시 쉬노라면, 박물관 지붕위로 하나 둘 넘어 오는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가을이 가는 곳으로 눈길도 따라 가면 노란색 은행나무 숲에 다다른다. 학창시설의 기억을 추억하기에 안성마춤인 곳이다. 그 아래에 서면 어느덧 마음은 십수년을 훌쩍 넘어 이제는 갈 수 없지만 소중한 지난 날의 나를 보게 한다.

이 아름다운 풍경 아래서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이 박물관 앞 마당에서 매주 열리고, 신라인들이 남김 천마총에서 나온 황금 문화재에서 1,500년 전 신라인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고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 놀고, 연인들은 잡은 손만큼 고운 이야기를 주고받고, 부모님은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족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아직 박물관을 고루하고 칙칙하고 고리타분한 곳으로 여길지 모르나, 오래된 부채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듯이 우리의 전통 문화와 역사가 있는 박물관도 가을을 나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까 한다. 그러면 옛 시인이 노래한 '別有天地非人間(여기는 별천지라 인간 세상 아니라네)'이 다름 아닌 바로 박물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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